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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 경제 대공황

by 바로요거 2008. 10. 23.
제2차 세계 경제 대공황
2008-10-02 01:47 (한국시간)
 
아, 결국에는 이렇게 시작되는구나.

수박만한 이라크와 콩알만한 쿠웨이트 사이에 석유 분쟁이 일어난다. 그들의 국경선이 지나는 지역에 매장되어 있는 엄청난 양의 공동 석유를 최신식 채취 장비와 추출술을 제공하는 미국을 등에 업은 쿠웨이트가 너무 빠른 속도로 퍼올리기 때문이다. 깊은 땅속에 묻힌 액체인 석유에 국경선을 적용하기란 매우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어느쪽에서든지 먼저 뽑아올리는 나라가 임자다. 당하는 나라로서는 가만히 앉아서 억울하게 도둑을 맞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참다 참다 마침내 뚜껑이 열린 이라크가 하루아침에 쿠웨이트를 침공한다. 감히 선제공격을 감행한 이라크를 전세계가 규탄한다. 선제공격을 경멸하는 아버지 부시의 명령으로, 미국이 앞장서서 쿠웨이트 탈환을 위한 군사적 행동을 취한다. 대의명분을 앞세운 미군은 너무 쉽게 목표를 달성한다. 내친 김에, 이라크까지도 깊숙이 밀고 올라간다. 파죽지세다. 이라크쪽의 인명 피해가 엄청나다. 바그다드 함락이 눈앞이다. 싸담 후쎄인의 목숨도 풍전등화와 같다.

인간다운 신앙인인 아버지 부시가 깊은 상념에 잠긴다. 절친한 빌리 그래햄 목사의 기도와 자문을 구한다. 느닷없이 제1차 이라크 전쟁의 막을 내린다. 못됐다고 일국의 지도자까지 끝장내 버리면, 그 나라 전체가 더욱 커다란 혼란으로 빠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싸담 후쎄인이 가슴을 쓸어내린다. 장총까지 휘둘러 가면서, 지속적인 독재 정치를 행하며, 미국에 대한 복수심을 품지만, 제공권을 제한당한 그는 종이 호랑이다.

아버지 부시가 대통령이 된 과정은 이렇다. 미국 공화당 내부의 치열한 경선에 출마한 그는 그야말로 발이 닳도록 미국 전역을 누비며 선거 유세를 한다. 어떤 중서부 소도시의 조그만 모텔에 도착하여 피곤한 몸을 쉬려고 카우치에 앉는다. 구두를 벗고 양다리를 쭈욱 뻗는다. 본인은 자신의 양말에 구멍이 나서 엄지 발가락이 투욱 튀어나온 것도 모른다. 그 바로 앞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던 짓궂고 예리한 사진 기자는 그 희한한 광경을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그 우스꽝스런 사진은 곧 타임지에 크게 실리게 되고, 그는 졸지에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경선 후보가 된다. 같은 경선 후보인 라놀드 레이건도 그의 최선을 다하는 성실성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는 역부족으로 경선에서는 떨어진다. 허나,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라놀드 레이건은 진작부터 점찍어 두었던 그를 주저하지 않고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다. 그로부터 8년 동안, 훌륭한 대통령 밑에서 착실한 부통령 수업을 쌓는다. 곧 대통령이 되지만, 초선에 그친다.

