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피살, 납득할 수 없는 동선·조준사격, 북측 입 열어야
노컷뉴스 | 기사입력 2008.07.14 09:25
[CBS정치부 도성해/ 정재훈 기자]
정부가 13일 대북성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성명에서 전날 북한 측의 '현장조사 불허'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는 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논리적,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등 '유감'을 내비친 표현들도 사용하며 담화를 발표했다.
정부는 성명에서 북한군이 민간인 관광객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하게 한 이번 사건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한 어조로 항의했다.
통일부, "신체불가침 보장 위반" 강력 입장
2004년 1월 29일 채택된 남북 당국간의 금강산지구 출입 체류합의서에 남측 인원의 신체불가침을 보장하게 돼있음에도 조사절차를 밟지도 않고 발포한 것은 누가 봐도 잘못된 조치로 "도저히 일어날 수도 없고 결코 일어나서도 안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 관련 브리핑에서 북측 발표와 담화 내용만을 가지고 의문점을 제기했다. 박왕자씨가 비치호텔을 나선 시간은 CCTV로 확인된 사건 당일 오전 4시30분이고 사망한 시간은 북측 담화에 따르면 오전 4시50분이다.
김 대변인은 "호텔을 출발해 20분 만에 사고가 발생했는데, 북측이 설명한 동선을 보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북측 설명대로라면 호텔 입구에서 해수욕장 입구까지 706m, 해수욕장입구에서 군사통제구역 울타리까지 428m, 그리고 울타리에서 북한 초병에게 발견된 지점까지가 약 1200m다. 여기까지 박씨가 이동한 거리는 2334m. 박씨는 북한 초병에게 발견된 뒤 1000m 정도를 달아나다 울타리로부터 200m 떨어진 지점에서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 결국 총 이동거리는 3.3km가 된다.
김 대변인은 "북한군에게 발견되기 전까지 2.3km는 산책을 했고 1km는 뛰어서 달아난 것으로 추정되는데, 치마를 입은 50대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20분만에 3.3km를 이동했다는 점은 논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설명이 논리적, 상식적으로 볼 때 맞지 않기 때문에 현장조사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진상이 밝혀져야 이번 사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다"며 "이는 남북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은 이미 출입, 체류와 관련해 발생하는 전반적 문제를 협의, 해결하고자 공동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북한 측의 협조를 거듭 촉구했다.
사건 발생 4시간뒤에 통보, 그 사이 무슨 일 있었나?
사건 발생 나흘째 북한의 강경입장과 이에 대한 정부의 성명까지, 의문점은 갈수록 쌓여가고 있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핵심 의혹은 숨진 박왕자씨가 숙소인 비치호텔을 출발한 시간(11일 오전 4시 30분)과 북측이 밝힌 사망시간(11일 오전 4시 50분), 그리고 북측이 설명한 박씨의 동선이다.
또 다른 의혹은 '총성'이다.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현장 주변에서 들린 총성은 두 발이었다. 육안 부검 결과는 박씨는 두발의 총상을 입었는데, 북측 주장대로 도주 당시 경고 사격이 있었다면 적어도 3발 이상의 총성이 울렸어야 한다. 사전 경고 없이 바로 조준사격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총을 든 북한군이 제지 명령을 했는데도 박씨가 1km를 도주했다는 것도 석연치 않다. 특히 이전에도 박씨와 비슷한 경로로 군사통제구역에 진입한 김홍술 목사의 전례가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시간에 통제선을 넘는 경우 금강산 관광객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발포한 경위도 의문이다.
또 사건 발생 4시간 반이 지나서 현대 아산측에 통보한 것에 대해서도 북측은 납득할만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holysea69@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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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3일 대북성명을 발표했다. 정부는 성명에서 전날 북한 측의 '현장조사 불허'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는 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논리적,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등 '유감'을 내비친 표현들도 사용하며 담화를 발표했다.
정부는 성명에서 북한군이 민간인 관광객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하게 한 이번 사건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한 어조로 항의했다.
통일부, "신체불가침 보장 위반" 강력 입장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 관련 브리핑에서 북측 발표와 담화 내용만을 가지고 의문점을 제기했다. 박왕자씨가 비치호텔을 나선 시간은 CCTV로 확인된 사건 당일 오전 4시30분이고 사망한 시간은 북측 담화에 따르면 오전 4시50분이다.
김 대변인은 "호텔을 출발해 20분 만에 사고가 발생했는데, 북측이 설명한 동선을 보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북측 설명대로라면 호텔 입구에서 해수욕장 입구까지 706m, 해수욕장입구에서 군사통제구역 울타리까지 428m, 그리고 울타리에서 북한 초병에게 발견된 지점까지가 약 1200m다. 여기까지 박씨가 이동한 거리는 2334m. 박씨는 북한 초병에게 발견된 뒤 1000m 정도를 달아나다 울타리로부터 200m 떨어진 지점에서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 결국 총 이동거리는 3.3km가 된다.
김 대변인은 "북한군에게 발견되기 전까지 2.3km는 산책을 했고 1km는 뛰어서 달아난 것으로 추정되는데, 치마를 입은 50대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20분만에 3.3km를 이동했다는 점은 논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설명이 논리적, 상식적으로 볼 때 맞지 않기 때문에 현장조사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진상이 밝혀져야 이번 사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다"며 "이는 남북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은 이미 출입, 체류와 관련해 발생하는 전반적 문제를 협의, 해결하고자 공동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북한 측의 협조를 거듭 촉구했다.
사건 발생 4시간뒤에 통보, 그 사이 무슨 일 있었나?
사건 발생 나흘째 북한의 강경입장과 이에 대한 정부의 성명까지, 의문점은 갈수록 쌓여가고 있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핵심 의혹은 숨진 박왕자씨가 숙소인 비치호텔을 출발한 시간(11일 오전 4시 30분)과 북측이 밝힌 사망시간(11일 오전 4시 50분), 그리고 북측이 설명한 박씨의 동선이다.
또 다른 의혹은 '총성'이다.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현장 주변에서 들린 총성은 두 발이었다. 육안 부검 결과는 박씨는 두발의 총상을 입었는데, 북측 주장대로 도주 당시 경고 사격이 있었다면 적어도 3발 이상의 총성이 울렸어야 한다. 사전 경고 없이 바로 조준사격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총을 든 북한군이 제지 명령을 했는데도 박씨가 1km를 도주했다는 것도 석연치 않다. 특히 이전에도 박씨와 비슷한 경로로 군사통제구역에 진입한 김홍술 목사의 전례가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시간에 통제선을 넘는 경우 금강산 관광객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발포한 경위도 의문이다.
또 사건 발생 4시간 반이 지나서 현대 아산측에 통보한 것에 대해서도 북측은 납득할만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holysea6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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