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나는 다 잊어버린 걸까?
어릴 적 보던 세상들을.
그리고 세상에 대한 나의 생각들을.
머리로만 이해하려 하고,
눈으로만 보려고 하는
지금의 나는
아마도 잊고 있었나 보다.
‘요정들은 있다.’ 라고 믿던 그 때 그 시절을….
피터팬을 꿈꾸던 한 소녀
피터팬을 꿈꾸는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소녀는 하늘이 너∼무 좋아서 피터팬이 되기를 매일 밤 꿈꿉니다. 어른들은 말합니다. 피터팬은 될 수 없는 거라고. 하지만 소녀는 매일 밤 기도했습니다. 꼭! 자신은 피터팬이 되어야만 한다고.
하루, 한달, 1년 .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소녀도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소녀는 기도하는 것을 까먹어 버렸습니다.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되면서 소녀는 자신의 꿈이 피터팬이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립니다. 이제 소녀의 마음조차 어른이 되어버린 걸까요?
소녀 21살, 다시 피터팬에게
반복되는 삶 속에서 ‘나’를 본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하루하루 바쁜 생활 속에서 사람들은 살아가고 살아온다. 많은 사람들과 바쁜 업무 속에서 느끼는 허무, 너무도 적막한 공간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
건조하단다.
허무, 외로움, 건조
모두 삶에 의문을 제시하게 만든다.
Who Are You?
스스로에게 묻는다.
질문 후의 정적.
마음이 너무 시리다.
피터팬! 피터팬! 내말 들리니? 들려?
훔∼ 나도 이제 어른이 되려나봐. 너도 잊어버리고 자꾸만 어른들이 하는 생각을 하네. 정말 그러기 싫었는데. 내가 그 동안 찾지 않아 섭섭했지? 너도 다를 게 없는 애였구나 하는 생각에 실망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미안해. 제멋대로 어른이 돼버려서.
실은 나, 누군가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어른들은 또 내가 “(어른들이 생각하는)쓸데없는 생각”들로 시간낭비 한다고 생각할거야. 그래서 너무 답답해. 꼭 임금님의 당나귀 귀를 보고도 말 못하는 동화 속 주인공처럼 말야.
(피터팬이 고개를 끄덕이며 소녀의 어깨를 도닥거린다.)
역시 넌 나를 이해해 줄줄 알았어. 아, 다행이다. 정말 누군가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거든.
피터, 사람들은 말야. 수많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웃고 떠들다 문득 허무, 외로움들을 곧잘 느낀대. 함께해서 행복하지만, 끝내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 .
텅빔 .
응? 그럴 땐 하늘을 날라고?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그런데 사람들은 너처럼 늘 행복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지 않은 걸. 나도 마찬가지고. 팅커벨이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요정가루를 뿌려준대도 잠시뿐인 거잖아. 불행한 생각을 한다면 말야.
사람들은 왜 너처럼 늘 행복하지 못한 걸까? 그리고 우리 모두는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를 향해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이런 물음에 자유로울 수 있다면 우리는 깨어있는 삶을 살며 어떤 어려움과 힘듦도 이겨내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살 수 있을 텐데. 그지?∼
소녀가 발견한 책 한 권
그런데 말야, 피터∼ 텅빔, 외로움. 이런 마음들을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도 느끼셨나봐. 그래서 그걸 풀기 위한 여행을 시작하셨지. 스스로에 대한 의문과 우리가 꿈꾸고 살아가는 대자연에 대한 궁금증의 끝에서 종교, 과학, 철학이라는 세 가지 악기로 박자를 맞추며 의문의 고리를 풀려고 노력하셨단다. 하지만 함께 연주한다는 게 혼자서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니. 서로 조화를 이루려면 지휘자가 필요하잖아. 그래. 지휘자! 그럼 지휘자는 누구일까? 그리고 무엇일까?
히힛~
나, 그 지휘자를 찾은 거 같애. ^^ v
어떤 책 한 권을 읽었는데 이 책은 지금까지의 모든 종교와 과학, 철학을 집대성해서 통일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야. 그래서인지 나는 이 책의 방대한 자료에 압도당해버렸어.
