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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대세 흐름 읽기/천지공사天地公事

요동치는 개벽의 땅 한반도...북한 핵실험 문제

by 바로요거 2008. 1. 15.


10월9일 북한은 핵실험을 전격 강행했다. 전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실험의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 있다. 미국 측에서는 실험의 의미 를 애써 축소하려고 한다. 핵보유 사실을 인정하는 자체가‘불량국가’북한의 위협에 대한 양보로 비쳐질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존립 근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여타‘핵클럽’국가들도 우려하기는 마찬가지다. 핵무장에 대한 독점권이 훼손되고 중소 국가들로까지 핵이 확산된다면 2차대전 이후 확립된‘국제적 신분질서’가 크게 위협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봉건시대 일본의‘사무라이’라면 천민들마저 칼을 차고‘ 으스대는’모습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있겠는가.
러시아는 북한의 핵보유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물론 실험의 규모와 수준을 과소평가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 핵무기의 존재마저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제적 공인 여부를 떠나 북한의 핵보유는 기정사실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실험의 원인과 배경

위험한 승부수를 던진 북한
부시는 핵실험 이후 새로운‘레드라인(금지선)’을 설정했다. 핵보유를 암묵적으로 전제한 상태에서 핵무기와 핵물질의 타 지역 이전만큼은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등을통해 철저히 규제하겠다는 내용이다. 10월14일 유엔안보리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군사적 제재 항목은 빠졌지만, 장거리 미사일 발사때의 권고안과 비교할 때 훨씬 강력한 제재 내용이다. 이 대목에서 의문이 떠오른다. 북한은 이러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왜 이처럼 위험한 도박에 승부수를 던졌을까? 지금까지 북한은 미국에게 다음 사항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첫째, 북미 간의 여러 현안들을 양측의 직접 대화를 통해‘포괄적’으로 풀어나가자.
둘째, 미측이 각종 제재, 선제공격과 체제전복 기도 등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한다면, ‘비핵화’에 적극 동참하겠다.
셋째, 그러나 비핵화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이러한 요구는 적어도 2000년까지 대북 협상을 중시했던 클린턴 행정부에게 먹혀들었다. 그러나 부시가 집권하고 2001년 9.11사태가 터지면서 상황은 꼬이기 시작한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을‘악의축’, ‘폭력의 전초기지’, ‘불량국가’등으로 지칭하면서 본격적인‘북한 죽이기’에 나섰다.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 맺었던 협약들이 휴지조각이 되었다. 북한은 또 한 차례‘벼랑끝 전술’을 펼치면서‘장거리 미사일과 핵’으로 응수했다.

북한의 군사력 열세를 단번에 뒤집는 핵과 미사일
북한은 왜 이토록 핵과 장거리 미사일에 집착할까? 북한은 남한과의 재래식 군비경쟁에서이미 패배했다. 80년대 이후 남북 간의 군비경쟁에서 남한은 급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우위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남한의 국방비는 최소한 북한의 4배에 달하며, 군사력은 세계 8∼9위에‘랭크’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물론 양적 숫적 면에서 북한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라크전에서도 경험했듯이 현대전의 승부는 머릿수나 댓수가 아니라 항공, 우주, 정보, 전자, 유도탄과 빛이라는 최첨단 과학기술력으로 판가름된다. 북한은 지속적인 경제난으로 에너지 부족에 시달린 지 오래다. 기름 부족으로 조종사들의 연습비행조차 거의 중단된 상태며, 지상군의 기동력 또한 현저히 약화되었다. 최근 럼스펠드가 확인했듯이 재래식 무기로만 보면,‘ 대북 전쟁억지력은 북한 GDP의 35∼40배 수준에 이르는 남한의 단독 군사력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남한에는 세계 최강의 미군까지 가세하고 있지 않은가.

 

