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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역사문화/한민족의 비밀코드

[해외통신원 리포트] 해외 한류 생생 체험기

by 바로요거 2006. 11. 15.
[특집] [해외통신원 리포트] 한류 생생 체험기
 
 
 일본 오사카 한류상품 날개돋힌 듯
 
이창진 (오사카 )

 일본에서의 한류는 동경이 주도해 왔고, 오사카는 후발도시에 속한다. 주로 80년대에 일본으로 건너와 정착한 재일교포(뉴커머)들이 이곳의 한류산업을 주도해 가고 있다. 동경의 한류산업은 도시의 특성상 상업주의, 한탕주의로 많이 흐르는 반면, 오사카는 일본 현지인과 상호존중의 모토 아래 장기적 안목의 한류문화를 조금씩 정착시켜가고 있다. 현지 일본인들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조화롭게 문화적 교류를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
 
 오사카에서 대표되는 한류 아이템은 주로 K-Pop(한국대중음악)이 중심이 되어, 다양한 행사들이 기획되고 펼쳐진다. 최근에는 오사카 한인회의 주도로 한국의 유명 그룹인 <동방신기>의 일본 전국투어도 기획중이다. 그 외 한국 연예인들에 대한 인기는 서점가와 레코드점에서 단연 돋보인다.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한국 탤런트 인명사전이라든지 한국 연계인들에 관한 책자, CD 등도 인기를 누리고, 한국 스타들과 관련된 문화상품들이 날개돋힌 듯 팔리고 있다.
 
 
 일본 니시노미야 인기코너에 ‘한류’ 자리잡아
 
김문규 (니시노미야)

 A씨 : 너희들 후유노 소나타(겨울연가) 봤어?
 B씨, C씨 : 아니, 한국 드라마 재미없잖아. 뻔하잖아.
 A씨 : 아니야 나도 첨에는 별로 관심 없었는데 처음이 중요해. 처음 1~2편만 넘기면 그 뒤는 나도 책임 못져.
 
 2년 전, 잘 알고 있는 일본여성을 만났을 때 그네들끼리 나누던 대화내용이다. 이런 모습은 일본의 여성사회에서 쉽게 보고 듣는 일이다.
 
 이곳 일본에 처음 들어왔을 때가 1991년 봄. 당시 일본에는 한류라는 단어조차도 없었고, 2003년까지도 한류란 말이 그렇게 귀에 익은 말이 아니었다. 공식적으로 한류란 말을 처음 접한 것은 비디오 가게였다.
 
 2003년 1월에 니시노미야란 소도시에 들어와 생활을 하던 중 지역에서 가장 큰 비디오 대여점을 들르게 되었다. 그때 처음으로 한국영화 <쉬리>를 발견했다. 당시 분위기에서는 동경이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도 아닌 이 조그만 도시에서 한국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이렇게 시작된 한국영화 비디오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날이 갈수록 늘어갔다. 1년이 지나고 나니, <겨울연가>를 필두로 한국드라마와 영화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들어왔다.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시간이 흘러 2005년 초 다시 비디오대여점에 들렀을 때는 가장 눈에 잘 띄는 인기코너에 한자로 큼지막하게 쓴 한류코너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것도 내용물은 거의 다 대여되고 빈 케이스만 남아있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필리핀 마닐라 ‘대장금’과 함께 한국음식 확산
 
리아(Ria R. Villaflor) (마닐라) 번역 : 이상규

 2005년은 필리핀 방송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가장 큰 해로 기록되었습니다. 비록 그 추세는 2004년 필리핀 탤런트 선발대회에서 뽑힌 산다라 박의 인기로부터 시작이 되었으나, 강력한 유명세를 탄 한국 드라마가 중국 드라마들(타이완과 본토에서 들어온)을 밀어내고 필리핀 국내방송들과 황금 시간대를 함께 나누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2006년 초반기는 드라마 대장금의 영향으로 한국음식의 선전이 시작 되었습니다. 한국음식문화가 필리핀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을 휩쓸었으며, 드라마 대장금은 한국음식에 대한 흥미를 크게 자극했습니다. 그래서 현지교민들은 물론 한국의 맛과 매운 음식들을 즐기는 현지인들이 한국식당을 자주 애용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식품점의 확산으로, 누구나 조리법만 안다면 손쉽게 한국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으며, 많은 이들의 기호식품인 불고기는 현지화된 상품으로 어느 슈퍼에서도 즉석조리가 가능한 상태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주목할 점은 한국언어에 대한 수요증가입니다. 모국어를 제외한 제2외국어를 배우려는 욕구는 일반적인 현상이며 특히 교육받은 사회집단에서는 널리 행해지고 있습니다. 필리핀인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과거 몇 년 전엔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이 여름방학 때 학생들의 여가활동 정도였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독학으로 또는 온라인 학습과 그룹 스터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한류도 세계화로 가는 현시대 조류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영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한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한글 배우기 열풍
 
