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IMF 재원 3배 확대…경제위기로 대반전
‘G20 승자’ 사르코지·메르켈, IMF, 중국
한겨레 | 입력 2009.04.03 20:01
[한겨레] 2일 폐막한 주요·신흥 20개국(G20) 정상회의는 화려한 '말잔치'에 그치던 기존 국제 정상회의와 달리, 나름대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회의로 평가된다. "전 세계가 경기후퇴에 맞서 함께 뭉친" 모두의 승리라지만, 더 큰 성과를 거둔 쪽은 있기 마련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국제통화기금(IMF), 그리고 중국이 이번 회의의 '승리자들' 로 꼽힌다.
■ 사르코지·메르켈 금융규제 강화 이끈 '쌍두마차'
이번 정상회의 최대 쟁점은 경기부양 확대와 금융규제 강화중 무엇이 우선이냐였다. 공동성명에는 프랑스와 독일이 강조한 금융규제의 구체적 방안에 무게가 실렸다. 금융안정포럼(FSF)을 금융안정위원회(FSB)로 확대 개편하고, 헤지펀드·조세피난처·신용평가사에 대한 규제·감독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다. 프랑스와 독일이 정상회의에 앞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허한 회담은 안된다. 규제 강화는 양보하지 않겠다'며 압박한 결과물이다. 반면, 미국이 주장한 경기부양 확대는 "지속적인 재정 노력을 다짐한다"는 추상적 내용만 포함됐다. 사르코지는 "기대 이상의 결과다. 무척 만족한다"고 밝혔다. < 워싱턴포스트 > 는 3일 "사르코지와 메르켈이 구속 없는 영미식 자본주의를 상대로 승리를 선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카지노 자본주의'에 고삐를 채우는 유럽식 모델의 승리라는 것이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새로운 세계 질서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 IMF 재원 3배 확대…경제위기로 대반전
국제통화기금의 재원이 현재의 3배인 7500억달러로 확대된다. 또 특별인출권(SDR)의 규모도 2500억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금융안정위원회와 함께 국제경제 및 금융감시기구 역할까지 수행하게 됐다. 늘어난 재원으로 동유럽 지원에 나설 수도 있게 됐다.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뒤 국제통화기금은 '군림하는 신자유주의 전도사'로 비판받았지만, 이번에는 세계 최고 국제기구로 발돋움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는 "오늘 국제통화기금이 진정으로 돌아왔다"고 반겼다. < 이코노미스트 > 는 2일 "세계경제 호황으로 실효성이 떨어졌던 이 기구의 대반전"이라고 평가했다.
■ 중국 '달러 패권 도전' 경제대국 힘 드러내
중국은 국제 금융질서 개혁을 강력히 촉구함으로써, 떠오르는 경제대국의 힘을 과시했다. 특히 기축통화 대체를 둘러싼 논란을 확산시켜 미국의 달러 패권에 파열구를 내는 데 성공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신흥국의 대변자'를 자처하며 국제 금융기구에 대한 발언권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이런 요구는 국제 금융기구를 개혁하는 데 있어서 "세계 경제의 변화와 세계화의 새로운 도전을 반영한다"는 공동선언에 스며들었다. 중국이 국제통화기금에 400억달러를 출연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이런 행보의 연장선에 있다.
김순배 기자,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arcos@hani.co.kr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 한겨레 > [ 한겨레신문 구독 | 한겨레21 구독 ]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실시간 지구촌 개벽소식 > 뉴스*시사*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G20 정상회의 결과 무엇을 얻었나? (0) | 2009.04.03 |
---|---|
오바마 대통령이 왕실예법 어겼나? (0) | 2009.04.03 |
G20 정상회의, 금융위기 대책 없다. (0) | 2009.04.03 |
한국경제, 빨리 회복될 것 (0) | 2009.04.03 |
남북 축구, 미사일 정국만큼 경색 (0) | 2009.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