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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투데이]
암 치료와 진단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나노캡슐'이 개발돼 맞춤의학으로 가는 첫발을 내딛었다.
기존 약이 특정 질병을 포함해 몸까지 해쳤다면 나노캡슐로 시작될 맞춤의학은 특정 질병에만 작용해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과학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처럼 나노기술은 바이오 신약에 무한한 잠재능력을 제공하고 있다.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맞춤의학이 더 이상 SF영화에나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임상시험 등 아직 실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 '나노캡슐' 등 나노기술의 맞춤의학 첫발
나노캡슐이 맞춤의학으로 가는 첫발을 뗐다. 앞으로 나노캡슐을 이용해 정확한 진단과 부작용 없는 치료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대 공대 화학생물공학부
현택환 교수는 질병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속이 빈 나노캡슐 제조에 성공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나노캡슐은 MRI조영제로써 나노캡슐 껍질을 이용해 기존의 한계 영역까지 침투할 수 있게 돼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게 된다. 그 동안 약물을 투여한 뒤 몇 주의 시간을 들여 암 크기의 변화 등으로 질환의 진척 상황을 짐작했던 것에 한 걸음 앞선 방식이다.
더구나 나노캡슐을 몸속으로 투입하면 특정 질환의 세포에만 반응해 약물전달체로써 진단과 동시에 질환 치료까지 한 번에 끝내게 된다. 기본 약물의 경우 특정 질환의 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거나 해를 끼쳐 부작용을 앓았던 것과 대조된다.
이에 현 교수는 "아직 동물시험이 남아 있다"며 "향후 임상시험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 바이오신약, 나노기술 날개 달고 비상
하지만 나노캡슐 발표에 대해 전문가들은 바이오 신약 분야에 나노기술 활용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의과학 연구센터 권익찬 센터장은 "신약 맞춤의학의 첫발"이라며 "현택환 교수의 연구 등 나노기술로 먼 장래에 영상을 통해 개개인에게 투여한 약물의 모니터링과 즉각적인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나노기술이
항암제 등 약물의 투여 방식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라는 얘기다. 현재 약물의 투여 방식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특정 약물을 많은 환자에게 임상시험해 뽑아낸 평균값을 개별 환자에 적용하고 있다. 결국 진단과 치료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 밖에도
나노 입자에 유전자를 붙여 운반하는 바이오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 당뇨병처럼 췌장세포에 문제가 있어
인슐린이 나오지 않을 경우 나노 입자에 정상적인 췌장세포의 씨가 될 수 있는 유전자를 붙여 췌장까지 이동시킬 수 있게 된다.
당뇨병뿐 아니라 특정 암세포, 즉 위암, 간암 세포 등을 죽일 수 있는 약물을 나노 입자에 붙여 해당 질환 부위까지 운반하게 하는 것이다.
질환뿐 아니라 식품에도
나노 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 경희대학교
생명과학 식품공학과 김영록 교수는 "효능은 좋은데 맛이나 향이 나쁜 경우 나노 입자를 이용해 식품으로 먹기 좋은 형태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나노 입자의 안전성에 대해 검증된 바가 없어 앞으로 연구가 필요하다. 이는 나노 기술을 이용한 바이오 신약의 임상시험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실험에선 성공했다 하더라도 임상시험에선 다른 결과를 볼 수 있다"며 "나노 캡슐의 경우에도 안전하게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 나노 기술이란?
나노는 10억분의 1을 뜻하는데 10억분의 1초는 1㎱(나노초), 10억분의 1m는 1㎚(나노미터)로 표현한다.
나노 기술은 이렇게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즉 대략 원자 3~4개 크기에 해당하는 세계에서 이뤄져 물리·재료·전자 등 기존 재료 분야를 횡적으로 연결해 새 기술 영역을 개척하거나 기존 자원과 학문 분야에서 시너지를 효과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알 수 없었던 극미세 세계 탐구나 DNA 구조를 이용한 동식물 복제, 강철섬유 등 새로운 물질 제조를 가능케 한다. 이밖에 전자공학 분야에서는 대규모 집적회로(LSI) 등의 제조기술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 나노기술개발촉진법을 제정해 국가에서 나노 기술의 육성 및 발전을 돕고 있다.
류광현 기자 nbmes@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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