미련한 아들 부시는 아버지 부시가 쓸데없이 제1차 이라크 전쟁을 조기에 종전했기에 재선에 실패했다고 굳게 믿는다. 싸담 후쎄인에 대한 무서운 앙심을 품게 된 이유다. 느닷없이 정치에 더욱더 신경을 쓴다. 아버지 부시의 후광을 업고서, 급기야는 텍사스주의 주지사가 되고 만다. 빌 클린튼의 성공적인 민주당 8년이 끝나갈 무렵, 아들 부시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다. 그의 어머니인 바바라 부시는 “걔가 어떻게 그런 걸?”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수많은 기자들 앞에서, 순진한 그녀가 한참 모자라는 큰아들에 대한 여과되지 않은 속내를 보인 것이다. 순간적으로, 사실은 그보다는 훨씬 착하고 성실하고 똑똑한 작은아들 즉 플로리다주의 주지사인 젭 부시야말로 한층 적절한 대통령감이라는 생각을 지우지 못한 것이다. 하여간, 심한 열등감에 젖어서 온갖 말썽을 피우며 학교는 물론 군대까지도 늘상 아버지 부시의 빽을 이용하여 뒷구멍으로 턱걸이 통과를 해온 그가 온갖 권모술수를 동원하여 어거지로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

그리고는 하나하나 실력을 발휘한다. 지독하게 둔한 두뇌를 가진 지도자에게 올바른 판단력을 기대한다는 것이 일국의 번영과 세계의 평화에 얼마나 무모한 짓인가를 적나라하게 증명한다. 그가 지난 8년간 손수 만져온 모든 국내외 정책 중에서 제대로 귀결된 것이 거의 하나도 없다. 잘 나가던 금덩어리도 그가 손을 대기만 하면 죄다 똥덩어리로 변해 온지 오래다. 참 경이롭다. 아무래도, 그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서 가장 비참했다는 역사적인 평가를 벗어날 수 없겠다.

막되고 거칠고 아둔한 성품을 가진 그의 주위를 보면, 온통 호전적인 인물 투성이다. 미소 냉전 구조가 해체된 채로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남게 된 미국이 긴 평화 시절로 약해진 국방력 강화를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소위 피낵(PENAC)이라는 비밀 서류를 신봉하는 국방성의 매파가 미련한 아들 부시를 여러모로 한참 꼬득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만이 긴급 유엔 총회에서 수세로 몰린다. 생각없는 아들 부시의 지시로 양국의 대표가 동반 퇴장을 한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많은 왕자들 중 하나인 오사마 빈 라덴이 반미 투쟁을 벌여온지 꽤 오래다. 그는 석유 확보를 위한 파렴치한 행위를 마다 않는 미국의 이기주의에 신물이 나있던 인물이다. 전세계가 한 목소리로 이스라엘의 난데없는 팔레스타인 무력 침공을 규탄하던 유엔 총회에서의 기막힌 동반 퇴장을 보면서, 그에게 우호적인 탈리반 정권의 아프가니스탄 산중에서 깊은 상념에 잠겼던 오사마 빈 라덴의 뚜껑이 열린다. 뉴욕의 쌍둥이 빌딩 공격 명령을 내린다. 9-11 참사다.

아들 부시로서는, 와우, 기다리고 기다리던 절호의 기회다. 어찌해서든 전쟁을 일으켜 지일질 끌음으로써 재선에도 성공하는 가문의 영광을 실현하여 집안에서의 평생 열등감을 극복하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아프가니스탄에 숨어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을 잡기는 잡아야만 하는데, 사실은, 그 말썽꾸러기의 집안이 부시 집안의 엄청난 부 축적에 직접적인 도움을 많이 줬던 것이다. 그리하여, 아들 부시는 그를 잡는 척만 해오고 있고, 그는 아직도 건재하고 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아들 부시는 9-11으로 성난 일반 미국 시민들의 관심을 오사마 빈 라덴이 아닌 싸담 후쎄인으로 돌리는 비양심적인 거짓말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보고 싶은 정보만을 골라보면서 제2차 이라크 전쟁의 명분을 급조한다. 말이 전쟁이지, 이건 일방적 선제공격이다. 그 악명 높은 부시 닥트린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아무런 죄도 없는 이라크가 엄청난 공중 폭탄 세례를 받고 곧 무너지고, 억울한 싸담 후쎄인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분명한 전쟁 범죄다.

