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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조류독감과 결합하면 가장 위험

by 바로요거 2009. 12. 29.

신종플루 조류독감과 결합하면 가장 위험

21세기 첫 역병 신종 인플루엔자A

시사IN | 오윤현 기자 | 입력 2009.12.28 11:11

본적 멕시코. 생년월일 2009년 4월 중순. 범죄 사항:기침·고열 인후통을 유발해 65억 지구인을 공포에 떨게 하고, 12월10일 현재 1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감. 특이 사항:타의로 이름을 두 번 바꿈. 이 같이 끔찍한 이력을 가진 '2009 과학계 인물'은?

바로 H1N1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플루)다. 멕시코독감·돼지독감에서 신종플루로 이름을 바꾼 이 질환을 과학계 인물로 뽑은 이유는 명백하다. 이보다 더 주목받은 국내 과학계 인물이나 사건이 없고, 21세기에 첫 판데믹(대변이)을 일으킨 바이러스 질환이기 때문이다.

 

올 한 해 H1N1 탓에 공포에 떨었다. 진료소 풍경(위)

 

이름값을 하겠다는 듯 지금도 신종플루의 '범행'은 전 세계에서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위험 강도는 지난 10~11월보다 훨씬 떨어진 듯하다. 11월2~15일 국내 타미플루 투약 건수는 하루 평균 9만여 건. 그러나 12월 초 그 수가 3만여 건으로 떨어졌다. 그 결과 질병관리본부는 12월11일 신종플루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했다. 권준욱 전염병관리과장은 아예 "내년 1월쯤 신종플루의 위세가 모두 꺾이리라 예상한다"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조류독감과 결합하면 가장 위험

돌이켜보면 이 정도 피해는 퍽 다행이다. 지난 4월, 신종플루가 '북미의 사람·조류·돼지 바이러스와 유라시아 돼지 바이러스가 합성해 발병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과학자들은 더 공포스러운 상황을 상상했다. 이제껏 이같이 복잡한 조합의 바이러스가 나타난 적이 없어서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신종플루 바이러스(A형 H1 N1)는 1918년에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 바이러스와 같으면서 달랐다. 모든 게 비슷했는데, 치사를 일으키는 유전자 조성이 달랐던 것. 만약 그것마저 같았다면 방역 체계가 아무리 두터웠더라도 가공할 만한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위험이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다.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출현에서 보듯 변종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김우주 교수(고려대 구로병원·감염내과)에 따르면 신종플루 변종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탈바꿈이다. 이럴 경우 킬러플루(치사율 2.5%를 웃도는 병독성 바이러스)가 될 수도 있다.

신종플루 바이러스(H1N1)와 계절플루 바이러스(A형 H1N1, H3N2, B형)의 결합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신종플루와 조류독감과의 결합이다. 전문가들은 이 변종을 가장 치명적으로 여긴다. 킬러플루로 변신할 확률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몇몇 전문가는 두 바이러스가 결합하면 치사율이 60%(10만명 중 6만명 사망)까지 치솟으리라 예상한다(조류독감은 이미 터키 등에서 치사율 60%라는 섬뜩한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시기는 알 수 없지만 그같이 위태로운 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신종플루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 거점병원에서 의심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외부에 설치된 콘테이너 임시 진료소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참고로,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높은 이유는 인체 내 수용체가 독감 바이러스 수용체와 달리 상기도(上氣道)에 있지 않고 하기도에 있어서이다.

수용체가 폐와 가까운 하기도에 있으면 중증 폐렴 등을 쉽게 일으킨다(반면, 독감 바이러스 수용체는 후두·비강이 있는 상기도에 있어 치사율이 훨씬 낮다).

신종플루는 목숨을 앗아가고 공포감만 퍼트린 게 아니다. 정부와 방역 당국에 많은 자극과 교훈을 남겼다. 처음 신종플루가 상륙했을 때 우리나라에는 백신과 격리 병상, 타미플루 같은 항바이러스제가 충분치 않았다. 12월6일 현재 의심·확진 환자가 280만명을 넘고, 사망자가 130명 가까이 발생한 것도 그 탓이 크다(치사율만 놓고 보면,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높다).

그러나 이제는 다를 것이다. 근 8개월간 신종플루와 싸우면서 바이러스에 '이기는 비법'을 어느 정도 터득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지나친 자신감은 여전히 금물이다. '이기적인 바이러스'라는 별명답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인간이 예상하는 대로 변종하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오윤현 기자 / nom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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