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집마다 틀리지만 제사나 차례를 모실 때 물밥을 따로 마련하는 경우가 있다. 물밥이란 일반적으로 무당이나 판수가 굿을 하거나 물릴 때 다른 신명에게 준다고 물에 말아서 던지는 밥을 말한다. 그런데 제사나 차례를 모실 때도 제삿상 옆에 물에 말아서 마루 같은데 따로 놓아두는데 이것을 물밥이라고 한다. 그러면 이 물밥은 왜 올리는 것일까? 상제님의 말씀을 보자.
* 중천신(中天神)은 후사(後嗣)를 두지 못한 신명이요, 황천신(黃泉神)은 후사를 둔 신명이라. 중천신은 의탁할 곳이 없으므로 황천신에게 붙어서 물밥을 얻어먹어 왔으므로 원한을 품었다가 이제 나에게 하소연을 하니 이로부터는 중천신에게 복을 맡기어 사(私)가 없이 고르게 낳게 하려 하노라. (道典2:87:1~3)
지상에서의 고아는 부모가 없는 사람이나 천상의 고아는 자손이 없는 신명이다. 자손이 있는 황천신은 후손들이 명절이나 제사 때 상을 차려드리므로 오셔서 흠향하실 수 있다. 하지만 대가 끊어진 중천신들은 얻어먹을 데가 없다. 그래서 황천신을 따라온 중천신을 위해 물밥을 두는 것이다. 신도세계에 대해 깊은 혜안이 있었던 우리 선조들은 갈 곳없는 신명들까지 챙기는 세심한 배려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제사상에 비해 얼마나 조촐한가. 중천신들은 남의 집에 그런 물밥이나 얻어먹으며 외롭게 떠돌아다니니 그 한이 오죽이나 크겠는가. 그래서 상제님께서는 그 한을 해원시켜 주시기 위해 중천신에게 복을 맡기어 앞세상에는 私가 없이 자손을 고르게 두게 하시는 크나큰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명절이나 제사 때 한많은 중천신들을 위해 마루에 작은 상이라도 마련해두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월간개벽 10월호 1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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