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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담론*행복론/新기술*미래문명

원하는 것 모두 얻을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 연구

by 바로요거 2009. 7. 9.

 

원하는 것 모두 얻을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 연구

"화학연에서 '도깨비 방망이' 연구 시작됐어요"
[미래인⑩]자칭 '봉이 김선달 연구자' 백진욱 박사
태양광만 있으면 원하는 정밀화학제품 주문생산
화석 시대에서 태양 시대로…화학연 2020 프로젝트

 

 

 ▲ '금 나와라 뚝딱~' 도깨비 방망이 연구자 백진욱 박사
 ⓒ2009 HelloDD.com
귀를 의심했다. 도깨비 방망이처럼 금 나와라 뚝딱 하면 금 나오고, 은 나와라 뚝딱 하면 은이 나올 수 있게 만드는 공장이 생긴다면? 대동강 물을 팔아 거상들 골탕먹이며 큰 돈을 거머쥔 '봉이 김선달'도 웃고 갈 이야기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오헌승)의 백진욱 박사는 스스로 '봉이 김선달식 연구를 한다'며 최근들어 잔뜩 고무돼 있다. 단기 산업화 성과 창출이 강조되는 지식경제부 산하 연구소 문화에서 도전하기 힘든 미래 기초·원천기술 개발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연구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백 박사는 10년 이상 홀로 연구했던 외로운 노력이 이제야 빛을 보는 것 같단다.

백 박사의 도깨비 방망이는 무한 청정 에너지 '태양광 에너지'다. 태양의 가시광선을 에너지원으로, 이산화탄소와 물만 있으면 원하는데로 입고 먹고 자는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공장 시스템을 만드는게 궁극적 목표다. 이른바 광-바이오(Photo-bio) 시스템을 토대로 원하는 정밀화학제품을 마음대로 생산할 수 있는 완전 새로운 개념의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것.

백 박사는 이 공장 시스템을 '태양광 이용 정밀화학제품 제조용 광-바이오 시스템'이라 말한다. 이 시스템은 광에너지 전환부와 바이오촉매 반응부, 두부분으로 구성된다. 광에너지 전환부는 광촉매인데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광촉매는 태양광에너지 약 4% 미만인 자외선 영역의 광원에서만 반응을 일으켜 태양광 이용 광반응 실용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태양광의 46%를 차지하는 가시광 이용이 필수적이다. 백 박사는 바로 이 태양의 가시광을 집중 공략해 새로운 개념의 아이디어를 짜내고 연구해 왔다.

 

 

▲'태양광 이용 정밀화학제품 제조용 광-바이오 시스템'의 개념도.
ⓒ2009 HelloDD.com
백 박사는 가시광 영역에서의 광반응 효율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노·광화학·원자단계 소재 설계기술 등 신규 광촉매 개발 과정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 세계적 수준의 가시광 촉매를 개발해 냈다.
'화석 연료로 만들어진 화학제품을 태양광으로 실용화시키겠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장을 열기 위해 화학연은 'KRICT 2020' 프로젝트의 일환인 이번 연구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지독하리만큼 사전 검증과정 거쳐…22개 공모과제중 유일하게 채택

백 박사의 연구 프로젝트 추진 자체가 출연연 입장에서는 파격이다. 오헌승 원장 특유의 결단이기도 하다. 오 원장은 10년 후 국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창의적 연구 아이디어가 있으면 실패해도 좋으니 한 번 시도해보자는 용기를 고수했다.

예산은 그동안 연구소가 애써 모은 자체 연구개발 적립금으로 투입해 연구 자율과 책임성을 높였다. 대기업 민간연구소 CEO 출신으로 출연연 기관장으로 입성한 오 원장은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이 뭐 없을까? 고민하면서 KRICT 2020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연구소의 야심작으로 키우기 위한 중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과제 선정 자체를 철저하게 검증했다. 올해 초 국내 관계 연구소와 대학 관계자 1500여명에게 이메일을 보내 과제 공모에 들어가 총 22개 기관이 응모했다. 3월 초순경 1차 심사를 거쳐 8개 과제를 선정한 뒤, 연구소 내·외 20여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을 구성해 2차 심사를 거쳐 5개 과제를 선정했다.

