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온갖 천재지변 동시관측
<종합>호주 온갖 천재지변 동시 관측…시드니 최악 황사
뉴시스 | 허겸 | 입력 2009.09.23 12:08 |
【시드니=뉴시스】허겸 특파원 = 호주에서 만 24시간 동안 온갖 천재지변이 동시에 관측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시드니에서는 최악의 황사가 관측됐다.
이 같은 천재지변은 평년보다 따뜻한 봄 날씨가 지속되는 가운데 불거진 것이어서 주민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영토가 워낙 광대해 곳에 따라 다른 날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호주인들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기상이변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
호주 기상청(BoM)은 사나운 날씨가 국가 전역에서 관측되고 있으며 궂은 날씨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고 예보했다.
◇ 천재지변 총집합…호주인들 우왕좌왕
시드니가 있는 뉴사우스웨일즈주(州)에서는 우박이, 호주의 수도 캔버라가 있는 수도특별준주에서는 먼지 폭풍이, 빅토리아·퀸즐랜드·남호주주 등지에서는 강풍 피해가 각각 기록됐다.
아들레이드에서는 21일 밤 불어닥친 강력한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에 거리가 잠기고 나무가 쓰러졌다. 최대 풍속은 시간당 150㎞까지 관측됐다.
구조당국(SES)은 지난 밤 우박이 떨어진 뉴사우스웨일즈주 굴번 지역에서만 175건의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특히 크리켓공 만한 우박이 곳곳에 내리꽂히면서 상점의 유리창이 깨지고 가정집 지붕의 타일이 파손된 캔버라 북부의 크룩웰시에 대부분의 신고가 집중됐다.
주립 SES 관계자 필 캠벨은 "굵은 우박으로 인해 주차해 놓은 차량의 앞 뒤 유리가 깨졌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남호주주 북부에서는 토네이도가 목격됐으며 이로 인한 두터운 먼지 폭풍이 뉴사우스웨일즈와 수도준주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예보했다.
또 북부준주와 퀸즐랜드 일부 지역에도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빅토리아주에서는 강풍을 동반한 호우가 주의되고 있다. 시드니 연안 지역에 돌풍이 예상된다는 기상청 경고에 따라 모든 어선들의 발이 묶였다.
데린 그리피스 선임예보관은 "짙은 안개로 일부 지역에서는 시계가 200m 이하로 떨어졌고 굴번 지역에서는 두께 2~3㎝의 우박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제인 골딩 기상청 대변인은 "시드니를 비롯한 뉴사우스웨일즈주 전역에 짙은 황사 구름이 뒤덮여 있다"며 "간밤에 헌터 지역에서는 시속 100㎞의 강풍이 기록됐다"고 23일 말했다.
구조당국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창문에서 떨어진 안전한 곳에 있을 것과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에도 전선 아래에 있지 말 것 등 전국에 걸쳐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 시드니 하늘 뒤덮은 최악의 황사
23일 오전 호주 제1 도시 시드니의 하늘은 온통 붉은 빛깔로 뒤덮였다. 당연히 하늘 길, 뱃길이 모두 막혔다.
ABC 라디오 생방송에 전화 출연한 한 시청자는 "마치 지구의 종말을 보는 것 같다"고 언급, 황사가 생경한 시드니 시민들의 놀라움을 적절하게 빗대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생소한 황사를 '아마겟돈'에 비유하며 범상치 않은 기상이변에 대한 불안한 심경을 표현했다.
워릭 키드 소방국장은 시드니에서 아침에만 500건 이상의 신고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구급당국은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이들로부터 140건 정도의 구조 요청을 받았다. 시드니와 뉴사우스웨일즈주 서부에서 각각 50건, 북부 23건, 남부 12건 등의 신고가 접수됐다.
베리 핸스트럼 선임 예보관은 황사와 강풍이 시드니를 중심으로 남쪽에 울릉공, 북쪽에 헌터 밸리-뉴캐슬에 걸쳐 이날 오후 늦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외출을 자제해줄 것을 권고했다.
그는 "시드니에서 아침 한때 평균 풍속은 시속 65㎞로 관측됐고 최대 90~100㎞까지 거센 바람이 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동차와 오토바이 운행 시 평소보다 속도를 줄이고 전조등을 켜 줄 것을 요청했다.
학교는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했지만 일부 천식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자녀를 등교시켜도 되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아침 한때 페리 운항을 잠정 중단한 당국은 다소 구름이 걷히고 간간이 푸른 하늘이 비치면서 운항을 재개했다. 시드니행 비행기는 브리즈번이나 멜버른으로 회항했으며 오전 11시 현재 국제선과 국내선 이륙은 전면 금지되고 있다.