체제유지의 유일한 수단, 핵
부시 행정부는‘악의 축’북한을 대화상대로 조차 인정하기를 꺼린다. 선악 이분법에 따라 악의 세력은 영원히 제거해야 할 대상일 뿐, 협력과 화해의 대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부시가 추진하는 대북 정책의 궁극 목표는‘체제전복’에 있다. 6자회담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오히려 강화해 온 것도 이런 강공책과 맞물려 있다. 물론 이라크에 발이 묶여 있는 미국으로서는 지금 당장 북한을 공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 제재, 군사적 압박, 국제적 고립화가 지속된다면, 북한 사회는 내부적으로 붕괴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미국의 기습 선제공격과 남한의 흡수통일에 따른 체제붕괴다. 막다른 벽에 몰린 쥐가 고양이 를 공격하듯이, 동물적인 두려움과 초조함이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 개발로 내몰게 한 배경이다.
이와 더불어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북한 내부의 정치적 상황이다. 북한 기득권 집단의핵심세력인 군부는 개방과 화해 분위기를 반길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온건파들이 추진해 온 개방과 화해 정책이‘부메랑’이 되어 자신들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군을 최우선시하는 이른바‘선군정치’, ‘강성대국’정책은 군부의 입김을 그대로 반영한다.군부의 이처럼 막강한 영향력이 미사일과 핵실험 같은 군사적 도발과 과잉 대응으로 치달리게 하는 요인이다. 또한 장기적인 식량난 경제난으로 북한 주민들 사이에는 불만이 팽배해있다. 핵실험은 전쟁 위기를 고조시킴으로써 내부 분열을 막고 주민의 힘을 하나로 결집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이전을 두려워 하는 미국
다른 한편, 핵과 장거리 미사일 문제에 미국이 신경과민의 반응을 드러내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유일 초강대국이다. 미국의 세계지배는 경제력, 과학기술, 문화적 저력과 더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군사력에 기초한다. 미국의 국방비는 나머지 9개 군사강국들이 지출하는 국방비 총액과 맞먹는다. 미국은 공지전(Airland Battle) 2000 전략에서 밝히고 있듯이‘유사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언제 어디서든 싸워 이길 수 있는 능력을 항시 보유하고자’한다. 여기에는 당연히 재래식 무기 또는핵에 의한 선제공격도 포함된다. 그러나 핵과 장거리 미사일 보유국들에 대해서는 함부로 선제 공격을 감행할 수가 없다. 보복공격이 두렵기 때문이다.
군사적 위협이나 선제공격이 먹혀들지 않는다면, 미국의 패권적 지위는 약화될 수밖 에 없다. 그렇기에 미국은 한편 미사일방어(MD) 체계를 통해 적국의 공격력을 무력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다른 한편 중소 국가들에 대해서는 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이나 이전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남한에게는 현재 300km 이하의 미사일 개발만 허용되며, 핵개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아래 철저히 규제되고 있다.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동 지역에 대한 핵과 미사일 (및 기술) 이전이다. 이 지역 이슬람 국가들이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다면,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역 패권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것이다. 이와 함께 석유 자원에 대한 독점적 지위도 위협받게 될 것이다.
 

핵실험 이후의 상황 전개와 전망

동북아‘핵 도미노’현상과 군비경쟁 심화
그렇다면 북한의 핵실험은 앞으로 동북아 국제질서의 전개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핵실험은 그렇지 않아도 불안하던 동북아 질서에 또 한 차례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 충격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며, 앞으로 어떤 변화를 초래할 것인가?
북한의 핵보유는 무엇보다 동북아 지역에서‘핵 도미노’를 부추기게 될 것이다. 현재 북한외에도 30여 개 국가가 중단기적으로 핵무기 개발이 가능하다. 특히 일본, 독일, 브라질, 대만 그리고 남한은 초 단시일 내에 핵보유가 가능한 나라로 분류된다. 웬만한 수준의 핵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면, 핵무기 개발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핵무기 개발 기술은 이미 60년이나 지난 기술이 아닌가.
남한은 80년대‘비핵화선언’으로 핵물질의 재처리와 저장마저 포기했다. 반면, 일본은 이미 40여 톤에 이르는 플로토늄을 확보한 상태다. ‘미국이 허락한다면’이란 단서가 붙지만, 최단기간에 핵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국가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한 북한 핵실험에 고무된 대만도 가만있지 않을것이다. 대만은 베이징을 사정권에 두는 장거리 미사일 배치를 이미 완료했다. 이렇게 되면 중국 또한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핵폐기가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동북아 전 지역이 핵무장과 군비경쟁의 화염에 휩싸일 것이다.
중국이 북핵 문제를 예의주시하면서 과거와는 달리 유엔의 제재에 동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요구하는 적극적인제재에 동참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만약 군사적 긴장과 경제 봉쇄 등으로 북한 체제가 붕괴할 경우, 난민 문제, 미일 연합군의 북한 점령 등 중국은 자신의 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경제성장에 주력하고자 하는 중국으로서는 북한이라는 완충지대가 사라지고 군사적으로 미국과 직접 대치하는 상황이야말로 가장 피하고 싶은 최악의 시나리오일 것이다.
 

