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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군인이 말하는 북한 X파일’

by 바로요거 2008. 5. 20.

탈북자 군인이 말하는 북한 X파일’

 

김정일 호위부대 15만명 “암살 꿈도못꿔”

北 핵기지, 전기시설로 위장‥러시아 핵 기술자 3백명 이상 투입

임은향 기자

北, 비행기 이착륙가능 거대 지하요새 존재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동토의 땅 북녘을 녹인지 한 달여 만인 지난 3월28일, 서해상에 북한의 사거리 46km 미사일 3발이 발사됐다. 북한 내 통상적인 훈련의 일환이었다는 국방부의 발표에 따라 이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날 북한 일부지역에서 방공훈련이 함께 실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월)28일 서해상에 미사일이 발사된 비슷한 시각에 평안도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군과 민이 참여한 방공훈련이 있었다’며 ‘오전에 이어 저녁시간에도 사이렌을 울리며 훈련이 실시됐다는 점에서 근래 들어 매우 이래적인 일이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북한이 노동신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무려 49차례나 거론하며 ‘정치문외한’, ‘역도’ 등을 언급,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비핵화·개방3000’구상을 ‘반통일 선언’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北, 대북정책에 노골적 불만 표시

▲전 인민군 대위 박명호(좌)과 전 인민군 중위 임영선(우).     ©브레이크뉴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지난 510호 ‘탈북자 군인이 말하는 북한 X파일’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그동안 설로만 존재했던 북한의 군사기밀의 실체를 생생히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인터뷰를 가졌던 전 인민군 중위이자 9·24 사건의 중심이기도 했던 임영선씨와 20년 넘게 독재정권 속에서 인민군 대위를 지내던 박명호씨는 지난 1일 기자와 만나 최근 북한의 강경행보를 지켜보며 또다시 한반도에 냉전이 엄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자 :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하고 8년 만에 한국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북한의 어떤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보는가.

◎임 중위 : 북한은 12월부터 4월30일까지, 7월부터 10월30일까지 동계와 하계로 나뉘어 훈련을 실시한다. 이 군사훈련 막바지에 주로 농번기 전에 사격훈련이 있는데, 지금이 동계 사격훈련이 있을 시점이다. 통상적인 훈련일 것이라는 추측이 충분히 있을 수 있으나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비난을 가했다는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아마도 훈련을 가장, 남한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내부적으로도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한 엄포 사격으로 보여 진다.

◎기자 : 한국과 국제사회로부터 식량이 원활히 지원되고 있으나 북한은 여전히 도발을 일삼곤 한다.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박 대위 : 근본적인 원인은 다시 주민 통제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어느 국가라도 20년간 아무것도 손에 쥔 것이 없고 주민을 통제할 능력을 상실했을 때는 붕괴하기 마련이다. 수년간 군량미도 확보하지 못했고 주민들을 제제할 여력도 잃은 북한이 한국과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다시 주민 통제력을 키워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나라로 성장하고 말았다. 그리고 원하는 바가 있을 시 도발을 통해 엄포를 놓는 형식을 취하게 된 것이다. 사실 지난 20년간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려 애썼고, 스스로 붕괴될 위기에도 봉착했으나 한국과 국제사회가 주민들의 희망과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 꼴이 돼버렸다.

北 전쟁 대비, 비행기 이착륙 가능한 거대 지하기지 건설
지상 폭격에도 1년 이상 3년까지도 거뜬히 버틸 수 있어

◎기자 : 북한의 도발이 국제사회의 중대 사안으로 떠오르는 것은 핵 때문이다. 북한에 상용화할 수 있는 핵이 존재한다고 했는데 핵 기지에 대해 아는 바가 있는가.

◎임 중위 : 인민군 시절,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부대에 있었다. 직접 핵 기지 건설에 참여했던 것은 아니나, 군 동기가 원자력 사고로 연구소에 있던 친형이 죽었다며 장례를 치루고 왔다고 말해 핵 기지 존재를 알게 됐다. 기지에 사고가 발생하자 방사선 유출 막기 위해 한 대대가 뛰어들어 희생했다는 것이다. 이후 핵 기지 건설현장에 있는 인민군은 파란 견장을 달고 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 1993년도 이전, 북한의 핵 존재가 알려지기 전까지는 전기 생산을 위한 시설로 철저히 위장 하고 있었으며, 러시아 핵 기술자 300여명 정도가 투입되었던 것으로 안다.

지하기지에 ‘거대 비행장’ 존재

◎기자 : 북한에 비밀기지가 있다고 했는데, 남한으로 건너오기 직전까지 그곳의 자세한 상황을 알고 싶다.

