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김정남 암살 시도 두 차례

북한 김정은이 김정남 암살 시도 두 차례

 

[北 김정은 체제] "정은, 이복형 김정남 두차례 암살 시도"

한국경제|입력 2011.12.20 18:33|수정 2011.12.20 18:42

 

'피의 숙청'시작되나
이용철·이제강 등 고위층 잇따라 석연치 않은 죽음
정남·정철 형제 행방 묘연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28)이 김정일 국방위 원장의 장례위원장에 임명되면서 그의 권력 승계가 기정사실로 확인됐다. 김정은의 등극 과정은 배 다른 형제인 김정남(40)과 그들을 둘러싼 세력 간의 처절한 암투로 점철돼 있다는 게 정설이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 사이 사고나 질병으로 사망한 이용철 이제강 박정순 등 노동당 실세들도 김정은에게 살해당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어린 놈이 나를 죽이려고 해"

김정남은 김 위원장의 첫째 아들이기 때문에 '후계 구도 1순위'였지만 1990년대 후반 고위층 자녀들에게 "내가 후계자가 되면 개혁·개방을 하겠다"고 말한 것이 알려진 후 김 위원장의 눈밖에 났다. 그는 2001년 도미니카 위조 여권을 들고 일본 입국을 시도하다 추방된 뒤 후계자 순위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그럼에도 삼남인 김정은은 그를 완전히 '제거'하려 했다는 게 정설처럼 알려져 있다.

2004년 11월에는 김정은이 노동당작전부 공작원들을 동원, 오스트리아에서 김정남을 살해하려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김정은은 2009년 4월에도 마카오에 머물던 김정남을 암살하기 위해 자객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사전에 감지한 김정남은 싱가포르로 피신하며 "어린 놈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며 분노했다고 한다. 이 사건 두 달 뒤 일본 산케이신문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4월3일 평양 내 김정남 측근 수명 구속'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 김정남에게 몸을 피하라고 정보를 준 사람들이 공안 당국에 잡혀간 것이다.

10여년간 김 위원장 일가 전속 요리사로 일한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가명)는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김정은이 권력을 잡으면 김정남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인 김정철(30)은 호르몬계 이상으로 일찌감치 권력투쟁에서 탈락해 이 암투에서 멀어져 있다. 김정남과 김정철은 아버지인 김정일의 장례위원 명단에서 빠졌으며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노동당 간부들의 석연찮은 죽음

북한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간 노동당 요직인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자리에 있던 고위층 세 명이 잇달아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4월 사망한 이용철은 심장마비, 그의 후임인 이제강은 두 달 뒤 교통사고로 숨졌다. 북한 언론은 이제강이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고 보도했으나 북한 최고위층이 늦은 시간 운전기사도 없이 차를 몰았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용철과 이제강은 장남인 김정남을 후계자로 밀었던 인물이어서 전문가들은 김정은에 의한 암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제강 사망 후 제1부부장에 오른 박정순은 올해 1월 폐암으로 사망했다.

이 밖에 유경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과 그의 핵심 간부 10여명이 올초 간첩죄로 공개 처형됐고, 2009년 화폐개혁을 지휘한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과 문일봉 재정상 등도 지난해 숙청됐다.

이태훈 기자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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