군사강국 꿈꾸는 일본
일본의 극우 세력은 북핵 위기로 호기를 만난 듯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핵무장과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론이 대두하면서‘보통국가’로 화려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심지어 남한의 핵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길을 보낸다. 핵무장 정당화를 위한 수순은 아닐까. 일본은 미국과 ‘일심동체’가 되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일본은 한반도 사태에 군사적으로 깊숙이 개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미국은 이번 기회에 일본을 앞세워 대북 및 대중국 견제 및 포위전략에 박차를 가하려고 할 것이다. 오랑캐로써 오랑캐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악역과 거기에 드는 비용은‘동북아의 충견(忠犬)’일본에게 맡기고 미국은 뒤에서 실익을 챙기자는 속셈이다. 반면 일본은 이번 기회에 경제대국에서 군사강국으로 발돋움 함으로써 지역 패권과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할 것이다.


갈피 못잡는 남한
북한 핵실험으로 가장 난처해진 것은 남한정부다. 그 동안 동북아와 북미 관계에서 중재 역할을 견지하고자 했던 다자주의 외교, 자주외교가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북한의 강경책으로 남한의 외교적 운신(運身)의 폭이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은 핵실험으로 강화된 대결 구도에서 남한이 자신들 편에 서주기를 요구한다. 비록 북한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과 적대 정책이 전쟁으로 비화할지라도. 앞으로 금강산과 개성 공단 문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일부 인사들은 이 사업을 당장 걷어치우고 미일과 더불어 대북 제재에 앞장서라며 정부를 몰아세운다.
그러나 경쟁력을 상실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도 남북 긴장관계가 해소되어 가급적 빨리 북한에 진출하기를 바란다. 여기에 북핵 실험은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했다. 만약 전쟁이 나면 결과는 너무나 뻔하지 않은가.수백 수천만이 죽거나 다치고 경제는 반세기이상을 후퇴할 것이다. 또 다시 반(半)식민지 상태로 전락하여 - 이번에는 미일이라는 -‘두 주인’을 섬겨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북핵사태의 세 가지 시나리오
앞으로 북핵 사태가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누구도 단언하기 힘들다. 동북아의 상황이 그만큼 복잡 미묘하며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최선과 최악, 양 극단을 포함해 다음과 같은 세가지 시나리오가 모두 가능하다.

첫째, 94년 북핵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북미간의 직접 협상이 다시 열려 극적 타결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남북간 화해 협력의 물꼬가 트여 오히려 평화통일을 앞당기는데 기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부시가 호락호락 양보하리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부시가 바라는 것은 북한의‘백기 항복’이기 때문이다. 11월에 있을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북핵사태로 미국 내에서조차 부시의 대북 강압 정책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그러나 평화를 향한 우리의 바램과 냉혹한 현실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기대가 크면 클수록 현실에 의한 실망과 좌절 또한 클 것이다.

둘째,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인도와 파키스탄의 선례에 따라 기정사실로 인정하는 경우다.설사 북이 핵을 보유한들 미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은 되지 못한다. 미국은 오히려 북핵으로 야기된 긴장과 위기를 이용해 각종 첨단무기를 팔아먹을 수 있고, 남한을 중국과 북한으로부터 떼어놓을 수 있는 호기로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의 핵보유가 공인될 경우 남한은 새로운 선택 기로에 서게 된다. 북과 마찬가지로 핵주권을 되찾아 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인가? 미국의 ‘핵우산’에 의지함으로써‘한반도 비핵화’를 사실상 포기해야 할 것인가? 미국은 한반도에 또 다시 핵무기를 들여올 것인가? 중국과 러시아는 가만 있을까? 어떤 경우든 해법 찾기가 매우 어려워 보인다.

셋째, 우리로서는 가장 피하고 싶은 전쟁 시나리오다. 미일의 해상검색이나 봉쇄로 인해 북한 측의 보복 공격과 국지적인 제한전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한반도의 상황은 예측을 불허한다. 아무리 조그만 군사적 충돌이라도 일촉즉발의 큰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북한 핵시설 등에 대한‘정밀폭격’등 미국의 기습 선제공격이다. 북한이 가만있을 리 만무하다. 휴전선으로부터 수 만발의 미사일과 장사정포가 서울을 향해 불을 뿜을 것이다. 아니면 핵이나 생화학 무기를 탑재한 대포동 미사일이 일본과 오끼나와를 향해 날아갈 것인가.

