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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사람끼리 전염 땐 속수무책

by 바로요거 2008. 6. 17.

조류독감 사람끼리 전염 땐 속수무책

미디어오늘 | 기사입력 2008.04.04 09:30

[경제뉴스 톺아읽기] 전체 인구 3분의 1 감염 가능성… 치료약 타미플루는 100만명 분량 밖에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 ]


이달 1일 전북 김제의 한 닭 농장에서 신고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고 병원성(혈청형 H5N1)'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농림수산식품부가 3일 발표했다. 주요 언론이 이 사실을 빠뜨리지 않았지만 대부분 단신 처리에 그쳤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4월에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선 고병원성 AI가 11월부터 2월 사이에 대부분 발생했다. 또한 사람에게 감염되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H5N1 타입과 H7N7 타입, H9N2 타입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것이 이번에 발생한 H5N1 타입이다. 아시아지역에서 유행하는 H5N1 타입은 치사율이 33%에 이른다. 걸리면 3명 가운데 1명 꼴로 죽는다는 이야기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감염된 닭 등의 날고기를 먹는 등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경우에만 감염된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조류의 분비물에서 35일 가까이 생존하며, 분비물 1g에서 100만 마리에 독감을 전파한다. 75도에서 5분 이상, 80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죽기 때문에 삼계탕이나 통닭 등과 같이 충분히 익힌 고기라면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분비물을 코로 흡입하는 경우에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 매일경제 4월4일 38면.
문제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경우다. 조류 인플루엔자가 독감 바이러스와 결합해 신종 독감 바이러스를 만들어 내고 거침 없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류에서 조류로, 조류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모든 가능성이 이미 사실로 드러난 상황이다. 상상하지 못한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의 경우 세계적으로 5천만명 이상의 목숨을 빼앗아갔다. 스페인 독감은 H1N1 타입이었다. 1957년에 중국 남부지방에서 확산된 아시아 독감은 H2N2 타입, 1968년의 홍콩 독감은 H3N2 타입이었다.

조류 인플루엔자를 연구하는 영국의 네일 퍼거슨 교수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될 경우 3주 내에 세계 인구의 절반이 감명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1500만명이 감염되고 이 가운데 9만∼44만명이 죽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있다. 중세의 흑사병(페스트) 못지 않은 파괴력이다. 이 문제의 바이러스가 바로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H5N1 타입이다.

우리나라에선 조류 인플루엔자가 처음 발견된 것은 2003년인데 아직까지 사람에게 감염된 적은 없다. 그러나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태국 등에서는 2003년부터 올해 3월까지 372명이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됐고 이들 중 235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부는 전북 김제의 닭 농장 반경 500m 이내 농장 7곳에서 기르는 닭 30만8천마리를 살 처분 및 매몰 조치하고 달걀 등 오염 우려 물품도 폐기하기로 했다. 또 반경 10km 이내에 있는 닭과 오리 등 357만마리에 대해 이동 제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짚고 넘어갈 문제는 과연 조류 인플루엔자가 사람에게 감염되고 사람끼리 전염되기 시작했을 때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가장 확실하고 거의 유일한 치료약인 타미플루는 10년 동안 공장을 쉬지 않고 돌려도 세계 인구의 20% 분량 밖에 만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오는 대로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이 사들이면서 물량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한 알 가격이 60달러로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된다. 유통기한이 6개월 밖에 안 돼 계속해서 새로 확보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00만명 분량의 타미플루를 확보하고 있다. 만약 최악의 경우 1500만명이 감염된다고 가정하면 이 가운데 1400만명은 약도 써보지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더 근본적인 대안은 나라마다 세금을 쏟아부어 타미플루를 추가 확보하는 것 못지않게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로슈에 특허를 잠정적으로 포기하거나 공유할 것을 요구하고 세계적으로 대량 생산체계를 갖추는 것이지만 세계적으로 오히려 특허를 강화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쉬운 일은 아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나라 전체에 심각한 위생 위기가 발생할 경우 국제특허를 무시할 수 있다는 지침을 두고 있다. 이를 강제 실시권이라고 한다. 사실 의약품 특허는 개발이 어렵지 성분 분석을 하면 복제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이미 대만에서는 타미플루의 복제약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인도는 특허를 무시하고 타미플루 복제약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국경 없는 의사회는 "특허권은 사회 전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지, 소수의 다국적 제약기업의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드는 도구가 돼선 안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타미플루에 내성을 갖춘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견됐다는 발표도 나왔다. 인류의 생존에 직결되는 심각한 사안인 만큼 국제 사회의 공동의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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