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문화속 정력통精力通과 감화통感化通
도통의 범주를 또 다른 방식으로 유형화하는 방법이 있다. 도통의 뿌리와 그로부터 뻗은 도맥을 기준으로 하여, 크게 정력통精力通과 감화통感化通으로 나누는 것이다.
정력통은 문자 그대로 직접적인 수행을 통해, 내 온 정력을 쏟아 얻는 깨달음을 말한다. 정력통은 한 마디로, 자기 스스로의 정성과 힘으로 성취한 도통이다. 그 대표적인 게 불가의 선禪 수행으로, 앉아서 죽기살기로 수행에 용맹정진하여 도를 통하는 것, 그게 다 정력통이다. 물론 유가의 정성공부나 선가의 일심수행도 마찬가지다.
해인사에 있다가 최근 세상을 떠난, 한국 불가의 최고 지도자 혜암 스님은 55년 동안, 하루에 한 끼만 먹고, 잠도 전혀 자지 않고 수행만 했다고 한다. 혜암이 처음 절에 들어갔는데 밥이나 지으라고 일만 시키니까, ‘빨리 수행을 해야 되는데.’ 하고 걱정하다가 강원도 오대산 사고암에 들어갔다. 거기서 4개월 동안 수행에 정진하면서 처음으로 수마를 굴복시켰다고 한다. 그게 바로 정력통이다.
그런데 감화통이란 스승이 가지고 있는 도력道力과 천지정기에 힘입어 도통을 이루는 걸 말한다. 감화통한 사람들에는 석가모니의 제자 500나한이 있다. 나한羅漢이란 성인이란 뜻으로 아라한의 약칭이다. 또 공자의 육례六禮에 통한 72현인, 예수의 12사도의 경우도 그렇다.
예수가 승천하고 50일 되던 날을 일명 오순절이라고 한다. 이 날 120명의 제자들이 예수의 어머니를 모시고 마가라고 하는 제자의 집 다락방에서 기도하다가, 하늘에서 뱀의 혓바닥 같은 불길이 내려와 그 성령에 감동해 초통을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그것도 일종의 감화통이다.
그러나 모든 도통을, 음양의 낮과 밤처럼 분명하게 이분법으로 딱 갈라서, 정력통 아니면 감화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건 다만 크게 성격을 구분해서 나누는 것뿐이다. 이것을 명심하라. 선천에는 어떤 도통이든 쉽게 얻어질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봐도 석가모니가 됐든 공자, 예수, 노자, 장자, 또는 중동의 마호멧이나 인도의 수행자가 됐든, 어떤 선천 성자나 현인도 자기 스스로의 일심정진에 의해서만 도통 받은 게 결코 아니다. 도통은 그 근본이 천지에서 주는 것이다. 도통 기운은 인간의 지극한 정성과 일심에 응하여 천지와 천상 신도神道에서 내려주는 거란 말이다. 따라서 아무리 정력통이라 해도 그 이면에는 천상의 감화통의 성격을 띠고 있다.
또한 감화통도 정력통 못지 않은 지고한 정성과, 일심 수행을 필요로 한다. 기꺼이 한 생애를 다 바칠 수 있는 뜨거운 구도애와 도를 전해준 스승이 감동할 수 있을 만큼, 일심으로 정성 쏟는 공부를 바탕으로 열리기 때문이다.
성자들로부터 도통을 받은 제자들이 전혀 기도도 않고 기본 수행도 안 하고 아무 닦은 것도 없이, 때가 돼서 갑자기 “어? 도통 받았네.” 이렇게 됐겠느냐 말이다. 어떤 도통이라도 도통 받을 수 있는 기본 수행은 반드시 돼 있어야 한다. 마가의 다락방에 있던 예수 어머니를 비롯한 예수 제자들도 분명히 기도를 하고 있었잖은가. 기본 수행을 했던 것이다. 공자의 72현도 기본적인 덕행과 언행을 닦으면서 생활 속에서 꾸준히 공부를 해왔다. 그러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즉 천지 도수가 되어 천지 기운이 열려서 도통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런 감화통으로 깨달음의 역사속에,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불가의 깨달음의 집단이 형성되고, 공자를 중심으로 유가집단이 형성되었다. 또 예수를 중심으로 그의 제자 12사도와, 그 아래 깨달음을 추구하고 기도를 통해 예수의 가르침대로 진실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영적 문화집단이 형성되었다. 천지 신도세계에 깨달음의 문화권이 각기 구성된 것이다.
이렇게 불·선·유·기독교·회교 등의 깨달음의 문화집단이 구성되면서, 인간역사가 우주의 대이상향을 향해 진보해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종정님 도훈 (도기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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