 

다시 요동치는 개벽의 땅, 한반도

한반도는 동북아 국제질서의 중심축과도 같다. 4대 강국의 이해관계가 이 지역에서 복잡하게 얽히고 날카롭게 대립하면서 호각지제(互角之勢)의 세력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력균형은 그러나 매우 불안정해 보인다. 유럽 지역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유럽공동체(EU)와 같이 다자간 안보 및 경제통합 체제가 마련돼 있다. 반면 동북아 지역에는 집단적인 안보 체제나 경제적협력체제가 전무한 실정이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적대적인 양대 세력이 - 아무런 안전장치나 견제장치도 없이 - 불안한 세력균형을이루며 위태로운‘파워게임’을 진행하고 있을뿐이다. 한반도와 주변 강대국들의 세력균형은 너무나 불안정하여 미묘한 충격에도 힘의‘밸런스’를 잃고 폭발할 위험성을 늘 안고 있다. 돌발적인 사건으로 한반도에서 중대한 변화가 시작되어 중심축이 흔들릴 경우, 주변 4대강국, 나아가 전 지구적 세력질서가 걷잡을 수 없이 동요하게 된다. 이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펼쳐진 지난 100여 년의 현대사가 증명해 주는 사실이다. 갑오 농민봉기가 청일전쟁, 나아가 러일전쟁의 원인이 되었으며, 해방 이후 민족 내부의 좌우 분열 대립이 - 강대국들을 두패로 나뉘어 격돌케 한 - 한국전쟁 발발과 이후 냉전 지속의 주요 원인들 가운데 하나였음을 상기해 보라. 지난 반세기 남북 대립의 역사를 돌이켜 볼때, 남북 간에는 외적 내적 요인으로 인해 긴장-대결과 화해-협력이라는 두 국면이 번갈아 가며 찾아왔다. 94년 전쟁위기로까지 치달리던 북핵위기가 제네바 협상을 통해 극적으로 타결되자 새로운 화해와 협력의 시대가 열렸다. 그것은 6.15남북공동선언으로까지 발전했다. 우리 모두 곧 통일이 성사될 것처럼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평화통일의 과정은 험난하고 더디기만 했다. 2005년 6자회담에서 우여곡절 끝에 합의된 9.19 공동선언으로 북핵 위기가 극복된 듯 보였다. 그러나 평화와 통일의 염원은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과 북한의 핵실험으로 너무도 빨리 무산되었다.이제 지금까지와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새로운 긴장과 대결 국면이 시작되려는 참이다.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가? 우리 민족의 현대사는 왜 이처럼 꼬이기만 하는 것일까?
 

천지 불기운을 묻는 화둔공사
100여 년전 증산 상제님은 이 땅에서 천지공사를 기획하고 집행하셨다. 천지공사는 일차적으로 해원(解寃)을 목적으로 하며, 궁극적으로는 이 세상에 상생의 새로운 질서를 펼치기 위함이다. 해원이란 선천 오만년 그 기나긴 세월 하늘과 땅 사이에 쌓이고 쌓여 폭발지경에 이른 원한의 불기운을 해소하는 일이다. 원한의 불기운은 유형 무형의 살기(殺氣)로 모습을 드러낸다. 핵을 포함한 각종 무기, 살육과 파괴를 부추기는 각종 제도와 장치가 유형의 살기라면, 인간과 그 집단의 무의식 깊이 도사리고 있는 파괴와 공격 욕구가 무형의 살기에 해당한다. 이 세상은 이러한 유형 무형의 살기로 불타오르고 있다. 이 불을 방치한다면, 문명 전체, 지구 전체가 폭발해버릴지도 모른다. 불을 꺼야 한다. 시급히 꺼야 한다. 그러나 세상을 온통 집어삼킬 듯 타오르는 불길을 간단히 밟아 끌 수는 없다. 섣불리 불을 끄려 들다가는 오히려 불을 키울 뿐이다.불은 끄는 것이 아니라 다스려야 한다. 큰 독(毒)을 작은 독으로써 다스리듯, 큰 불을 작은 불로써 다스려야 한다. 들불이 번질 때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서 맞불을 놓아 불길을 잡는다. 바로 여기에 화둔의 정신과 원리가 숨어 있다. 화둔(火遁)이란 글자 그대로 불기운, 천지의 불기운을 묻는 것이다. 유형 무형의 살기를 제어하여 마침내 영원히 제거하는 일이다. 구체적으로‘작은 전쟁’을 통해‘큰 전쟁’을 종식시키는 일이다. 이제 개벽기를 맞아 천지 불기운을 끄기 위한‘작은 전쟁’이 인류 문명사의 대미(大尾)를 장식하며 한반도에서 터져나오려는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 ‘ 남북 상씨름’이라 이름 붙여진 이 전쟁은 상극과 원한으로 얼룩진 인류 역사의 비극과 고통을 마감하는 마지막 전쟁이 될 것이다. 북한 핵실험이야말로 남북 상씨름이 막바지 전환점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뚜렷한 징표가 아닐까. 주의 깊게 살피라, 그리하여 신중히 대비하라! 낡은 세계가 마감되고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개벽의 땅, 한반도가 마지막 요동을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