세간에는 종교서로 분류해버리지만, 이 책을 보면 단순한 종교서적이 아니란 걸 너도 알게 될 거야. 특히 저자는 맹목적인 믿음에 대해 크게 경계하고 있어. 이성과 감성을 아울러 종교, 철학, 과학을 넘나들며 모든 것을 묶어 보는 통관으로 일정한 규칙과 공통점을 발견해서 설파하는 이 책의 노련함에 나는 경이로움을 감출 수가 없었단다.
우리는 자연 속에서 모든 것을 영위해가고 있지. 때문에 자연을 벗어난 우리의 삶은 상상할 수 없단다. 따라서 우리의 삶과 문명의 문제는 자연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해야만 할 거야. 저자는 이런 자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의사가운을 걸치고 자연과 인간을 진찰하는데, 지금까지는 우주1년의 선천 상극질서로써 문명과 문명, 인간과 인간 사이에 상호경쟁과 격렬한 대립을 야기하며 온갖 시비와 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최종 결론을 내리지.
여기서 우리는 앞서 말했던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지금은 상극에서 상생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하추교역기로서 깨어있는 진리의식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되는 때라고 해. 그런데 이때는 어떤 종교나 가치, 시비, 선악, 도덕이나 인간의 자유의지와는 전혀 무관한 대자연의 질서가 바뀌는 대변혁기라고 할 수 있지.
무섭다고?
그래. 하지만 고름이 터져야만 새살이 돋아날 수 있듯이 이러한 대변혁 또한 자연 스스로 나아지려는 정화과정인 거야.
여기서 잠시 개벽의 의미를 좀 더 살펴보자. 개벽이란 자연의 질서에 따라 만물이 끊임없이 변화하며 새 질서로 열려나간다고 저자는 정의하는데, 이 말뜻을 가만히 음미해보면 직선시간관에 얽혀있는 종말론적 미래관이 아니라 나선형 순환시간관으로 발전, 도약하기 때문에 희망의 새 빛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렇다면 가을 개벽기에 놓인 인류구원의 법방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겠지?
진찰을 하고 처방을 놓는 의사처럼 3부와 5부를 저자는 처방전으로 제시하고 있단다. 그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3부에서는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의 우주원리로 우주의 주재자 하느님께서 대개벽기 인류를 건지기 위해 ‘천지공사’를 보시고 다녀가셨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아, 천지공사가 뭐냐고?
오늘날 상극의 질서 속에서 하늘과 땅, 사람, 모두가 깊게 병들었다는 걸 우린 느낄 수 있을 거야. 이런 상극의 질서를 끝맺는 우주의 가을철을 맞아 인간으로 오신 우주 주재자 상제님께서(동양에서는 예부터 우주의 주재자 하느님을 ‘상제님’이라 일컬어왔어) 인간과 신명을 데리고 하늘, 땅, 사람을 모두 뜯어고치신 대개벽공사이자 하느님이 직접 기획하신 가을우주 통일문명의 설계도이자 청사진이란다.
그리고 5부에서는 괴질병겁을 극복할 태을주와 의통전수에 관해 상세히 설명해두고 있어.
새로운 세상을 보다
이쯤에서 넌 나에게, 이 책의 내용에 의심을 던지진 않았나 궁금하겠지? 당연히 던져보았지∼. 하지만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한 깊은 철학적 성찰과 역사의 이면, 이를 뒷받침하는 수많은 양의 실증적 증빙자료들로 나를 이내 KO패 시켜버렸단다 ^^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나’자신을 되돌아볼 수밖에 없었어. 그리고 깨달았지. ‘나는 철저하게 무지했구나’라는 걸.
하루하루 살아가며 세상사에 의문을 품긴 했지만 그 근본을 보진 못 했던 거야. 순환하는 자연이법에 따라 인간의 삶도 변화한다는 그 간단하고도 단순한 사실을 외면한 채 살아 온 나였으니까.
