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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대세 흐름 읽기/개벽조짐*예시현상

흰 사슴 태어나다. 강원 평창

by 바로요거 2008. 6. 30.

‘흰짐승은 행운’이라는 견강부회

뉴시스 | 기사입력 2007.06.06 08:12

【서울=뉴시스】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 후보도시인 강원 평창에서 3일 흰사슴이 태어났다. 한·일 월드컵 기간 중 출생, 우리나라가 4위에 오르는 길조(吉兆)로 해석된 5년생 어미의 새끼다.

서징(庶徵)이라는 것이 있다. 자연현상, 범위를 좁히면 동·식물과 기후를 보고 미래를 예측한다는 희학질의 일종이다.

독수리와 고래가 떼로 죽고, 초대형 가오리 무리가 동해를 누비고, 머리는 문어인데 나머지는 오징어인 낯선 종자라도 잡히면 서징이 고개를 든다. 풀이는 대개 '국가의 변고를 예고하는 하늘의 메시지'쯤이다.

 

 

성수대교가 내려 앉고, 충주호 유람선에 불이 나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는 재난이 잇따를 때도 서징은 득세했다. 청와대 뒷산의 불상을 치워버린 당시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징벌이라는 괴소문이 난무했다. 물론 불상은 멀쩡히 잘 있었다.

서징의 효시 격으로 인용되는 사건이 신라 선덕여왕의 '에로틱 개구리'다. 개구리들이 사나흘 동안 시끄럽게 울어대자 선덕여왕은 경주 서부 여근곡(女根谷)으로 군대를 보낸다. 신라군은 여근곡에 숨은 백제군 1800명을 섬멸한다. 선덕여왕이 서징을 정확히 읽은 덕이란다.

개구리는 병사, 여근곡은 여성 생식기, 여자는 음, 음은 하얀색, 하양은 서쪽, 따라서 백제군의 매복지는 서쪽이라며 파병한다. 신라의 승리도 확신한다. 여성기로 들어간 남성기는 끝내 죽게 마련이므로 백제군(남자) 필패는 당연하다는 얘기다.

일기가 오래 불순해도 최고위층을 탓하는 게 서징이다. 통치자가 광망하면 홍수, 향락에 안주하면 무더위, 성급하면 혹한이 닥치고, 마음이 어두우면 돌풍이 몰아친다고 한다. 결국 '뚜렷한 사계절이 있기에 볼수록 정이 드는 산과 들'이 죄다. 행여 가뭄이라도 들면 대통령이 임금처럼 기우제를 올려야 할 지 모르겠다.

각종 알비노가 뻔질나게 태어나고 목격되는 것이 그나마 다행스럽다. 백화현상에 의한 변종동물은 서징의 대상에서 슬그머니 제외되고 있다.

지난해 5월 충북 진천군 사슴농장 옆 논에서 흰까치가 발견됐다. 하얀 새는 무조건 길조로 풀이하는 게 정답처럼 돼버렸다. 옛날에는 안 그랬다. 조선 단종 때 하얀 까치가 집현전 나무에 둥지를 틀었다. 사육신 중 하나인 유성원은 흰 까치에서 죽음을 읽었고, 자결했다.

하얀 짐승은 새 뿐 아니다. 2004년 11월 충남 청양에서 흰너구리가 잡혔다. 북한에서는 2002년 12월에 흰 너구리가 나타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게 최초라 했다. 그런데, 아니다. 이미 1995년 9월 경기 안성에서 성묘객이 흰 너구리를 포획해 산림청 임업연구원으로 넘겼다.

2005년 1월에는 충북 청주에서 눈에 띈 인면어(人面魚)가 '국내 최초로 확인된 것'으로 포장돼 시선을 끌었다. 역시, 아니다. 1997년 5월 서울 용두동 관상어 상가 고무 물통 속에서도 인면어는 헤엄치고 있었다. 청주의 인면어에게는 '상서로운 징조'라는 해설이 따랐다. 용두동 인면어는 '난세에 출현하는 물고기', 즉 흉조로 여겨졌다.

제 무리의 다른 것들과 다르게 생겨서 '왕따' 당하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뉴스라면 그나마 수긍하겠다. 변종 혹은 기형에게 서징을 적용하는 세상은 '전설의 고향'에서나 존재할 따름이다.

인터넷을 뒤져서 없으면 '최초'라고 선언하는 얕은 사회다. 검색 웹사이트가 챙기지 못한 1990년대 후반 이전 사실은 사실도 아니다.

< 관련사진 있음 >
신동립기자 rea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