환경보건 전문가 웨인 스미스 박사는 "천식이나 심장 및 폐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외출을 삼가고 어린이, 노약자와 임신부는 각별히 주의해 달라"며 "오늘 같은 날은 야외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 산불, 지진 천재지변 잇따라
이에 앞서 22일 오후 6시20분께 호주 제2 도시 멜버른 남부의 모닝톤 반도에서 진도 2.6~3.0의 지진이 14초 동안 관측됐다.
진앙은 프랭크스톤에서 남쪽으로 25㎞ 떨어진 지점이며 인명 및 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지진학자 데이비드 제프슨은 AAP통신에 "너무 작은 규모라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라며 "25㎞ 떨어진 거리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멜버른 일대에서 이런 (소규모)지진이 관측되는 것은 흔한 일이고 연간 10회 정도는 기록되고 있다"며 "호주는 같은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있지만 인도네시아나 피지보다는 지진의 강도가 약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퀸즐랜드주 남부 12곳에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소방당국이 가까스로 진화했다. 특히 고온건조한데다 바람까지 불어 소방관들이 불길을 잡는데 애를 먹었다.
소방관들은 브리즈번 북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전소 위기에 처한 가옥 한 채를 소방 헬기까지 동원하는 노력 끝에 간신히 구했다고 한 방송이 전했다. 7명의 소방관들은 불을 끄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또 다른 산불들은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에 걸쳐 타올랐으며 고온 건조한 강풍이 예상되는 골드코스트 지역은 23일까지 화재 위험이 매우 높다고 소방당국은 경고하고 있다.
khur@newsis.com
<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 같은 천재지변은 평년보다 따뜻한 봄 날씨가 지속되는 가운데 불거진 것이어서 주민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영토가 워낙 광대해 곳에 따라 다른 날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호주인들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기상이변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
호주 기상청(BoM)은 사나운 날씨가 국가 전역에서 관측되고 있으며 궂은 날씨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고 예보했다.
◇ 천재지변 총집합…호주인들 우왕좌왕
시드니가 있는 뉴사우스웨일즈주(州)에서는 우박이, 호주의 수도 캔버라가 있는 수도특별준주에서는 먼지 폭풍이, 빅토리아·퀸즐랜드·남호주주 등지에서는 강풍 피해가 각각 기록됐다.
아들레이드에서는 21일 밤 불어닥친 강력한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에 거리가 잠기고 나무가 쓰러졌다. 최대 풍속은 시간당 150㎞까지 관측됐다.
구조당국(SES)은 지난 밤 우박이 떨어진 뉴사우스웨일즈주 굴번 지역에서만 175건의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특히 크리켓공 만한 우박이 곳곳에 내리꽂히면서 상점의 유리창이 깨지고 가정집 지붕의 타일이 파손된 캔버라 북부의 크룩웰시에 대부분의 신고가 집중됐다.
주립 SES 관계자 필 캠벨은 "굵은 우박으로 인해 주차해 놓은 차량의 앞 뒤 유리가 깨졌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남호주주 북부에서는 토네이도가 목격됐으며 이로 인한 두터운 먼지 폭풍이 뉴사우스웨일즈와 수도준주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예보했다.
또 북부준주와 퀸즐랜드 일부 지역에도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빅토리아주에서는 강풍을 동반한 호우가 주의되고 있다. 시드니 연안 지역에 돌풍이 예상된다는 기상청 경고에 따라 모든 어선들의 발이 묶였다.
데린 그리피스 선임예보관은 "짙은 안개로 일부 지역에서는 시계가 200m 이하로 떨어졌고 굴번 지역에서는 두께 2~3㎝의 우박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제인 골딩 기상청 대변인은 "시드니를 비롯한 뉴사우스웨일즈주 전역에 짙은 황사 구름이 뒤덮여 있다"며 "간밤에 헌터 지역에서는 시속 100㎞의 강풍이 기록됐다"고 23일 말했다.
구조당국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창문에서 떨어진 안전한 곳에 있을 것과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에도 전선 아래에 있지 말 것 등 전국에 걸쳐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 시드니 하늘 뒤덮은 최악의 황사
23일 오전 호주 제1 도시 시드니의 하늘은 온통 붉은 빛깔로 뒤덮였다. 당연히 하늘 길, 뱃길이 모두 막혔다.
ABC 라디오 생방송에 전화 출연한 한 시청자는 "마치 지구의 종말을 보는 것 같다"고 언급, 황사가 생경한 시드니 시민들의 놀라움을 적절하게 빗대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생소한 황사를 '아마겟돈'에 비유하며 범상치 않은 기상이변에 대한 불안한 심경을 표현했다.
