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야욕과 역사공정의 실체
중국 역사공정의 실체를 벗긴다
프레시안 | 입력 2008.12.22 13:22
[서평]「고대 동북아 연구 - 어제와 오늘」(국제교과서연구소 편)
[프레시안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서울시사편찬위 위원장]
1. 최근 중국 역사공정의 시각
이 책은 이태영 박사가 운영하는 국제교과서연구소에서 주관한 「중국고대사연구 -어제와 오늘」라는 국제회의에서 발표된 논문을 중심으로 엮은 고대동북사논문집이다(백산자료원, 2008). 그 내용은 크게 중국고대사, 각국 역사교과서에 비친 중국고대사, 그리고 유럽인이 본 한국고대사(고구려와 발해)로 나누어져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이 근자 국가적으로 시도한 「하상주단대공정」·「중국고대문명 탐원공정」·「동북공정」, 그리고 「요하문명론」등에 대한 특징과 한국측의 대응 및 문제점을 해설한 것으로 근래 '중국의 역사만들기'의 실체를 알려주는 귀한 내용이다.
▲ [고대 동북아 연구-어제와 오늘] 국제교과서연구소 편 |
중국인들은 일찍부터 그들의 천자(황제)는 '중국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풀고 중국밖 세계(4방)의 인민들을 어루만져 편안케 한다'(惠此中國 以綏四方)라는 시경(大雅)의 내용을 믿고 중국은 '만국의 중심 또는 천하의 중심'이라는 소위 중화사상(중국적 세계질서)에 익숙하였다. 그러므로 중국의 왕(천자)은 천하의 공주(共主 : Common ruler)로 군림하여 중원(직접)과 변방(4방: 간접)을 동시에 지배하는 도덕적 화신으로 스스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거지향에 익숙한 중국인들의 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는 현재 중국공산당의 획일적인 강력통치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중국문명의 시원이 중원문화(황하문명)에서 장강(양자강)문화, 그리고 요하문화로 확대되어 중국문명의 다원화를 통해 소위 다민족통일국가론과 하·상(은)·주 시대가 전설시대에서 역사시대로 편입되어 구체적 연대를 확정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하상주 단대공정(1996-2000년)이며, 이어 중국고대문명탐원공정(2000-20005년)에서 전설시대인 3황5제와 요순시대를 이집트시대와 비교하여 5천년 전의 역사시대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계승하여 동북공정(2003-2007년)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사의 일부로 편입시켜 「중국고대사 지도책」1(중국지도출판사, 2008)의 당나라전도(p.17)에는 고구려가 없다.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하여 「요하문명론」(2006-2010년)은 「중화문명탐원공정」의 제2단계로 우하량유적을 중심으로 홍산문화유적(제단·여신묘·돌무덤·옥기·제단)을 부각시켜 중화문명 발상지의 하나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장백산문화론」(2006년)을 제기하여 이 문화는 숙신·여진으로 이어진 만주족의 문화로서 우리 민족과는 관련이 없는 중국의 한 지방문화로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이 중국의 역사공정은 동아시아 역사를 중국사의 일부로 편입시켜 이를 학생들에게 교육시키고 있다.
2. 이 책의 내용
우선 우실하 교수(항공대학)는 「요하문화권 연구의 어제와 오늘」에서 요하문화론은 '현재 중국영토 안에 있는 모든 민족들은 모두 중화민족이고 그들의 역사와 문화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라는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에 기반을 둔 대중화주의 건설 전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통일적 다민족국가론과 요하문명론을 결합하여 동북고대 민족의 역사를 중국사로 편입시킨 것이라는 논지이다. 그러나 우실하 교수는 한·중·일·몽골이 함께 할 '동방르네상스'를 위해 우리 땅이라는 고정된 역사를 넘어 '열린 민족주의'를 공유해야 하며, 요하문명이 중국의 문명만이 아니라 동북아의 공통된 시원문명임을 인식하여 동북아문화공동체의 의미를 부각시키자고 하였다.
이학근 교수(李學勤·중국 청화대)는 「중국고대사연구의 현황과 추세」에서 중국의 고대사 중시의 전통을 강조한 후 중국고대사의 시간적 범위와 공간적 범위를 넓혀 당시의 각 지역과 민족을 모두 포괄해야 한다고 하였다. 특히 그는 중국의 5제시대를 이집트의 고왕국, 하(夏)왕조는 중왕국, 그리고 상(商)왕조는 신왕조와 상응한다고 하였다.
