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을 예언한 이지함
16세기의 유학자이자 관료이던 토정 이지함은 '주역'등의 책을 연구하여 당시 백성들에게는 천지의 운수를 아는 사람으로 통하고 있었다. 그는 생전에 금강산을 유람하다가 임진왜란의 발발을 짐작하게 되었는데, 이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내려온다.
1570년대 이지함은 팔도 강산을 두루 유람하다가 강원도 금강산에 들게 되었다. 어느 높은 산마루 아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이 저물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는 바위 위의 한 암자를 발견하고는 가까이 다가가 댓돌 옆에 지팡이를 세우고 난간에 의지하여 금강산의 석양을 즐기다가 자신도 모르게 잠에 빠져 들었다.
얼마 뒤 몇 명의 중들이 나와 법당을 오가며 병풍과 자리를 갖다놓고 무슨 준비를 하였다. 이지함은 궁금하게 생각되어 물어보니 "지금 전국 명산의 산신령들이 나라에 일이 생긴 것을 걱정하여 이곳으로 오고 있나이다"하는 것이었다. 과연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등불이 휘황하게 비치는 가운데 여러 산신령들이 차례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먼저 온 삼각산의 신령이 지리산의 신령에게 말하였다. "요즘 천문을 보니 장수별의 움직임이 정상이 아닌데 남에서 북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니 남쪽에서 무슨 사변이 생길 듯 하오. 이것은 외국의 요사스러운 기운이 동남쪽으로 해서 온다는 것이 아니겠소."
지리산 신령이 곧바로 말을 이어받았다. "비단 별의 움직임뿐 아니라 사람들의 일에도 염려되는 바가 있으니 남쪽 오랑캐가 날뛰는 것이 날로 심해지고 있소. 그런데 조정에서는 연회만 열고 매일 놀고 있으니 나라가 망할 징조가 아니고 무엇이겠소."
이 말을 듣고 있던 금강산 신령이 매우 놀라면서 이렇게 말을 잇는다. "조선은 자고로 동방예의지국이요, 우리는 이 나라에 살면서 제물을 받아먹고 있으니 우리 또한 예의지신인 셈이지요. 저 남쪽의 왜는 짐승의 나라인데, 그 추악한 오랑캐가 이 나라에 들어와 살게 되면 우리 또한 짐승의 신이 되고 말 것이니, 어찌 아니 부끄럽고 망신스럽지 않을 수 있겠소. 그러니 이 자리에 모인 제공들이 제가끔 깊이 생각하여 대책을 세우는 게 좋을 듯 싶소."
산신령들은 모임을 마치더니 서로 손을 흔들어 가볍에 인사를 하고 물러가는 것이었다. 이 때 이지함이 눈을 뜨고 보니 당초에 지팡이를 세워 두었던 곳은 바위 모서리였고, 몸을 의지하였던 곳은 한 그루의 소나무였다. 그리고 훤히 비치던 등불은 봉우리 위에 걸려 있는 새벽달이었다. 그는 비로소 그것이 꿈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꿈이 아닌, 꿈을 통해 산신령이 뭔가를 암시해 준 것으로 받아 들였다. 이때부터 그는 앞날에 반드시 왜놈들이 변란을 꾀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왜놈의 정탐자가 있는지 살피고 다녔다. 그가 삼척 고을에 임시로 가 있을 때였다. 중차림을 한 사람을 만났는데, 말소리나 얼굴 모양이 흡사 왜놈과 같았다. 그 놈을 잡아다가 여러가지 심문을 해보니, 왜놈임을 실토하면서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었다. 그가 죽은 뒤 14년 후 마침내 왜놈들이 임진왜란을 일으켰다. 이때 왜놈의 한 장수는 앞날을 내다보는 이지함의 존재를 전해 듣고, 삼척 고을에는 군사를 들여보내지 말라고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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