워릭 키드 소방국장은 시드니에서 아침에만 500건 이상의 신고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구급당국은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이들로부터 140건 정도의 구조 요청을 받았다. 시드니와 뉴사우스웨일즈주 서부에서 각각 50건, 북부 23건, 남부 12건 등의 신고가 접수됐다.
베리 핸스트럼 선임 예보관은 황사와 강풍이 시드니를 중심으로 남쪽에 울릉공, 북쪽에 헌터 밸리-뉴캐슬에 걸쳐 이날 오후 늦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외출을 자제해줄 것을 권고했다.
그는 "시드니에서 아침 한때 평균 풍속은 시속 65㎞로 관측됐고 최대 90~100㎞까지 거센 바람이 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동차와 오토바이 운행 시 평소보다 속도를 줄이고 전조등을 켜 줄 것을 요청했다.
학교는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했지만 일부 천식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자녀를 등교시켜도 되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아침 한때 페리 운항을 잠정 중단한 당국은 다소 구름이 걷히고 간간이 푸른 하늘이 비치면서 운항을 재개했다. 시드니행 비행기는 브리즈번이나 멜버른으로 회항했으며 오전 11시 현재 국제선과 국내선 이륙은 전면 금지되고 있다.
환경보건 전문가 웨인 스미스 박사는 "천식이나 심장 및 폐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외출을 삼가고 어린이, 노약자와 임신부는 각별히 주의해 달라"며 "오늘 같은 날은 야외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 산불, 지진 천재지변 잇따라
이에 앞서 22일 오후 6시20분께 호주 제2 도시 멜버른 남부의 모닝톤 반도에서 진도 2.6~3.0의 지진이 14초 동안 관측됐다.
진앙은 프랭크스톤에서 남쪽으로 25㎞ 떨어진 지점이며 인명 및 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지진학자 데이비드 제프슨은 AAP통신에 "너무 작은 규모라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라며 "25㎞ 떨어진 거리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멜버른 일대에서 이런 (소규모)지진이 관측되는 것은 흔한 일이고 연간 10회 정도는 기록되고 있다"며 "호주는 같은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있지만 인도네시아나 피지보다는 지진의 강도가 약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퀸즐랜드주 남부 12곳에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소방당국이 가까스로 진화했다. 특히 고온건조한데다 바람까지 불어 소방관들이 불길을 잡는데 애를 먹었다.
소방관들은 브리즈번 북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전소 위기에 처한 가옥 한 채를 소방 헬기까지 동원하는 노력 끝에 간신히 구했다고 한 방송이 전했다. 7명의 소방관들은 불을 끄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또 다른 산불들은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에 걸쳐 타올랐으며 고온 건조한 강풍이 예상되는 골드코스트 지역은 23일까지 화재 위험이 매우 높다고 소방당국은 경고하고 있다.
khu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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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후의 날?…시드니를 강타한 붉은 황사
서울신문 | 입력 2009.09.23 09:41 | 수정 2009.09.23 11:02
[서울신문 나우뉴스]23일(현지시간) 아침에 눈을 뜬 시드니 시민들은 생전 처음 경험하는 이상기온 현상에 놀라움과 두려움을 금치 못했다.
이미 해가 떠있어야 할 아침 7시. 하늘은 붉은 오렌지 빛으로 물들었고, 5m 밖을 볼 수 없을 정도의 짙은 황사가 도시를 삼켜 버렸다.
시내를 중심으로 화재 경보가 시도 때도 없이 울리고, 도로를 질주하는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아침을 깨우고 있는 중이다. 호주 언론은 '아마게돈' 혹은 '지구 최후의 날'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이미 해가 떠있어야 할 아침 7시. 하늘은 붉은 오렌지 빛으로 물들었고, 5m 밖을 볼 수 없을 정도의 짙은 황사가 도시를 삼켜 버렸다.
시내를 중심으로 화재 경보가 시도 때도 없이 울리고, 도로를 질주하는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아침을 깨우고 있는 중이다. 호주 언론은 '아마게돈' 혹은 '지구 최후의 날'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기상청 대변인 제인 골딩의 발표에 의하면, 시속 100km의 강풍을 동반한 황사의 띠가 시드니, 캔버라 등 호주 동부 지역을 강타 중이다.
호주 동부의 이상 기온은 22일 부터 시작됐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인 상태에서 32도를 올라간 기온은 밤사이에는 22도로 떨어졌다. 황사에 잠긴 도시들은 마치 온실효과를 내듯 온도가 다시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사진=23일 오전 시드니 시내의 모습
서울신문 나우뉴스 호주통신원 김형태 tvboda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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