엉뚱하게도, 동에서 뺨 맞고 서에 가서 분풀이하는 격이다. 세상의 누가 봐도 그렇다. 미국이 전세계에서 지탄을 받고 있는 이유들 중의 하나다. 그런데다가, 무슨 심산인지 한심한 미국은 그러한 전범을 재선까지 시켜주는 우를 범한다. 미국 중부의 대평원에 사는 무지몽매한 백인 농부들의 탓이다. 한적한 시골에 묻힌 그들은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잘 모른다. 꼬딱 속이기가 무척 쉽다. 그로서는 누워서 빵 먹기다. 엉뚱한 전쟁이지만, 원하던 대로 지속도 되고 있다.

멀쩡한 이라크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점령한다. 알 케이다라는 반미 게릴라 조직이 잠입하여 유전밭에 불을 붙인다. 끄기도 힘든 유전 화재 소식이 뉴스를 탄다. 석유 가격이 마구 뛴다. 석유 사업에 심각한 수준의 투자를 하고 있는 부시 집안과 딕 체이니 부통령의 입이 찢어진다. 아들 부시가 느닷없이 석유 대용품인 알코홀의 생산을 장려한다. 중부 대평원 농부들의 입도 찢어진다. 옥수수에 설탕을 섞고 뚜껑을 덮어서 알코홀을 만드니까, 엄청난 고소득이 생긴다.

옥수수의 가공 장려 정책으로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어준 아들 부시가 그들에게는 우상이다. 고로, 변변한 생각도 없이 무조건 그에게 몰표를 줌으로써 재선도 시켜준다. 누이 좋고 매부 좋다. 하지만, 그로 인하여, 전세계 특히 미국으로부터의 잉여 옥수수 무료 원조 등에 의존하던 아프리카와 북한에 대규모 기근이 일어난다. 옥수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대신, 삼모작을 하는 동남아 지역에서 쌀을 수입한다. 급작스런 쌀 수요의 증가로 쌀값도 천정부지로 막 뛴다.

아들 부시는 매달 100억 달러라는 엄청난 수준의 전비를 마구 뿌리고 있다. 알뜰 예산 운영을 한 빌 클린튼으로부터 물려받은 흑자 재정도 적자로 돌아선지 이미 오래다. 전세계의 소비재 생산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으로부터 어마어마한 달러를 장기 저리로 빌려다가 물 쓰듯이 쓰고 있다. 미국의 채무액은 지금 전대미문 수준이다. 미국의 시민들이 결국에는 나중에 두고두고 모두 갚아야 할 빚이다. 본인의 개인 돈이 아니라서 그런지,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엄청 써댄다.

언제라도 중국이 변덕을 부리면서 미국 정부에 빌려주는 투자금의 중단을 결정한다면, 미국 정부는 당장 파산이다. 중국의 지속적인 달러 수혈이 없다면, 미국 국내의 달러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의도적으로 낮은 이자만을 지급하는 미국 정부에 불만을 품은 중국이 미국이 아닌 유럽에만 투자를 하려고 고려 중이라는 뉴스가 알려지자 마자, 다급해진 미국의 재무 장관이 중국으로 날아가서는 중국 수뇌들에게 두손 모아 싸악싹 빌기도 한다. 바로 얼마전의 실화다.

전쟁같지도 않은 엉터리 전쟁이지만, 국가적인 긴급 대사를 치르고 있다는 아들 부시를 위시한 그 호전적 일당의 마구잡이 행각에는 눈쌀도 찌푸릴 여유가 없다. 그간 너무 지쳤기 때문이다. 이런 웃지 못할 일도 발생한다. 이라크 전장의 미군 장군이 돈을 요청한다. 뉴욕의 연방 준비 은행에서 꺼내온 현찰을 트럭과 군용기로 옮긴다. 90억 달러다. 허나, 중간에서 다 증발한다. 영수증도 없이 쓰다가 다 잃었다고 상원 청문회에서 태연하게 증언한다. 꼭 만화같은 얘기다.