이 책은 이렇게 나에게 세상을 새롭게 보라고 충고하고 있어. 때문에 책을 한장 한장 넘길수록 나의 인식체계를 (이 책의 주제어인)‘개벽’ 할 수밖에 없었단다. 그게 때론 너무 힘들어서 책을 덮고 싶기도 했지만, 본론으로 들어가려는 우리에게 말했던 저자의 당부,
“독자들은 본서를 통해 무엇보다 진리의 근본 틀을 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슴으로 사무치게 느끼면서 읽어야 한다. … 천지 대도를 구하는 도서는 자연의 마음(道心)으로, 고독한 마음으로 집중해서 정독해야 한다.”
이런 세심한 배려 때문일까? 나는 책의 흐름을 놓칠 때면 다시금 이 문구를 되새겼단다.
(피터팬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응, 그래 알았어. 그런 눈으로 보지마^^a 솔직히 읽다가 지쳐 덮어버리고 누워버렸던 적도 쬐∼끔 있었지. 하하하 *^^*
아무튼 이 책을 통해서 난 두 가지 크게 깨달은 게 있어. 한마디로 세상을 보는 시야의 확대와 ‘나’ 자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라 할 수 있는데, 내가 서양적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단다. 때문에 서양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일관했다는 것도.
“우리가 어떤 종교를 신앙하고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든지 반드시 자기 존재의 근본인 조상의 뿌리와 민족의 시원, 그리고 그들이 어떤 정신세계에서 살다 갔는가 하는 민족의 정통성을 명백하게 알아야만 한다. 그것이 자기 존재의 본질을 알고 자신을 완성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선결해야 할 요건이다. 역사의 근본을 알면 아무리 작은 개인이라도 자신이 ‘역사적인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개벽 실제상황』 190쪽)
난, 내 삶의 바탕에는 무수한 선령들의 희생이 있다는 걸, 나는 그 숱한 역사의 증거요, 그들의 꿈을 이루고 새 역사를 만드는 주인공임을 기억해야 한다는 저자의 충고에 고개를 떨구고 눈물 흘릴 수밖에 없었어.
너도 알잖아. 어릴 적부터 난 피터팬이 되기를 꿈꾸었는다는 걸.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너의 파란눈과 금발머릿결도 동경해 버렸나봐. 하지만 이젠 알아. 나는 대한민국인이고, 대한민국인이라는 이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도.
그래서 이제 난 피터팬이 되기를 포기했단다. 그렇다고 너무 섭섭해 하진 마. 피터^^a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다른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이 되기로 결심했어. 그때서야 나도 너처럼 진정한 행복으로 가득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럼 나도 언젠가 너처럼 하늘을 날 수 있겠지? 그때까지 기다려 줄 거지?
(피터팬이 빙긋 웃는다) 역시 너라면 날 이해해 줄줄 알았다니까. 꼭 우주의 1급 비밀을 알아버린 듯한 이 떨림. 꼭 너랑 나랑 공범이 된 기분이다. 그지?
P.S.
아, 이 책 제목을 말 안 했구나.
『개벽, 실제상황』
제목이 너무 무섭다고? 응! 나도 이 책을 손에 들고 가슴이 무척 뛰었어. 그런데 우리 어른들은 아무렇지 않은가봐.
꿈을 잃지 않은 어른으로
우주의 대변화.
소녀는 솔직히 무섭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소녀는 알고 있습니다. 피터팬과 힘을 합쳐서 지축이 기울어지지 않게 동여 메고 있을 수도 없다는 걸. 소녀가 이 땅에 발을 디디고 사는 이상 소녀는 그런 변화에 순응하고 살 수밖에 없다는 걸.
그래도 정말 다행이라고 소녀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아무런 의미 없이 흘러가는 게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소녀는 이걸로도 정말 기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피터팬과 함께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꿈을 다시 꿀 수 있으니까요. 이제 소녀는 더 이상 소녀가 아닌 어른이 되어야 할 때라는 걸 압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바로 볼 수 있기를.
그리고 또 우리 어른들도 그렇게 세상을 볼 수 있기를.
그래서 꼭∼ 우리 모두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이 신기하고 놀라움으로 가득 찬 세상이란 걸 느낄 수 있기를.
그렇게 소녀는 오늘도 내일도 기도할 것입니다.
피터팬도 그런 소녀를 위해서 항상 기도하고 있답니다.
ⓒ증산도 본부, 월간개벽 2006.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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