◎임 중위 : 지하에서 비행장이 있다면 믿겠는가. 산 속 지하기지에 활주로가 건설되어 전투기가 이착륙할 수 있게 돼있다. 1993년에 귀순하여 한국 정부에 북한의 물자와 식량, 무기, 군사기지에 대해 진술한 바 있다. 당시 지하기지에 대해 말하니 아무도 믿지 못해하는 분위기였다. 지하본부의 실체는 실로 엄청나다. 예전에 한번 언급했듯이 전쟁이 일어나도 1년은 거뜬히 버틸 수 있는 식량과 물자가 땅 속에 묻혀있다. 인민군복에 필요한 단추를 만드는 물자부터 쇠를 녹이는 용광로까지, 전쟁과 생활에 필요한 것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돼있다. 이러한 북한 군사시설 상황을 진술하자 안기부(현 국가정보원)에서 국방부 예산을 통과시켜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대거 수입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기자 : 지하기지에 대해 자세히 알려 달라.

◎임 중위 : 북한은 1경제와 2경제로 나뉘는데, 1경제는 일반 민간산업, 2경제는 강철, 발전소와 같은 군수산업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1경제는 즉시 2경제로 전환되어 전투력을 키우게 되어 있다. 북한이 전쟁에 대비해 많은 전쟁물자들을 비축해놓은 것은 사실이나 남한이나 선진국에 비해 첨단기술이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지상 폭격 시 모든 기지들이 초토화될 것이 자명했다. 이후 김일성이 모든 기지들을 지하로 숨기기 시작했다. 전시 중 필요한 물자를 생산하기 위해 1경제와 2경제 시설을 갱도로 옮기는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1960년 일명 ‘갱도 전투준비’가 시작되어 비행기, 전차, 탱크, 포, 장갑차 등이 굴속으로 옮겨졌다. 지상이 폭격으로 휩쓸려도 지하나 산으로 위장된 갱도 안에 온갖 무기들과 식량, 그리고 전쟁 물자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1년 이상 3년까지도 거뜬히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식물까지 군으로 흘러들어”

◎기자 : 얼마 전 경제협력의 일환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지원됐던 쌀이 군량미로 유입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2006년 탈북 직전까지 군에서 한국 쌀을 먹어본 적이 있는가.

◎박 대위 : 10년간 한국에서 지원된 쌀을 먹으며 생활했다. 그런데 쌀만 군량미로 둔갑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무력부에 있을 때 한국에서 지원된 중급 쌀을 먹으며 생활하다가, 2004년 호위부로 발령이 나 황해도로 가니 한국의 상급 쌀과 부식물까지 먹을 수 있었다. 황해도의 호위총무부에서는 제주도에서 생산된 귤과 당근 등을 주요 부식물로 먹었다. 북한에도 당근이 있긴 하지만 맛도 없고 질겨 먹기 곤란한데, 한국의 당근은 연하고 수분도 많아서 맛있게 먹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기자 : 전 북한 인민군 간부로서 한국 군대를 보고 느낀 점이 있다면.

◎임 중위 : 현재 북한의 군 복무기간은 10년이다. 원래 의무기간이 14년이었는데 근래 10년으로 단축된 것이다. 한국은 몇 개월 안 되던 복무기간도 길다고 하며 18개월로 단축하자고 하는데 어찌 18개월과 120개월을 비교할 수 있겠는가. 과거 한국의 군대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어처구니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북한의 기초체력강화, 정신무장, 전투적인 훈련내용과 너무 비교됐기 때문이다. 북한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과거처럼 훈련을 하고 있진 못하지만 실전에 있어서 살인무기로 조련된 개개인의 의지와 전술 등은 한국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나 산으로 위장된 갱도 안에 온갖 무기들과 식량 · 전쟁 물자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 갖추고 전쟁 대비

 
북한은 전면 파업상태

◎기자 : 또 다시 북한에 대량아사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최근까지 북한 경제와 주민들의 생활에 대해 알려 달라.