아들 부시의 철면피 전범 일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리사욕을 채우느라 정신이 없다. 전쟁이 끝나면 그 짓도 끝난다. 고로, 명이 긴 오사마 빈 라덴이 그들에게는 오히려 은인이다. 애국심으로 또는 생활고로 자원한 미군들의 희생도 끝이 없다. 얼마나 죽었는지 또는 다쳤는지 이제는 세지도 않는 것 같다. 성조기에 덮여서 군용기로 돌아오는 관들에 대한 촬영 금지령이 내린 지도 오래다. 그들 일당에게는 엄청한 희생을 치르는 미군이 눈먼 돈을 벌어주는 도구다.

생각없는 아들 부시가 또 한마디를 던진다. 까다로운 주택 구입 자금 융자에 관한 각종 규제를 일시에 풀고서 너도 나도 모두 자택을 마련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당장 돈이 들지 않는 선심 공세다. 거대한 썹프라임 모기지 파동의 씨앗이 잉태되는 순간이다. 엄청난 액수의 할부금을 매달 갚을 수 있는 능력도 전무한 무일푼의 어중이와 떠중이도 무작정 집을 산다. 기상천외하게 얄팍한 각종 창조적 융자 방법이 동원된다. 처음 삼사 년만 할부금이 매우 낮다. 그게 문제다.

거의 순식간에 기형적인 부동산 시장이 형성된다. 갑작스러운 주택 수요가 과연 하늘을 찌른다. 주택 공급이 달리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전국의 부동산 가격이 요동친다. 집을 가진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도 돈을 번다고 착각한다. 언제든지 팔 수가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다. 고로, 오른 주택가를 기준으로 마구 2차나 3차 저당을 잡혀서 돈을 빌린다. 간만에 몫돈을 흥청망청 쓴다. 집도 수리하고, 자동차도 구입하고, 해외 여행도 간다. 빌린 돈에는 세금도 없다면서 마구 쓴다.

이미 태동된 금융 허리케인이 저멀리 몰려오고 있지만, 아무도 듣기 싫은 말을 하지 않는다. 아들 부시도 그렇고, 연방 준비 은행 의장도 그렇고, 유명한 경제 학자들도 그렇고, 월가의 웬만한 투자사 소속 증권 중개업자들도 그렇고, 동네 융자인들과 부동산 소개인들도 그렇다. 아무도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는 금융 핵폭탄에 대한 진실을 거론하지 않는다. 몰라서 그런지 무서워서 그런지 알 길이 없다. 엄청 높은 할부금을 내기 시작해야 되는 날이 서서히 닥친다.

거의 모두들 금전 문제로 일제히 허덕허덕한다. 정해진 할부금을 석 달만 밀려도 집 차압이 시작된다. 서로들 집을 팔려고 동시에 부동산 시장에 내놓는다. 갑자기 공급이 수요를 훌쩍 능가한다. 싸게 팔면 되지만 그럴 수도 없다. 최대한도로 빌린 융자금의 상환 문제 때문에 까딱하면 집을 팔고도 생돈을 집어넣어야만 하는 형국이다. 그러니, 제대로 팔릴 리가 없다. 대량 차압 사태가 발생한다. 빈 집들을 잔뜩 거머쥔 은행도 졸지에 재정 상태가 나빠진다.

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대량 경매를 시작한다. 집을 살 사람들이 이젠 그런 데로만 몰린다. 기존의 주택 가격이 드디어 경매 가격에 맞춰서 엄청 떨어지게 된다. 그래도 팔릴까 말까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어? 매달 할부금을 잘 내고 있던 사람들도 생각이 바뀐다. 집을 팔아도 융자금도 다 갚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거의 다들 재융자를 받은 상태라서, 마음대로 파산을 신청할 수도 없다. 모자르는 융자금의 결손액 부분을 평생 갚아야 할 진퇴양난이다.

