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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공무원 = 철밥통 등식 깨어지는 가?

by 바로요거 2007. 3. 9.

‘공무원은 항상 직장선호도에서 상위권에 맴돌았지만 현재는 직장 선호도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대학생들은 공무원이 되기 위해 전공과목을 포기하다시피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주는 학원가로 몰려가고 있다. 공무원이 직장선호도에서 그리고 대학생들이나 젊은이들에게 이토록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공무원의 직업안정성에 기인한다. 한번 들어가면 정년퇴직 할 때까지 어지간하면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공무원=철밥통’이라는 공식까지 나왔다.


그런데 현실은 변해가고 있다. 지난달 울산시와 울산 남구청이 전국 지자체중 처음으로 불성실한 공무원을‘시정자문단’에 임명하고 6개월 뒤 평가를 거쳐 일반직에 복귀할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발표하고 이를 시행했다.


이어서 전남 곡성군과 고흥군이 무능·불성실 공무원을 퇴출시키기로 했다. 곡성군은 지난 12일 정기인사에서 새로 마련한 공무원 평가 시스템에 따라 4급과 5급 간부 2명을 퇴출시켰다. 이 간부들은 공로연수와 사퇴 형식으로 그만뒀지만, 사실상 퇴출로 알려졌다. 군은 앞으로 불성실한 공무원은 1년여 동안 일용직으로 근무하게 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으면 퇴직까지 유도할 방침이다. 조형래 곡성군수는 “무사안일하거나 잘못된 행정행위을 한 것에 책임을 물었다”며 “‘인사가 만사다’는 생각에 따라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흥군은 다음달부터 불성실하거나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부적격 공무원’을 업무 보조반으로 배치하기로 했다.


부적격자의 기준은 △업무 능력 부족 △업무에 게으르고 불평·불만을 일삼는 경우 △음주 등의 사유로 무단결근이 잦은 경우 △업무시간 중 사적 용무로 자리 비우는 직원 △감찰에 적발된 공직자 등 6가지다. 군은 부적격자라 분류되면 교통량 조사와 쓰레기 치우기 등 일용직에 배치한 뒤, 석 달 마다 과제를 주고 개선의 여지를 평가한다. 하지만 개선의 여지가 없으면 인사위원회를 열어 직위해제와 직권면직 등 방법으로 퇴출할 방침이다.


아마 이것은 시작에 불과 할 것이다. 전국 지자체 대부분이 이와 같은 정책을 따라 나설 것이고 앞으로는 점 점 더 강화되리라 본다. 그러면‘공무원= 철밥통’이라는 공식은 많이 희석되어 질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법에 문제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공명선거나 지방자치에 대한 인식이 주민이나 공직사회에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이 선거 정실로 흘러 단체장인사권만 강화시켜주고 입바른 소리를 하는 공무원들이나 선거 때 줄서기를 잘못한 공무원들에 대해서 보복성 인사로 흘러갈 개연성도 충분히 있다.


공무원노조등 공직사회내부에서도 “단체장이 인사권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는 우려와 “직위박탈은 공무원법에 어긋난다”며 반발이 아주 클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들 중에서도 “외부 충격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되어가고 있다. “어느 정도 지위(6급 계장급 이상)에만 오르면 손에서 일은 완전히 떼고 하루 종일 신문보기나 엉뚱한 일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고, 솔직히 일보다 술을 좋아하고, 선거 때만 줄서기에 능하고, 단체장 눈에만 들기 위해 아부하여 자리보전에만 급급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우리 공직사회 내부에서 스스로 개혁에 나서지 못한다면 반드시 외부로부터 지금과 같은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직사회도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어가고 있고 관료조직 또한 마찬가지이다.


지난 2002년에 일어난 끔찍한 9.11뉴욕테러에 대한 최종 조사 결과가 언론에 발표되어 미국 공직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일이 있다. 조사위원회는 9.11테러의 가장 큰 원인으로 미국 관료조직의 상상력 부족을 지적했다.


그 지적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미 ‘알 카에다’ 같은 테러 조직은 9.11테러 이전에 자동차나 배에 폭탄을 실어 자살공격을 세계 곳곳에서 수없이 자행해왔다. 미국 관료조직에 조금의 상상력만 있었어도 그 다음은 비행기를 이용해서 엄청난 테러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짐작하고 거기에 대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관료조직은 그러한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전혀 대비를 못해서 결국 수 천 명의 목숨을 빼앗아간 역사상 유례없는 테러를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테러 때문에 이어지는 두 번의 전쟁으로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게 만들었다.” 면서 조사위원회는 미국관료조직의 상상력 부족을 강하게 질책했다.


이처럼 세계 어느 공직사회도 규정과 관행에 억매여 있는 관료조직의 생리에서 벗어나 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의 관료조직은 우리와 많이 다르고 훨씬 더 유동적이고 역동적이다. 그럼에도 상상력 부족으로 엄청난 사건을 불러 일으켰다는 오명을 쓰고 질책을 당한 것이다. 우리나라 공직사회도 지난날의 해 온대로 주어진 규정과 암묵적 관행에만 억매여 현재의 ‘공무원= 철밥통’의 기득권에만 안주해 있다면 그 조직은 낙오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정화 해내지 못한다면 주민의 비난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들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나 그 조직은 변화되어 갈 것이다.


지방자치가 정착단계에 들어서고 있고 자치단체가 그 지역의 많은 것을 책임져야 할 지금에 와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 지역사회발전의 책임을 지고 있는 공무원들이 지역발전에 대한 상상력을 가지고 꿈을 꾸어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꿈을 현실로 풀어내어 최소한 지역에서 나온 수익으로만 지자체 공무원들의 봉급정도는 스스로 해결 해내야만 한다.


이제는 주어진 예산만 규정에 맞게 잘 쓰던 것이 공무원의 미덕이 아니다. 지자체라는 주식회사를 운영한다는 생각으로 상상력을 가지고 새로운 수익사업을 만들어내고 주민들을 잘살게 만들어 내야 한다. 그것이 지자체 공무원들의 가장 큰 덕목이다.


지방자체수입으로 공무원 봉급도 스스로 해결 못하고 재정자립도는 10%대에 머물면서 공무원 수만 늘려가며 언제까지나 ‘공무원=철밥통’의 공식에만 메다 릴 것인가?


‘공무원=철밥통’ 의 공식은 법령이나 규정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들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상상력이나 꿈만 가지고 실천력이 없는 것도 문제이겠지만 실천할 수 있는 그러한 상상력조차 갖지 않는다면 그 조직의 미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by  박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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