조용준 교수(趙容俊:청화대)는 「중국고대사 서술현황 고찰」에서 하상주 시대를 구체적으로 연대화하여 당시 제왕의 구체적 연대를 B.C 2070~771년으로 구체화시키고 있다. 「하상주단대공정」의 주도자로서 당시 역대왕의 생존 시기를 고고학적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마련하였으나 국내외에서의 의구심을 우려하였다.
유국충 교수(劉國忠:청화대)는 「하상주단대공정에 관한 토론 종합서술」에서 본 연구의 방법(고문화자료 수집·정리, 고고학발굴 병행)을 제시한 후, 각 왕조의 구체적 연대추출(하상주 연표)을 큰 의미로 평가하였다. 그리고 역사학·고고학·천문학의 관련을 성과로 들고 있으며 이런 결론이 '단체지혜의 성과'로 제시하고 있다.
서길수 교수(서경대)는 「중국의 다민족통일국가론과 주변국가의 역사-중국의 새로운 역사 만들기와 아시아의 평화」에서 중국의 다민족통일 국가론등장의 시기를 80년대로 본 후, 중국의 이러한 '새로운 역사 만들기'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였다. 이어 모든 프로젝트가 다민족통일 국가론에 집중되어 육지로 연결된 국경(4대 지역 14국가)과 바다에서 국경을 맞댄 국경(6개국)문제, 그리고 국경분쟁지역(5개 지역)을 설명하였으나, 그것이 학문의 중립성에 타격을 주었다고 하였다.
끝으로 아시아평화를 위해, 과거 제국주의 국가가 보여준 '역사의 죄'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즉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뽑아 통치이념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주변국과의 상생, 상호존중, 그리고 세계평화를 위해 아시아(주변국) 공동역사관의 프로젝트가 요구된다고 하였다.
심재훈 교수(단국대)의 「하상주단대공정과 신고(信古)경향의 고대사 서술」은 단대공정추진 배경과 그 내용을 소개하고 그것이 지닌 허실과 신고(信古)경향의 고대사 서술의 위험성 등을 제시하였다.
우선 그 배경으로 중국의 대국주의와 다민족의 일체화와 상고시대 연대의 통일 필요성을 들었으며, 그 구체적 내용은 서주시대 역대왕의 기년을 확정(연표화)하는데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에 대한 내외의 반응과 이러한 신고(信古. 복고, 회고적) 경향에 입각한 고대사 서술의 위험성을 지적하였다. 이어 국내의 반응과 한국사와의 관련성을 지적한 후 과민한 반응의 자제와 한국상고사의 재성찰을 요구하였다.
다음으로 제2부의 전인영 교수(이화여대)의 「중국역사교과서의 중국고대사서술」에서는 중국역사교과서 편찬방식의 변화(一綱一本制에서 一綱多本制로)와 역사교육의 목표(역사유물주의 강조)를 설명하고 중국 역사교과서의 편집 체제와 서술내용의 변천과정을 정리하고 있다. 즉 1992년도판과 2001년도판의 비교를 통해 '92년도에서는 원시사회, 하·상·주와 춘추전국시대로 되어있었으나, 2001년도판에서는 중화문명의 기원, 국가의 탄생, 그리고 중화문명의 발흥으로 바뀌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특히 중국은 최초의 역사창조국가(원시인류·벼농사·조(粟)재배, 채소재배)임을 강조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일본측의 김정미 선생(金精美, 조선사연구회)의 「일본 고교역사교과서에 있어서의 동아시아 고대사 서술」에서는 일본의 교과서 검정제도에서 나타난 일본민족주의(Nationalism) 문제를 지적하고 일본 고교 세계사 교과서에 나타난 조선 고대사 서술을 먼저 소개하고 있다.