사실, 주택가 하락의 밑바닥이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경매에 참가하여 구입하기도 무섭다. 언제 또다시 얼만큼 더 떨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까딱하면 그냥 홀딱 뒤집어쓴다.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꼬옹꽁 언다. 하는 수 없이, 때가 되면 차압된 집을 비운다. 아파트로 몰린다. 캬, 증가된 수요와 한정된 공급으로 인하여 아파트 월세도 급등한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그리하여, 멀쩡하게 할부금 잘 내던 사람들도 은행과의 이자율 재협상을 시도한다.

총체적인 경제 난국이 형성된다.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던 기라성같던 무수한 금융 관련 업체들이 하나하나 독약을 먹은 공룡처럼 휘청거린다. 거의 다들 쓰러져서 끙끙 신음한다. 금융업 와중에 돈이 돌지 않는 것이다. 돌 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은행들은 현찰 대신에 수입도 생기지 않고 비용만 들어가는 차압된 빈 집들의 열쇠만 쥐고 있고, 부동산의 융자액에 얽힌 각종 파생 상품에 투자한 각종 금융 업체들은 엄청 추락한 종이만 쥐고 있다.

갑자기 들이닥친 권총 강도 무리에게 두손을 높이 들고서는 동작 그만이 되어 버리는 은행의 내부 풍경과 다를 바가 없다. 상황이 까딱 잘못 진행되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냉혹한 현실은 이미 약육강식의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돌입되어 있다. 무지하게 철없는 아들 부시의 한마디가 불러온 거대한 총체적 경제 난국이다. 이로 인하여, 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와들와들 떨고들만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때의 그 아들 부시가 또다시 나타나서 선동한다.

모든 상황을 이 지경이 되도록 몰고온 장본인이 그래도 지도자라고 아직도 꺼떡거리고 있다. 연방 준비 은행 의장과 재무 장관은 지난 몇주 동안 한두개를 제외하고는 그 후로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무조건 천문학적인 액수의 수혈금을 이리저리 막 약속해댄다. 총액이 눈덩이처럼 커진다. 그럴 때마다 증권 시장이 요동친다. 하지만, 정부에 모두 1조 4,000억 달러나 되는 돈이 없을 것이라는 추측 기사가 난무한다. 그들 삼총사의 얼굴에도 검은 그림자가 스친다.

미국 굴지의 상장 업체 30개의 주당 가격을 더한 숫자에 불과한 다우 조운스 지수도 요즘은 진실된 경제 상황을 가리키고 있다고 거의 아무도 눈을 똑바로 뜨고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약간의 사기성을 내포하고 있다. 각 주식의 거래가가 하루 최대 낙폭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인위적으로 거래 중단을 촉발시키는 특별 제어 장치의 설치 덕분에 실질적인 시장의 성향이 솔직하게 표시되지 않는다. 등폭은 무한이지만 낙폭은 제한이다. 고로, 가격 거품이 많다.

어느날 갑자기, 울상인 얼굴의 재무 장관 헨리 폴슨이 긴급 월가 수혈 자금 7,000억 달러를 부르짖기 시작한다. 닷새만에 급조된 특별 법안을 거의 당장 의회에서 통과시키지 않으면 하늘이 무너진다고 전국민을 상대로 공개 협박을 한다. 물론, 뒤에서 조종해온 아들 부시의 최신작이다. 이것까지 합치면, 미국 인구 한명당 약 6,000달러나 되므로 절대 만만치 않다. 대다수 미국인이 납부하는 수년치 세금에 해당된다. 아예 없는 돈을 쓰겠다니, 참 한심하다.

중국을 위시한 외국에 그만큼의 연방 재무 채권을 팔아서 무조건 확 빌려쓰겠다는 발상이다. 급기야는, 중요한 첫번째 대선 토론을 준비 중인 쟌 매케인과 바락 오바마까지도 백악관으로 불러들여서는 대뜸 강제 설득을 한다. 상원과 하원의 절충안을 위한 주말 협상을 주문하기도 한다. 대량 살상 무기의 제거를 위한 제2차 이라크 전쟁의 당위성을 강조하던 그의 얼굴이 자꾸만 겹쳐진다. 앞서 거론한 90억 달러의 증발 사건도 아른거린다. 전형적 사기 수법이다.

