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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출발이 너무 안좋다

by 바로요거 2010. 2. 11.

한국경제 출발이 너무 안좋다

아시아경제 | 이경호 | 입력 2010.02.11 10:41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출발이 불안하다 못해 너무 안좋다. 지난해 경상수지와 무역수지 사상최대의 흑자를 달성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5%를 자신하며 출발한 한국경제가 1월부터 곳곳의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무역수지, 재정, 고용, 물가, 유가, 환율 등 경제상황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가 빨간불이 켜졌다. 1월부터 11개월 이어오던 무역수지 흑자가 적자로 반전됐고 경상수지도 적자가 예상된다. 물가는 9개월만3%대로 상승했고 실업자는 1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계절적 요인 탓이 크다면서 2월부터는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끝날 즈음 이번에는 유럽에서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재정적자를 안고 있는 우리 경제에 또 다른 복병으로 부상했다.

◆대외 지표 눈씻고 찾아봐도 '좋은 게' 없다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지난해는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의 여파로 불황형 흑자를 기록했다가 연말로 가면서 수출입 모두 증가세로 반전했다. 새해 들어 무역수지가 적자로 반전하고 이번에는 유럽발 금융위기로 수출전선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1월 수출은 310억82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증가율로는 47.1%로서 1988년 8월(52.6%)이후 21년 5개월래 최대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원유수입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입이 26.7%증가한 315억5000만달러를 기록, 4억6800만달러의 무역적자를 냈다. 지난해 1월 적자폭(37억6000만달러)과 비교하면 약 33억 달러 줄어들었지만, 작년 2월부터 시작된 1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 1년 만에 멈춘 셈이다.

유가상승과 한파가 겹치면서 1월 소비자물가는 9개월만에 3% 넘게 상승했다. 지난해 4월 3.6%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물가가 오른 것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분기 3~4%대를 넘나들다가 2분기 이후에는 2%대를 유지하면서 비교적 안정세를 보여왔다.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도 1월에 작년 같은 달에 비해 3.8% 상승했고 전월 대비0.6% 올랐다. 생선.채소.과실류 등 신선식품지수는 작년 동월보다 5.2%, 전월보다 5.5% 올라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품목별로도 휘발유 가격은 23.4%, 경유 12.3%,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12.9% 등 차량연료 가격이 19.1% 상승했고, 연료 중에서도 등유가 14.5% 올랐다.

유가와 환율도 안정궤도에서 벗어나고 있다. 넉 달 만에 배럴당 60달러대로 떨어졌던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9일 70.06달러를 기록하며 70달러대를 회복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와 전망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유가의 향배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환율은 최근 3일연속 하락해 11일 오전 중 1150원대 후반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환율은 변동폭이 확대되면서 정부 정책수립을 어렵게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의 일중 변동폭 월평균은 작년 10월 8.3원, 11월 7.1원, 12월 6.1원에서 올 1월 8.8원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고용없는 회복은 1월 고용통계가 발표되면서 현실화됐다. 1월중 실업자는 121만6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만8000명 증가했다. 실업자가 100만명을 돌파한 것은 2001년 3월(112만9000명) 이래 9년여 만이다. 실업률도 9년여 만에 처음으로 5%로 올라섰고 고용률은 56.6%로 2001년 2월(56.1%)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이비붐 은퇴의 본격화와 정부의 공공부문일자리 창출이 종료되면서 60대 이상 실업자도 대거 양산되고 있다. 1월 60세 이상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7만9000명 증가했고 증가율은 532%나 됐다.

유럽발 재정위기 파문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가운데 국가부채는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352조4800억원으로 전년대비 27% 증가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93조6000억원이었던 국가부채가 11년만에 4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 공기업과 공적 금융기관의 부채를 포함하면 나라 빚은 모두 700조 원, GDP의 70%에 육박한다. 국민 1인당 부담액도 1500만원에 이른다.

유럽發 금융불안은 우리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최근 사태는 작년부터 업계에서 예측하고 있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상황이 유럽전체로 확산시 수출은 다소 위축될 것이다"고 말했다. 조선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해운업체들의 자금유동성 문제로 관련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상황이 더욱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는 그리스에 대해서는 작년대비 약 6%내외 수출 감소를 예상하고 있으며, 스페인 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의 경우 대유럽 수출비중이 낮고, 월드컵 등 이벤트성 수요로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분석됐다.

◆정부, 무역 고용 등 1월 일시적 효과.. 안정될 것

정부는 1월의 이상징후에 대해 계절적 요인과 일부 이례적인 점이 있지만 2월부터는 안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무역수지와 관련, 이동근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2월은 설연휴로 인한 조업일수가 1.5일 감소하지만 선박수출이 통산 2월부터 본격화되고 반도체 등 IT분야 수출이 증가추세"라며 "여기에 무역패턴상 2월이 1월보다 무역수지가 개선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2월은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물가와 관련, 2월에는 석유제품의 기저효과가 둔화되고 유가도 하락하는 만큼 1월보다 상승률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1월에 2.1%로 비교적 안정됐다"며 "LPG 가격과 밀가루, 빵, 라면의 가격 인하 효과가 2월 이후 물가에 반영되면서 전반적인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1월 실업자가 급증한 현상은 구조적인 요인이 아니라 공공 부문 일자리 사업의 시행시기에 따라 발생하는 마찰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며 "공공부문 사업이 2~3월 중에 본격적으로 실시될 경우 고용지표가 크게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부 지표를 보면 낙관만 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전망치는 102.3으로 작년 10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하며 100선을 위협하고 있다. BSI 전망치가 5개월째 하락한 것은 2006년 8월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차는 작년 10~11월 0에 이어 12월에는 0.3포인트 하락하면서 10개월만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도 0.2%포인트 오르며 12개월째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둔화됐다.

◆기업들 경기전망 물가 유럽發 불안 상존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2.7로, 3개월째 올랐다. 2008년 10월 이후 1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압박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또 유럽발 불안이 세계경기 회복세를 늦출 경우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에는 다소 부정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 엔/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가격경쟁력이 우리 수출여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PIIGS 금융불안이 유럽전체로 확대되고, 중국의 위안화 절상 및 미국의 금융규제로 인해 세계경기 회복세가 늦추어질 경우, 전체적으로 볼 때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보다 클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지경부와 수출지원기관으로 구성된 수출입상황실을 가동해 주요국 반응, 시장상황, 무역ㆍ투자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이상징후 포착시 신속대응하고 제2의 금융위기 확산을 대비해서는 선제적 대응방안 마련에 들어가가로 했다. 자금조달 애로 및 수출대금 미회수 위험 해소를 위한 수출금융 지원책을 강구하고 안전자산 선호 및 외국인투자자금 이탈 등에 따른 환율불안 해소를 위해 환변동보험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수출마케팅 지원방안, 외국인투자이탈방지책, 무역업계 애로해소 등도 시행하기로 했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근 "우리 경제의 과도한 대외의존도를 줄이고 내수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는 문제인식이 어느 때보다 분명해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경제의 체질과 구조를 개선하여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우리는 성장과 고용을 위해 수출지향형 제조업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해 온 경향이 있다"면서 "그 결과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과 생산성이 제조업의 절반수준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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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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