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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가을 현상 4가지 - 육지는 풍년, 바다는 흉년!

by 바로요거 2008. 10. 28.

이상한 가을…‘태풍 없는 대풍’ 농산물 값 폭락 농민 시름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10.22 18:22 | 최종수정 2008.10.22 18:27

ㆍ가뭄·더위에 단풍 볼품없고 산불 '초비상'

ㆍ10월 하순에도 도시마다 모기와의 전쟁

가을 같지 않게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여느 해와 다른 '이상 현상'들이 속출하고 있다. 태풍이 없고 일조량이 많아 과일과 곡식은 전례없는 풍년을 맞았다. 온난한 날씨 덕분에 서민들은 난방비 걱정을 덜게 돼 희색이다.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법. 대풍에 농산물과 과일 가격이 떨어져 농민들은 울상이다. 붉은 빛 자태를 뽐내야 할 단풍은 이미 시들어 갈색 일색의 '품위없는' 단풍으로 변했다.

 

 


◇ 들녘은 풍년, 농심은 흉년= 지난 100년간 한반도에는 연평균 3.1회씩 태풍이 지나갔다. 그러나 올해는 열대 해역의 해수온도가 높지 않아 태풍 에너지가 적었던 데다 발생한 태풍도 한반도를 비켜가 '태풍 없는 해'로 기록됐다. 평균기온도 예년보다 3~4도 높은 이상 고온이 지속되고 있다. 자연재해가 적다보니 낙과 피해를 보지 않아 올해 과일농사는 대풍을 이뤘다. 울산의 배 생산량은 평년보다 7%가량 늘어났다. 포항의 사과 생산량도 지난해보다 10% 증가했다. 사과와 배, 감귤 등은 당도가 높아진 반면 산도는 낮아져 예년에 비해 맛이 뛰어나다. 일조량이 많아 쌀의 단위면적당 수확량도 늘어날 전망이며, 고랭지 채소를 비롯한 양배추, 양파 등 채소도 풍작이다.

농작물이 풍작임에도 농민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다. 나주배는 15㎏ 1상자에 9750원선으로 지난해 1만8180원에 비해 45%나 떨어졌다. 배밭을 갈아 폐기처분하는 농민까지 생길 정도다. 일부 지역의 배 재배 농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생산량의 10%를 자율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배값 안정을 위해 18㎏ 1상자당 8000원에 1만t을 수매, 폐기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농민들은 도움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22일 과수 농민 박진수씨(50·포항시 북구)는 "공급량이 늘고 품질도 좋지만 불경기 탓에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폭락했다"며 "대풍의 기쁨은커녕 시름만 커져간다"고 말했다.

전북지역의 쌀 수확량은 예년의 20%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 농민 김천수씨(60)는 "태풍이 없고 일조량이 좋아 벼가 잘 익었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포항 농민단체들은 추곡수매가 결정에 반발, 22일 포항시 농협미곡종합처리장에서 항의집회를 가졌다. 농민들은 올해 수매가를 최소 20% 이상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원 산간지역 고랭지 채소가 대풍을 이루면서 김장채소는 밭떼기 거래가 끊기고 값도 폭락했다. 제주도농업기술원 강용철 기술지원국장은 "과일값에 이어 채소 가격도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 바다 뒤집히지 않아 어황 부진 우려= 올해는 전남 완도~울산 울주군 사이에 소규모 피해가 발생했을 뿐 적조로 인한 수산 피해가 거의 없는 해로 기록됐다.

그러나 남서해안 지역 어민들은 고민이 적잖다. 태풍의 순기능 중 하나인 바다 청소기능 실종에 따른 우려다. 김수완 제주도 해양수산자원연구소장은 "장마철에 하천에서 바다로 흘러든 뻘 등 불순물이 태풍 때 바다가 뒤집히면서 자연스레 청소돼왔다"며 "올해는 태풍이 없어서 바다 밑 뻘들이 그대로 쌓여있기 때문에 해조류 등의 생육에 지장을 줄 염려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적조가 발생하지 않아 내년에 대형 적조가 발생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 빛 잃은 단풍에 산불도 비상= 일부 지역엔 가뭄에 이상고온이 겹치면서 단풍이 서서히 물들지 않고 산의 위 아래 할 것 없이 나뭇잎이 함께 시들어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광주 서부지방산림청은 "원래 단풍은 위쪽 지방에서 아래로 천천히 내려오지만 올해는 산 전체가 4~5단계로 나뉘어 급히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무등산 등산객 유만근씨(44)는 "예년 같으면 이맘 때 단풍 색깔이 곱고 화려했는데 올해는 갈색톤 일색이어서 감동이 적다"고 말했다. 단풍이 빨리 질 것을 우려한 나들이객들도 발길을 재촉해 평소 주말 2만5000명선이던 무등산 등산객은 지난 20일 3만명을 넘어섰다.

강수량이 예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산과 들의 나무와 풀은 바짝바짝 말라가고 있다. 벌써부터 산불 위험이 어느 해보다 높아져 소방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낙엽이 본격화되면 산과 들은 작은 불씨로도 대형 산불로 번지는 '화약고'로 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진주시는 산불방지본부를 예년보다 10일 정도 이른 지난 20일 설치했다. 입산통제 시기도 다음달 1일로 앞당길 계획이다.

◇ 10월에도 '모기와의 전쟁'= 예년과 다른 이상고온 현상은 모기 유충이 모두 안전하게 성충이 되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했다.

이 때문에 11월이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도시마다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광주시내 보건소들은 9월말로 공식 방역일정이 끝났지만 여전히 취약지역과 민원지역을 번갈아 돌며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서구 보건소는 "모기를 없애 달라는 민원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며 "모기 개체수가 급격히 늘고 있어 당해내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 배명재·강홍균·윤희일기자 ninaplus@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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