아들 부시 일당은 대담하기도 하다. 남은 재임 기간이 불과 몇달 되지도 않는데, 그래도 얼마나 대놓고 해먹으려 하는지, 이상한 특별 주문을 한다. 그 돈의 사용에 관련된 일체의 외부 간섭을 받지 않겠다고 강력하게 버티는 것이다. 그리하여 세부적인 규제 법조항을 반대하는 공화당과 극구 찬성하는 민주당 사이의 알력 때문인지, 시민의 세금으로 월가의 흥청망청에 기인된 실책을 구제하면 안 된다는 지역구 유권자의 압도적 요구 때문인지, 228 대 205로 하원에서 부결된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하늘은 무너져 있지 않다. 그들 일당이 또다시 뻔한 거짓말을 한 것이다. 대신에, 아들 부시가 다시 울상을 한 얼굴로 TV에서 7,000억 달러 법안의 의회 통과를 향한 재시도를 부르짖고 있다. 결국에는 의회에서 통과될 것이다 그리고 만일의 경우 그렇지 않으면 곧 하늘이 무너질 것이다라고 또 거짓말을 해댄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거짓말을 빵 먹듯이 외쳐대는 양치기 소년으로 각인되어 있다. 그러므로, 거의 아무도 그의 말을 모두 믿지 않는다.

미국에 있는 유대인의 정치적 입김이 세긴 센 모양이다. 라샤샤나고 불리우는 유대교의 종교적 공휴일을 존중하려고 미국 의회가 이틀이나 문을 닫는다고 아들 부시가 짖는다. 곧바로 하늘이 무너진다고 하는데도, 몇명 되지도 않는 유대 계통 의원들을 위하여 의회 전체가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이러니, 이렇게 유대인들이 제공하는 정치 자금에 의회 전체가 통째로 맥도 추지 못하는 지경이니, 미국의 중동 정책이 원천적으로 공평할 수가 없다. 무지하게 놀라운 정치적 현실이다.

하여간, 하늘은 이제 적어도 이틀 후에나 무너질 모양이다. 개표 확정을 잠시 지연하면서까지 의회 내부에서의 막후 협상을 시도해도 단 한표도 바뀌지 않은 하원의 투표 결과를 뒤집겠다는 아들 부시의 처절한 발상이다. 아들 부시의 말을 듣지 않으면, 진짜로 하늘이 무너지는 것일까? 수많은 사람들은 그의 진의를 의심한다. 각자의 재선 문제를 안고 있는 각 의원의 선거 사무실에 지역구 유권자로부터 전화와 팩스와 이메일이 무진장 쇄도하고 있는데, 20 대 1로 거의 반대다.

아무도 양치기 소년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이다. 시원하다. 어딘가 좀 측은하고 두렵기도 하다. 이번에는 진짜로 늑대가 나타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에 미국의 최대 비극이 내포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할 수가 없다. 전체적인 금융 핵폭탄의 총규모를 감안하면, 솔직한 얘기로, 그들이 부르짖는 7,000억 달러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그 법안이 부결된 날 단 하루의 미국 증권 시장 하락치를 모두 더하니, 그것의 거의 2배나 되었던 것이다.

미국 경제 전반의 총체적인 구조적 불합리를 조족지혈 수준인 그까짓 7,000억 달러 정도로 막겠다고 부르짖는 사람들이 제 정신이 아니다. 드넓은 태평양을 항해하던 엄청나게 커다란 유조선이 급히 침몰하기 시작한 형국이다. 아무도 막을 길이 없는 것이다. 지난 1929년에 닥쳐왔던 세계 경제 대공황 이상의 무지무지한 제2차 세계 경제 대공황이 급기야는 이러한 식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추론이다. 그나저나, 하늘이 왕창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을까?

아, 이제는 진실을 얘기해도 꽤 늦은 때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