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역사적 개막(종합)
연합뉴스 | 입력 2009.04.02 20:31 | 수정 2009.04.02 21:16
금융위기 타개.신금융질서 모색..IMF 재원 3배 증액
美-유럽 입장차 현격..성과 도출 미지수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 세계 금융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국제금융질서의 토대를 모색하기 위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2일 영국 런던에서 개막했다.
각국 정상들은 이와 함께 모든 종류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확인하고 신흥국 및 개도국 지원을 위한 국제금융기구 재원 확충, 조세피난처와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 강화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외신들은 회의 초반 각국 정상들이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의 기금을 현재의 2천500억달러에서 7천500억달러로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앞서 각각 1천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소식통들은 또 G20 정상들이 독일과 프랑스의 주장에 따라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회의 시작 때까지 주요국들의 추가 경기부양 공조를 요구하는 미국과 금융시장 규제 강화에 초점을 맞춘 독일, 프랑스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별다른 알맹이 없이 수사만 가득한 폐막성명이 발표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취임 후 첫 국제무대 데뷔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날 세계경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상기시키면서 "미국 혼자의 힘으로는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는 만큼 각국이 이해의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듣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몸을 낮추면서 참가국들의 화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 요구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는 이번 정상회의 주최국으로 미국의 입장에 동조적인 것으로 알려진 영국이 마련한 합의문 초안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한편 금융시장 규제 문제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못박는 등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갈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배수진을 치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경제대국들은 미국 달러화를 대체할 새로운 기축통화의 도입을 주장하는 등 미국 주도의 세계경제 질서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나 이번 회의에서 이 문제가 공식 의제로 논의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각국의 이해가 엇갈리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여러 입장들을 조화시킨 큰 틀의 합의를 이뤄낸 뒤 금년중 한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추가로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7월 G8 정상회의에서 G20 회의도 같이 열자고 제안한 가운데 영국 총리실도 이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각국 정상들 사이에 세계경제의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76년전 런던 세계경제회의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하며 이를 위해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공감대도 강하게 형성돼 있어 극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1933년 당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관리들과 금융가 수천명은 런던에 모여 대공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무려 6주동안 논의했지만 결국 아무런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제 살길을 찾아 나섰고 결국 '공멸'을 자초했었다.
한편 G20 노조와 반자본주의 단체, 환경 단체 등은 전날에 이어 자유시장경제와 세계화의 폐해를 비판하고 경제실정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각국 정상들이 런던 동부 도크랜드 지역의 엑셀센터에서 실무오찬을 시작한 오전 8시30분(현지시각)에 맞춰 시위대들은 성바오로 성당 인근의 런던증권거래소 외곽에 집결해 행진을 시작했다.
런던 중심부에 입주한 대부분의 기업이 이날 하루 휴업한 가운데 영국 경찰은 4천700명의 병력을 도심 주변에 배치했다.
ofcour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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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입장차 현격..성과 도출 미지수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 세계 금융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국제금융질서의 토대를 모색하기 위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2일 영국 런던에서 개막했다.
서방선진 7개국(G7) 외에 한국,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주요 신흥시장국들이 망라된 G20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지난해 11월 워싱턴에서 열린 첫 회의의 합의를 토대로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에 처한 세계 경제의 회복 방안과 금융 시스템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해 구체적인 이행 방법을 도출할 계획이다.
각국 정상들은 이와 함께 모든 종류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확인하고 신흥국 및 개도국 지원을 위한 국제금융기구 재원 확충, 조세피난처와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 강화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외신들은 회의 초반 각국 정상들이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의 기금을 현재의 2천500억달러에서 7천500억달러로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앞서 각각 1천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소식통들은 또 G20 정상들이 독일과 프랑스의 주장에 따라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회의 시작 때까지 주요국들의 추가 경기부양 공조를 요구하는 미국과 금융시장 규제 강화에 초점을 맞춘 독일, 프랑스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별다른 알맹이 없이 수사만 가득한 폐막성명이 발표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취임 후 첫 국제무대 데뷔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날 세계경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상기시키면서 "미국 혼자의 힘으로는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는 만큼 각국이 이해의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듣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몸을 낮추면서 참가국들의 화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 요구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는 이번 정상회의 주최국으로 미국의 입장에 동조적인 것으로 알려진 영국이 마련한 합의문 초안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한편 금융시장 규제 문제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못박는 등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갈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배수진을 치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경제대국들은 미국 달러화를 대체할 새로운 기축통화의 도입을 주장하는 등 미국 주도의 세계경제 질서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나 이번 회의에서 이 문제가 공식 의제로 논의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각국의 이해가 엇갈리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여러 입장들을 조화시킨 큰 틀의 합의를 이뤄낸 뒤 금년중 한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추가로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7월 G8 정상회의에서 G20 회의도 같이 열자고 제안한 가운데 영국 총리실도 이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각국 정상들 사이에 세계경제의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76년전 런던 세계경제회의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하며 이를 위해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공감대도 강하게 형성돼 있어 극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1933년 당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관리들과 금융가 수천명은 런던에 모여 대공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무려 6주동안 논의했지만 결국 아무런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제 살길을 찾아 나섰고 결국 '공멸'을 자초했었다.
한편 G20 노조와 반자본주의 단체, 환경 단체 등은 전날에 이어 자유시장경제와 세계화의 폐해를 비판하고 경제실정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각국 정상들이 런던 동부 도크랜드 지역의 엑셀센터에서 실무오찬을 시작한 오전 8시30분(현지시각)에 맞춰 시위대들은 성바오로 성당 인근의 런던증권거래소 외곽에 집결해 행진을 시작했다.
런던 중심부에 입주한 대부분의 기업이 이날 하루 휴업한 가운데 영국 경찰은 4천700명의 병력을 도심 주변에 배치했다.
ofcour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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