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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의 눈물과 나비효과 이론

by 바로요거 2009. 1. 22.

북극의 눈물과 나비효과 이론 

[사이언스 리뷰] 녹아내리는 빙하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9.01.12 22:46 | 최종수정 2009.01.12 22:48

연말연시 방송사 환경 다큐 지구온난화 위험성 깨우쳐
작은 기상변화 파장 경고한 나비효과이론 되새겨 봐야




김웅서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연말연시 텔레비전의 화면을 뜨겁게 달군 것은 아이로니컬하게도 극지방의 얼음덩어리였다. 연말에 방영됐던 모 방송국의 창사기념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은 시청자의 호응이 좋아서였던지 새해 첫날 다시 방송을 탔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을 뒤덮고 있던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북극에 사는 생물과 인간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 다큐멘터리였다.

북극의 신비로운 경치 이면에 가려져 있던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 메시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사냥터를 잃어버리고 인간이 버린 음식찌꺼기 주변에서 서성거리는 북극곰, 누가 더 이상 이들을 북극의 제왕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인가. 바다에 떠 있는 유빙은 바다코끼리가 지친 몸을 가눌 수 있는 쉼터이다. 그러나 유빙의 면적이 점점 줄어들면서 바다코끼리들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신경전을 벌인다.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하면 이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싸움이 일어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흔히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라는 뜻의 에스키모라 불리는 북극에 사는 원주민 이누이트족도 이런 환경변화를 비켜가지는 못한다. 이누이트 노인들의 주름살 깊게 파인 얼굴에서 북극의 마지막 사냥꾼이 될지도 모른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읽을 수 있었다.

한편 새해 몇 시간을 앞두고 다른 방송국에서 방영한 '그린 콘서트'도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음악에 실어 전달했다.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환경 다큐멘터리의 틀을 깨는 참신한 시도였다. 제3악장 '재앙의 전주곡'에서는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해수면이 올라가 투발루와 같은 태평양 섬나라가 물에 잠기는 현실을 긴장감 있게 보여주었다.

북극해는 육지로 둘러싸인 바다로 면적이 1500만㎢ 정도 된다. 우리가 흔히 5대양이라고 부르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남극해, 북극해 중에 가장 작아서 전체 바다 면적 가운데 고작 4% 정도 차지한다. 그렇지만 북극해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대륙붕에는 석유나 천연가스를 비롯한 많은 광물자원이 부존해 있고, 수산자원 역시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극해는 대부분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다. 그러나 북극지방의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항로 개설, 북극해 유전개발 등의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 러시아,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극해와 인접한 나라들이 북극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극지방은 우리와는 너무 동떨어진 곳이기에 북극지방에서 얼음이 좀 녹는다고 웬 수선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극지방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지구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극지방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우리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해수면이 올라가면 우리나라 바닷가 도시도 침수될 수 있다. 바닷가 도시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가 기상 변화, 생태계 파괴 등 지구온난화로 인한 영향으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우리는 미국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가 주창한 나비효과 이론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아야 한다. 서울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개를 퍼덕였을 뿐인데 지구 반대편에 있는 뉴욕에 폭풍우가 몰아칠 수 있다. 나비효과는 아무리 초기의 작은 변화라도 기상현상에서는 엄청난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북극에서 작은 얼음의 붕괴로 튀긴 바닷물이 우리나라에 거대한 파도를 몰고 올 수 있다.

이를 대비해서 우리나라 과학자들도 극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는 노르웨이에 다산기지를 설치해 북극 연구를 하고 있다. 다산기지는 남극의 세종기지와 더불어 극지방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환경변화를 찾아내는 첨병역할을 할 것이다.

김웅서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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