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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곡물 파동과 한·미 FTA

by 바로요거 2008. 3. 15.

 

[사설]세계적 곡물 파동과 한·미 FTA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03.04 18:19 | 최종수정 2008.03.04 18:19

 

밀, 콩, 옥수수 등 농산물 가격이 치솟고 있다. 세계적인 애그플레이션(농업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확산에 따른 것이다. 국제 기준가 역할을 하는 태국의 쌀 가격은 지난주 20년 만에 처음으로 당 500달러대로 올라섰다. 콩과 옥수수 가격도 사상 최고치였고 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지난해 곡물 수확량이 크게 줄어 재고량이 세계적으로 감소했다. 중국 등 브릭스 국가의 육류 소비 증가에 따라 사료용 곡물 수요도 크게 늘었다. 미국은 고유가 대책으로 바이오에탄올 생산을 대폭 늘려 옥수수 가격을 뛰게 했다. 바이오 연료 재료인 옥수수 재배면적 증가로 밀, 대두의 경작지가 줄었다. 이는 다시 곡물시장에 영향을 준다.

식량자원주의는 애그플레이션의 원인이자 결과다. 주요 곡물 수출국들은 수출제한 조치로 식량을 무기화할 조짐까지 보인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이 곡물에 대한 수출관세 인상 등 조치에 나섰다. 이는 식량산업을 보호 육성해야 한다는 '식량안보'의 당위성을 다시 일깨운다. 그러나 식량안보에 관한 한 한국은 포기의 길을 걸어왔다. 단순한 무역의 비교우위론에 입각해서다. 그 결과 한국은 세계 5위 곡물수입국이며 곡물자급률은 28%로 떨어졌다. 그나마 자급률이 100% 가까운 쌀을 제외하면 5% 선이다. 곡물재고율도 세계식량농업기구가 식량안보라는 기준에서 제시한 18~19%에 훨씬 못 미친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에는 이렇다 할 대책이 없어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이런 상태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농산물 시장 개방이 확대되면 식량자급률은 더욱 추락할 것이다. 농민들은 이를 식량안보와 농업기반의 포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농사도 상품으로서 경쟁력이 없으면 더 못 짓는다"는 논리로 한·미 FTA를 강행했다. 그와 당선인 시절의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FTA를 자화자찬하며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의기투합했다. 우리는 한·미 FTA의 허다한 문제점들을 누차 지적한 바 있다. 이번 곡물 파동은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그 비준에 신중을 기해야 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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