일부 교과서에서 보여진 간략한 서술에서 대체로 중국의 영향 강조와 일부의 임나일본부 문제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사교과서에 나타난 조선고대사 서술은 상당히 그 분량이 많아졌으나, 주로 4세기 이후 야마도정권의 진출, 가야문제, 백촌강 전투 등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하나의 국민국가를 바탕으로 전개되었을 때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국민국가의 국경을 넘는' 세계사 서술을 위해 공통된 역사교과서 서술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김현숙 선생(성균관)의 「미국 중등세계사 교과서에 나타난 고대중국」에서는 현재 미국의 세계사 교육의 동향을 분석하여 중국사의 비중은 높지만(한국사의 비중은 아주 낮다) 최근의 중국사 연구성과(하상주단대공정)가 반영되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전통문화(역경·음양·문자·종이·역사서술·유고)의 내용을 크게 소개하고 있으며, 문화대국의 긍지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으나 비판적 서술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정영순 선생(한국학 중앙연구원)의 「남북한 역사교과서속의 중국고대사」는 최근의 역사교육의 동향과 남북한 역사교육의 목표를 소개한 것이다. 특히 북한의 역사교육이 지닌 문제점(김일성·김정일의 혁명역사와 계급투쟁사)을 지적한 후 남한의 경우(비판적 사고·과학적 탐구·합리적 문제해결과정)와 비교하였다. 그리고 남한교과서의 중국고대사 인식은 중국문명(황하문명), 수당과의 전쟁, 중국문화의 영향 등을 소개하고 있으나, 북한은 노예사회문제, 인민들의 투쟁 등에 비중을 두고 있다.
끝으로 「유럽에서의 한국고대연구」로서 W.Sasse(독일 함부르크대학)교수의 「유럽에서의 고구려사 연구」J.Reckel 교수(독일 괴팅겐대학)의 「유럽의 관점으로 본 발해」가 있다.
전자는 유럽에서 고구려사 연구자의 논문 소개이며, 후자는 발해사에 대한 연구 성과 소개이다. 특히 발해가 만주인의 국가로 한국학에 포함되지 못하였으나 일부는 고구려계통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3. 「고대동북아연구」의 학술적 의미
이 책은 국제교과서연구소(소장 이태영)가 주최한 「제15회 국제역사교과서회의」에서 발표된 논문을 정리한 것으로 중국의 고대사(先秦時代~唐)에 대한 최근의 연구동향을 정리한 것이다.
특히 중국이 시도한 「하상주단대공정」에 대한 배경과 내용을 그 연구 담당자의 해석을 통해서 살펴보았으며 최근에 문제가 된 「동북공정」과 「요하문명론」에 대한 한국측의 비판적 검토가 있었다. 그리고 각국 역사교과서에 비친 중국고대사의 내용을 살펴보게 되었다.
이러한 발표에 대해서 정병준 교수(鄭炳俊:동국대)가 종합적 평가로 결론을 제시한 바 있다. 결국은 「하상주단대공정」은 철저한 중화사상에 입각한 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과 신고(信古)에 의한 일방적인 패권주의를 위한 역사왜곡인 것이다. 5제 시대를 이집트의 고왕국에, 그리고 하·상 시대를 각각 중ㆍ신왕국에 대비하면서 구체적 연대를 제시하고 있는데 물론 고고학적 발굴 성과를 인용하였지만 그러한 수치적 계산에 의문이 크다.
그리고 「요하문명론」이나 「동북공정」도 지나치게 중국 위주의 계산임은 제3국의 입장에서 볼 때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우실하 교수의 지적처럼 '열린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21세기를 위한 동북아문화공동체의식이 필요하다. 중국의 논리대로 해석하면 유럽의 경우 로마제국 판도에 있던 독일·프랑스·영국·스페인이 이탈리아의 영토가 될 수 있다는 것과 같다.
동시에 서길수 교수는 과거 제국주의 국가들이 진 죄를 되풀이하지 않고 진정한 세계의 리더가 되려면 아시아평화를 위해서도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뽑아서 역사를 왜곡하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혼자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국과의 상생과 상호존중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전인영 교수가 지적한 대로 중국은 '최초의 문화'(벼·조·채소·천문)라는 편협된 애국주의는 지난 세대의 유물이 될 것이다. 글로벌시대의 역사인식은 다른 나라를 배려한 탈민족주의를 생명으로 하는 것이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중국의 고대사인식은 지나치게 자기중심의 우월성과 문화선진성을 강조한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 55개의 소수민족에게 준 한족(漢族)의 위대성 부각은 중국의 정치적 현실에서 불가피한 것이지만, 지나친 역사왜곡으로 일관하였기 때문에, 우리는 상생과 공존을 위해서 아시아평화가 세계평화의 길이라는 명제를 제시하는 바이다.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서울시사편찬위 위원장 ( inkyu@pressi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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