김시동 (자카르타)

 현지 증산도 도장에서는 이곳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두 번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요즘 인도네시아인들은 대부분 한국영화를 좋아하며 특히 한글을 배우고 싶어한다. 한글 배우기의 열풍이 대단해서, 무료로 가르쳐 준다는 공고를 내면 구름같이 몰려온다. 그들에게는 꿈의 나라가 한국이며, 가장 가고 싶은 나라도 한국이다. 마치 옛날 한국사람들이 미국을 동경했던 것처럼 말이다.
 
 길을 가다가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면 그들이 먼저 “안녕하세요” 하면서 한국말로 인사한다. 또 한국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 싶어하고, 친해지려 노력한다.
 
 얼마 전에는 도장에서 한국음식 바자회를 열었다. 이제 그네들도 김치, 불고기, 비빔밥, 갈비 등의 한국음식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또 패스트푸드점을 가면 외국의 팝음악이 아니라 한국가요를 들을 수 있다.
 
 대장금의 영향으로 설 같은 명절에 개량한복을 입는 모습도 볼 수 있으며, <아시안 스타>라는 잡지에는 한국영화배우, 한국가수들이 절반을 차지한다. 중국, 일본, 홍콩의 배우를 다 합친 것보다도 우리 한국의 연예인들이 더 많은 지면을 차지하는 것이다.
 
 
 
 러시아 한국영화 CD 길거리에서도 쉽게 만나
 
빅터 아크닌 (증산도사상연구소 연구원·번역가)

 매일같이 이어지는 연구소의 연구, 번역작업으로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단조로운 생활을 느끼곤 한다. 눈에 익은 사람을 만나면 기계적으로 인사를 하고 단골식당에 가면 된장찌개나 삼겹살을 평생 먹었듯이 익숙하게 먹기도 한다. 1년여를 산 대한민국이 마치 내 나라가 돼 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심지어 자랑스러운 마음까지 든다.
 
 한국에서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생활하면서, 최근 한국에서 자랑할 만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그러면 필자는 대한민국의 문화가 일본과 중국을 넘어 동남아 등에서도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류(Korean Wave)라고 말하곤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한류는 이들 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이라는 느낌이다. 톨스토이와 푸슈킨, 차이코프스키를 자랑하는 나의 고국 러시아에서도 김기덕 감독과 박찬욱 감독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한국영화나 드라마를 불법으로 복사한 CD를 지하철 입구나 길거리에서 얼마든지 살 수 있다. 약 10여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한국산 가전제품 붐에 따라 자연스레 ‘한류’가 러시아에도 전해진 것 같다. 요즈음 봄바람처럼 한류는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을 지나 전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훈풍으로 자연스레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한류는 한국의 국가 이미지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다. 특히 90년대 후반 경제적 치욕이라 할 IMF를 겪은 한국에서 이런 한류가 일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어떻게 역사에서 우연한 일이 있겠는가 보면 한류도 우연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국의 문화재라 할 수 있는 증산도 『도전(道典)』을 보면 증산 상제님께서 이미 1902년도에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장차 조선 문명을 세계에서 배워 가리라”는 말씀이다.
 
 90년대 초 내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일본 만화와 음악을 듣는 청년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정반대다. 일본사람들이 한국의 고유음식인 김치를 받아들여 자기들 고유의 ‘기무치’라고 주장하는 세상이 됐으니 말이다.
 
 

ⓒ증산도 본부, 월간개벽 2006.0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