선별된 5개 과제에 대해 책임 연구자들에게 기획보고서를 제출하게 했다. 3월 하순경 1개 과제를 탈락시키고 4개 과제로 추려냈다.

다음 단계로 발표회를 가졌다. 최종 발표회에서 모두 탈락하고 1개 과제만 통과됐다. 그것도 조건부다. 심사위원들의 모든 심사평을 반영해 최종 발표자료를 만들어 다시 검증한다는 조건으로 일단 합격시킨 것이다.

 

 

▲ 철저한 심사과정 거친 '연구소의 미래밥줄'. 과제선정 회의.
ⓒ2009 HelloDD.com
결국 4월 30일경 지독하리만큼 치밀한 검증 과정을 거쳐 백 박사의 '태양광 에너지 이용 고부가가치 선택 제조용 광-바이오 시스템 원천기술 개발' 과제가 최종 선정됐다.

백 박사는 우스갯 소리로 "연구검증 자체가 장난이 아니었죠. 12년 이상 수많은 국책과제 심사를 받아봤어도 이번처럼 지독한 심사는 없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백 박사의 프로젝트는 최종 사전 점검 작업을 거쳐 이번 달 1일부터 본격적으로 과제기간이 전개됐다.

화학연은 이번 프로젝트가 세계 5대 화학강국 실현을 위한 첫 프로젝트로 평가하고 있다. 3년 기간동안 6개월 마다 연구 모니터링을 실시해 수시탈락 가능한 일몰형 관리를 적용시킬 방침이다. 연구 진행과정에서 성과가 좋게 나오면 대형 국책연구사업화 시킬 복안도 가지고 있다.

 

 

논문 한 편 발표할 때마다 동료 연구원들과 와인 파티를 하는 백진욱 박사.
  
좋은 성과일수록 비싼 와인을 나눈다.

ⓒ2009 HelloDD.com

◆어릴적 꿈 '과학자' 외길 인생…"녹색시대 꿈 이룬다"

 

 

▲백진욱 화학연 박사.
ⓒ2009 HelloDD.com

백 박사는 어릴 적 꿈이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 즈음 과학기술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46세 현재까지 외길을 걸었다.

95년 캐나다 오타와대학에서 무기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후 연수과정을 마친 뒤 97년 화학연에 입원했다. 12년 동안 광촉매를 이용한 태양광에너지 전환 수소제조 연구의 길을 꾸준히 걸어 왔다. 연구결과로 국내·외 논문 50여편과 광촉매 수소제조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인 26건의 국제특허를 가지고 있다.

백 박사는 신규 광촉매 소재 물질을 10년 이상 축적해 현재 40여종의 가시광 전환용 신규 광촉매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를 기반으로 태양광중 절반 가량의 비중(46%)를 차지하고 있는 가시광을 에너지원을 공략해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얻어내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 꿈에 한발짝 다가가기 위해 젊은 혈기를 무기로 연구비 없이도 무작정 광에너지 분야 연구에 뛰어 들었다.

백 박사는 "석유 위기 시대를 대비할 새로운 방법으로 유일하게 태양광이 청정하고 무한한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라 할 수 있다"면서 "화석 시대에서 태양광 시대로 에너지 흐름을 바꾸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박사와 함께 6명의 연구진들이 새로운 녹색 시대를 꿈꾸며 동참하고 있다. 박노중·이기인·황동원·황인택 화학연 연구진들과 김진흥·윤여준 이화여대 화학나노과학과 교수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백 박사는 "녹색 시대로 가는 꿈만 공유한다면 어느 누구도 우리와 함께 연구하길 원한다"라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복합한 난제가 많을 것이지만 오픈형 연구를 통해 최대한 실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만약 백 박사의 연구가 2020년경 실현되기만 하면 석유 산업에서 녹색 산업으로 산업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상상할 수 없이 큰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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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넷 김요셉 기자> joesmy@hellodd.com
2009년 06월 07일

출처: http://www.hellod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