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폭락과 세계 금융위기
[편집국에서] 달러는 폭락한다 / 정남기
한겨레 | 입력 2011.08.17 19:30
파운드 붕괴로 가장 손실 본 곳은 대안부재론에 안주한 나라들이다
어느 시대에나 화폐는 권력의 상징이다. 화폐 체계가 무너지면 민생이 파탄나고 사회혼란이 뒤따랐다. 때론 혁명과 전쟁 같은 대혼란이 빚어졌다.
영국도 파운드와 함께 몰락했다. 1차 대전 이후 재정이 취약했던 영국은 무리하게 금본위제로 복귀했다. 강한 파운드를 위해서였다. 이는 환율의 고평가를 의미했다. 산업경쟁력은 약화되고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경제가 극도로 악화됐다. 영국은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무리한 기축통화 정책이 영국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간 것이다.
견디다 못한 영국은 1931년 9월 금본위제를 폐지했다. 파운드의 가치는 30%나 떨어졌다. 영국 경제는 극적으로 살아났지만 막대한 파운드를 보유하고 있던 나라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특히 파운드의 그늘에 안주해 있던 스웨덴, 벨기에 등의 타격이 컸다. 정치적 혼란도 뒤따랐다. 1년4개월 뒤인 1933년 1월 독일에선 아돌프 히틀러가 경제난 속에서 정권을 장악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 & 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뒤 금융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예상 못한 일은 아니다. 미국은 오래전 산업경쟁력을 잃었고, 금융도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정부재정은 악화일로다.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에 맞먹는 14조3000억달러다. < 뉴욕 타임스 > 분석을 따르면, 전쟁과 감세로 6조1000억달러,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으로 2조4000억달러 등 최근 10년 동안 8조5000억달러(60%)가 불어났다. 체력은 고갈 상태인데 빚으로 몸집만 커진 꼴이다.
살이 쪄서 옷이 맞지 않으면 두가지 해법이 있다. 살을 빼거나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첫째는 거품을 제거해 균형재정을 이루는 길이고, 둘째는 화폐를 평가절하하는 방법이다. 이 가운데 첫째 방법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국민이 증세나 긴축재정의 고통을 버텨내지 못한다. 미국 내의 논쟁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증세로 균형재정을 이루고 제조업을 살려 옛 영광을 재현하려 한다. 공화당은 긴축을 통한 재정건전화를 강조한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보다는 과감한 평가절하가 현실적이다. 달러는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고 미국인의 생활수준은 낮아지겠지만 그 대가로 빚을 털어내고 경제의 활력을 찾을 수 있다.
그리스도 마찬가지다. 사실은 유로의 위기다. 공통의 화폐를 사용하면서 그리스 경제가 환율 변화에 의한 조정 기능을 상실했고, 이것이 재정위기로 번진 것이다. 조지 소로스가 "유로존 탈퇴가 불가피하다"고 외치는 것은 과감한 평가절하만이 살길이란 뜻이다.
문제는 달러만 바라보는 나라들이다. 1971년 금 태환을 보장하는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 이후 금 1온스당 35달러였던 달러 가치는 급락했다. 세계는 제1차 오일쇼크라는 대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금융위기 이후 마구 풀린 달러는 또 한번의 대폭적인 평가절하를 예고하고 있다. 다만 시기를 알 수 없을 뿐이다. 흔히 달러의 대안이 없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대안부재론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 파운드 붕괴로 가장 큰 손실을 본 곳은 대안부재론에 안주해 있던 나라들이다.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 금융 시스템의 위기였다. 지금은 부실을 대신 떠안은 미국 정부의 위기다. 재정이 버티지 못하면 중앙은행이 달러를 찍어내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각국 중앙은행들은 일제히 달러를 내다팔게 된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붕괴는 또 한번 세상을 혼란의 소용돌이로 몰고갈 것이다. 이는 경제적 충격에 그치지 않고 정치적·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우리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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