◎박 대위 : 내가 탈북하기 전인 2006년까지 북한 전역은 파업상태였다. 그래서 20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은 90년대 중반까지 대량아사로 참혹할 지경이었다. 그 시기가 넘어가자 주민들이 보이콧을 불사해 협동농작에서 일하지 않기 시작했다. 노동으로 군량미를 납부하고 배급을 받는 체제를 거부, 스스로 살기 위한 몸부림이 시작된 것이다. 죽지 않기 위한 요령을 터득한 결과, 주민 배급이 없으니 자연히 당국의 간섭과 통제가 줄면서 주민들이 자생할 수 있는 여력이 마련됐다. 이후 주민들은 크게 태양팀, 두더지팀, 달리기팀으로 나뉘어 생활했다. 태양팀이란 하루종일 태양을 머리에 이어 앉아 장사를 한다고 붙여진 이름으로 장사꾼을 의미하고, 두더지팀이란 말 그대로 땅을 파서 먹고 사는 농사꾼, 달리기팀은 유통을 담당하는 주민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각자 자신의 노동터로 나가 열심히 일했고, 동시에 협동농작은 형편없는 수준으로 전락해 국가 식량고가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기자 : 참혹한 현실 속에서 주민 폭동이나 군사들의 대거 반란은 없었나.

◎박 대위 : 그런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저 불평불만을 가지고 살뿐 누구 하나 나서 폭동을 일으키거나 반란을 꿈꾸진 못했다. 북한 당국에서는 하루 동안 누가 무슨 말을 하고, 누구랑 어울리며, 무엇을 했는지 군사는 물론 주민들의 동향까지 철저하게 분석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이상한 기류가 흐르면 반드시 축출되곤 했다.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아까 말했듯이 무언의 군량미 불납 투쟁이었다. 과거 1960년대 말 평안남도에서 항쟁이 있었는데 북한 당국이 이를 폭동으로 간주하고 도시를 봉쇄해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시를 무장 점거하여 무력진압을 했던 것이 본보기가 되어 주민들이 반란을 시도하지 못했던 것 같다.

◎기자 : 임 중위의 9·24 사건을 포함해 김일성·김정일 암살 모의는 수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도 위 내용과 비슷한 이유에서인가.

◎임 중위 : 청와대 경호원은 수십에서 많게 수백 명 정도가 움직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북한의 호위부는 15만 명이다. 김정일이 움직일 때마다 한 대대가 함께 움직이고, 15만 군대가 김정일을 호위하며 300m 전방에 있는 관중을 향해 1:1 조준을 하고 있는데 암살이란 게 가능하겠는가. 이마에 땀이 나 손수건을 꺼내려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는 총 세례를 각오해야할 것이다. 암살을 모의할 수는 있으나 실행에 옮기기란 불가능한 게 현실이었다.

◎기자 : 남북 간에 냉기류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보다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새 정부를 바라보고 과거 대북정책과 비교,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해 달라.

◎임 중위 : 북한을 평범한 국가로 보면 안 된다. 여담으로 북한에서 소를 잡아먹으면 총살을 당한다. 왠지 아는가. 소가 전시동원물자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삶보다 오로지 전쟁과 무기를 통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이들은 국가가 아닌 조직폭력집단쯤으로 간주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 정부가 스스로 변화하게끔 기회를 주며 유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을 볼 때 당근만 주지 말고 채찍도 적절하게 활용해 흡수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남북한 주민들 간의 교류이다. 이제 통일부는 더 이상 존재의미가 없다. 정부차원에서의 지원과 교류보다 동독과 서독이 했던 것처럼 민간인들의 교류 물꼬를 터주는 것이 통일에 한 걸음 다가서는 길이며, 북한의 갈증을 해소시킬 유일한 방법이다.

취재/임은향 기자 ehssoato78@naver.com


 
“북한 인권문제 적극 대처해야 64.5%"

우리 국민 상당수는 새 정부에서 북한의 인권문제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이택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특수한 남북관계를 고려해 계속 소극적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2.4%에 그쳤고, 64.5%에 해당하는 국민들이 “인권문제는 인류 보편적 가치인만큼 국제사회와 공조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북한 인권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은 자유선진당 지지층이 88%(>5.3%)로 가장 많았고, 한나라당(68.5%>16.8%), 통합민주당(56.2%>31.9%)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민주노동당 지지층은 기존의 소극적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는 57.5%로 반대 의견(35.9%)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지역을 불문하고 국제사회와의 적극적 공조대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특히 부산/경남(77.4%>13.9%) 응답자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서울(73.5%>17.2%), 인천/경기(60.7%>26.8%), 대구/경북(60.4%>18.6%)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기존의 자세를 견지해야한다는 의견은 상대적으로 전북(55.7%>38.0%) 및 대전/충청(43.4%>32.5%) 지역에서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밖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은 40대(75.0%>18.1%)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30대(67.6%>18.3%), 50대 이상(63.3%>16.4%) 순이었고, 20대는 상대적으로 의견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51.5%>41.4%)

이 조사는 3월 4~5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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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1 [23:12] ⓒ브레이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