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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씬 더 강력한 지진의 ‘예고편’일 수도"

by 바로요거 2008. 5. 8.

"[자연재해 공포]훨씬 더 강력한 지진의 ‘예고편’일 수도"

동아일보 | 기사입력 2005.10.10 04:10

[동아일보]
2만6000여 명이 사망한 2003년 이란 남부 밤 시(市) 대지진, 지진해일(쓰나미)까지 겹쳐 무려 17만6000여 명이 희생된 2004년 남아시아 지진에 이어 이번에는 파키스탄-인도의 카슈미르 지역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8일 발생한 카슈미르 지진은 단지 시작일 뿐이며 이 지역에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참사 현장="최후의 심판 날이 온 것 같았다."

잿더미가 된 파키스탄 북부 산악지대 만세라 지역의 주민 파잘 엘라히 씨는 지진 발생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집이 무너지면서 부인과 동생이 숨졌고 중상을 당한 딸도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숨졌다며 울부짖었다.

파키스탄 동북부 지역 관리들은 "마을이 몽땅 쓸려 내려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이 지역이 폭 100km의 '건물 잔해의 바다'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10층, 19층짜리 아파트가 붕괴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본 수도 이슬라마바드 시민들도 공포에 질려 황급히 대피길에 올랐다.

장비 부족과 폭우로 구조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장비가 없어 막대기와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뒤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8일부터 카슈미르 지역에 폭우와 우박이 계속돼 구조작업이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길가에 방치된 이재민들이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현지 TV 방송이 전했다.

참사를 접한 세계 각국은 일제히 애도를 표시하며 피해 복구 지원을 약속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8일 "이번 참사는 가공할 비극"이라며 조의를 표한 뒤 "필요한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럽연합(EU)도 360만 달러의 긴급 복구자금 지원 의사를 밝혔다.

한국 정부는 10일 중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재난구호팀과 의약품, 텐트 등 구호물품을 보낼 방침이다.

▽잦은 지진의 원인=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남아시아 지역은 '판구조론(theory of technical plates)'으로 볼 때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곳이라 지질학자들이 오래전부터 강진을 경고해 왔다. '판구조론'은 거대한 지각을 형성하는 13개의 판이 지표와 지구 중심 핵 사이의 유연한 부분인 맨틀 위를 매우 느린 속도로 떠다니면서 서로 충돌하거나 하나의 판이 다른 판 아래로 들어가 융기하며 지진, 화산을 만들어낸다는 이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은 인도판이 1년에 5cm씩 동북쪽으로 이동해 유라시아판 밑을 파고들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양 지각판이 만나는 히말라야 단층에서 끊임없이 충돌이 발생하며 에너지가 축적되다가 일시에 분출돼 대형 지진이 발생한다는 것. 실제로 2001년 인도 구자라트 주에서 리히터 규모 7.9의 강진이 발생하는 등 이 지역에서는 대형 지진이 잇따랐다. 지진해일을 만들어낸 남아시아 지진도 인도-호주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면서 환태평양 지진대의 인도네시아 안다만 단층에 균열을 일으켜 발생했다.

또 일본 기상청의 한 전문가는 이번 지진의 진원이 지하 10km로 상대적으로 지표면에 가까워 피해 규모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학자들은 이번 지진 뒤에도 더욱 강력한 지진이 이 지역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인구가 밀집한 갠지스 평야의 도시 지역에서 발생할 경우 사망자가 100만 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슬라마바드=외신 종합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파키스탄 지진참사] 사망 4만명중 절반이 어린이

서울신문 | 기사입력 2005.10.11 08:50

[서울신문]파키스탄 강진 발생 사흘째인 10일 희생자가 3만∼4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줄리아 레버튼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대변인과 익명의 정부 고위 관리가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또 늦어지고 있는 구호작업에 분개한 주민들이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행정 수도 무자파라바드에선 약탈자들과 이들을 막으려는 상점 주인들이 충돌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인도령 카슈미르에서는 무장세력이 이날 낮 구호팀에 총격을 가해 생존자 수색 및 구호 작업을 방해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여진 공포에 수천명 대피 소동
1만 1000여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무자파라바드와 발라코트로 통하는 2개 도로가 다시 열려 구조대와 장비, 구호품을 실은 트럭들이 이들 지역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사망자 수를 놓고 파키스탄 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중앙 정부는 9일 1만 9000명이 희생됐다고 밝힌 반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정부는 이날 사망자가 3만명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들은 복수의 정부 관리 말을 인용해 이번 지진 희생자가 4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레버튼 대변인은 "특히 어린이들이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죽거나 다친 주민 중 절반은 어린이"라고 말했다.

인도령 카슈미르 주도인 스리나가르에선 이날 새벽 한 모스크의 확성기에서 대형 여진이 강타할 것이라는 내용이 방송돼 수천명이 혼비백산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또다른 지진이 온다는 유언비어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많은 주민들은 이틀 동안 120회 이어진 여진 공포로 밤을 지샜다고 BBC가 전했다.

"건물 잔해서 울음소리 계속"
학교 건물 3채가 무너진 파키스탄 북서쪽 접경 도시 발라코트에서는 모두 1000여명의 학생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 구조대가 꾸려져 부모들의 울부짖음 속에서 매몰 현장을 파헤치고 있으나 장비가 없어 맨손으로 잔해 더미를 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경찰은 "내가 꺼낸 시신만 50구"라며 "건물 속에서 어린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우자이르 모하메드 쿠레시(17)는 "친구 1명과 무너지는 교실을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부모와 할머니가 집이 무너지면서 모두 죽어 갈 곳이 없다."고 망연자실해 했다. 그는 "차라리 아버지가 살고 내가 죽었더라면…"이라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재민 200만∼300만명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피해 지역에 구호 물자와 장비를 실어나를 화물 헬리콥터가 필요하다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남아시아계 이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영국 정부는 8일 1차 수색팀 파견에 이어 9일에도 소방대원, 구호단체 요원 등 70명으로 구성된 2차팀을 보냈다. 영국내 이슬람단체들도 수십만파운드 지원을 약속했다. 지진 경험이 많은 일본도 전문 인력 50명으로 구성된 구조팀을 보냈다.

중국 외교부는 620만달러와 함께 지진학자와 의료진을 파키스탄에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9일 회원국간 '정치적 합의'에 따라 360만유로의 1차 구호금을 이른 시일안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얀 에겔란트 유엔 인도지원 담당 사무차장은 "이재민이 200만∼300만명에 달할 수 있으며 이재민들이 겨울을 보낼 수 있는 텐트와 식수, 위생도구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처음 10만달러에서 5000만달러로 지원액을 크게 증액했다. 세계은행은 파키스탄에 2000만달러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000만달러를 보내기로 했다.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는 각국이 '원조 경쟁'을 벌이기보다 구호 내용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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