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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긴급진단> ⑤ 전문가 진단

by 바로요거 2009. 8. 30.

<신종플루 긴급진단> ⑤ 전문가 진단(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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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입력 2009.08.30 07:16 | 수정 2009.08.3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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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국내에서 신종플루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4개월여만에 3천명이 넘는 확진환자에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에서는 국내에서도 `대유행'이 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 거점병원을 지정하고, 항바이러스제 비축량을 늘리는 등 특단의 방역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역대책에도 불구하고, 대유행이 찾아온다면 국가 방역대책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도 이 부분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국가적인 방역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내고 있지만, 지역사회 감염환자가 갈수록 늘고, 사망자가 잇따르는 현재 상황을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국민 개인별로 신종플루 감염 예방요령을 지켜 달라고 당부하면서도, 최악의 상황을 막으려면 국가 방역대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도 하다.

박승철 신종인플루엔자 대책위원장과 서울대병원 오명돈 교수, 강진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기덕 을지병원 감염내과 교수, 전윤희 이화의료원 감염내과 전임의 등 5명의 전문가로부터 향후 신종플루 전망과 정부 방역대책의 문제점, 개인별 예방 요령 등을 짚어본다.

◇ 국내 감염.사망자 얼마나 생길까 = 대유행기를 가늠하는 기준에 따라 분석이 조금 다르다.

박승철 위원장은 "현재 상황은 전염병 세계대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대유행을 3단계로 나눈다면 현재는 2단계에 들어선 상태로, 전염강도는 수그러들겠지만, 실제 감염자 보고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는 신고자만 검사를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원하는 사람 모두 검사를 하는 탓도 크다고 박 위원장은 덧붙였다.

전윤희 이화의료원 감염내과 전임의는 "전 인구의 30%까지 감염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고, 여기에 계절 인플루엔자와 같이 복합적으로 감염되는 경우, 세균성 폐렴과 동반되는 중증 환자들이 많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비해 이기덕 을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망자 수는 감염자 수에 비례해서 늘어나겠지만, 외국의 사망률이 0.12~1.03% 정도인 점과, 국내에서 신종플루 검사·신고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사망률은 낮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명돈 교수도 "남미와 호주처럼 2개월쯤 더 가다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 신종플루 예방, 가장 중요한 행동요령은 = 강진한 교수는 신종플루 감염 예방을 위해 독감 유사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진료를 받고 안정을 취한 다음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무리한 바깥 활동을 삼갈 것을 주문했다.

강 교수는 "발열 증상이 3일 이상 계속되는 경우는 일반 진료를 받고, 연속적으로 발열이 지속돼 4일 이상의 발열을 보이거나 이 발열과 함께 호흡기 증상(심한 기침, 호흡곤란 등), 전신쇠약, 의식변화 등의 소견을 보이면 거점병원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특히 5세 미만의 소아에서 이 같은 증상이 있다면 거점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승철 위원장은 개인별 면역력과 체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즉, 과음과 과로, 스트레스, 흡연 등을 자제하면서, 물을 많이 마시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기덕 교수는 "기침,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마스크로 코와 입을 잘 가리고 다니라"고 주문했다.

전윤희 전임의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학교 휴교조치 이대로 가야 하나 = 학교 휴교조치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대다수가 반대의견을 명확히 하고 있다.

오명돈 교수는 "외국 여행 후 학교에 등교하지 말라거나 한동안 휴교를 하는 조치는 방역적, 의학적 측면에서 근거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지역사회 확산을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피해를 줄이는 전략으로 가야지, 열나는 사람을 돌려보내는 대책으로는 아무런 효과를 볼 수 없다"고 따졌다.

강진한 교수도 "무조건 휴교 조치를 하는 것은 사회적 혼란과 과도한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발열 증상을 보이는 호흡기 질환 학생들만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등교하지 말고, 가정 및 병원에서 관리하는 게 더욱 안정된 조치로 생각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박승철 교수도 "휴교를 시키려면 아예 지하철을 타게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정부정책을 비꼬았다.

박 교수는 "신종플루 감염 학생이 생기면 부모를 불러 귀가조처하고 집에서 관리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윤희 전임도 "아이들에게 일어날 감염이 단지 휴교령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신종플루 방역대책 제대로 가고 있나 = 강진한 교수는 "가장 시급한 사항은 정부 따로, 현실 따로 실행되는 신종플루 관리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에서 단순히 신종플루 환자의 적극 진료만을 강조하고, 이를 실행하는 의료기관은 실제 상황에 대처할 만한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강 교수는 "현재 같은 상황에서는 진료를 담당한 의료진이 실제 환자가 발생하거나, 초기에 확진되지 않은 환자가 입원 후 확진된 경우로 밝혀지면 이 모든 일들이 병의원의 문제로만 인식될 수 있다"면서 "이런 입장에서 병의원은 자기 관리에만 급급하고, 정부는 현실성이 없는 정책만 발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타파하려면 관련 전문 학회, 병원 및 의원을 대표하는 협회 기관과의 긴밀한 접촉과 의견 교류를 통해 각 상황별 지침을 정확히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명돈 교수는 아무런 비교 데이터조차 없는 정부의 신종플루 환자 발표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오 교수는 "정부가 신종플루 현황을 발표하려면 과거 인플루엔자 사망률과 비교한 데이터라도 내놔야 한다"면서 "아무런 비교자료가 없이 사망자 사례를 발표하면 국민의 불안감만 커진다"고 말했다.

전연희 전임의도 "사망자가 나오는 것은 계절성 독감에서도 있었던 일인만큼 정부가 국민을 동요시키지 말았으면 좋겠다"면서 "대국민 홍보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사태는 거의 공포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기덕 교수는 "보건소 등 공공의료시설이 비상진료체제를 갖추고 환자의 진단 및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면서 "특히 이번처럼 급박한 상황에서 지침을 변경할 때에는 민간 의료기관에 인력을 파견해 지침을 명확히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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