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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발생한 것같은 대규모 지진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나. - 중국보다도 일본, 대만에서 자주 발생하는 큰 지진이 우리나라에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리히터규모 5~6 정도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문제는 리히터규모 7~8보다 작은 강도의 지진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면 그 피해가 굉장히 크다는 것이다.
지진 강도가 작아도 피해가 큰 이유는 무엇인가. - 지진 피해를 가늠하는 데는 지진의 강도뿐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지반의 강도도 중요하다. 지반이 약한 지역의 건물들은 지진의 강도가 리히터규모 6.5를 넘지 않아도 쉽게 무너져 내릴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고층건물이 밀집된 수도권 지역의 지반이 약해 피해가 커질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산업시설이 매우 많다. 땅 밑을 많이 파놓았고 고층건물도 속속 들어서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 건물 높이가 주로 1~3층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고층건물이 많아 땅이 견뎌야 할 무게가 중하다. 이 때문에 수도권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건물이 붕괴되면서 피해를 입었지만, 우리는 건물이 야기하는 2차 피해를 입을 것이다.
고층건물 대부분에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나. 건물 하나가 무너지면 엄청난 화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대개 지진은 자체로 인한 피해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2차 피해, 즉 건물 화재 등으로 인한 피해가 많다. 우리나라는 산업시설이 지나칠 정도로 많아 인명 및 재산피해 규모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만약 서울에서 고층건물이 밀집된 강남지역에서 리히터규모 5~6 정도의 지진이 일어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가 발생할까. - 지하철이 붕괴되고 그 위, 옆에 있는 건물들이 모두 무너지며 화재가 날 것이다. 지어진 지 최고 30년 정도 된 건물들은 그렇지 않아도 힘이 약해지는 상황에 그동안 지하철 때문에 진동을 많이 겪어왔던 터라 지진이 발생하면 피해가 더 클 것이다. 특히 강남지역은 우리나라 지하철 노선이 설치된 곳 중 가장 약하다.
지하철을 안전하게 설치하려면 지반에서 보통 100m 아래까지 파내려가야 한다. 그래야 기반암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고작 30m 정도밖에 파내려가지 않았기 때문에 충격이 더 크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지하철 시설이 약한 곳이 없다. 뉴욕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하 100m를 파 내려가 지하철을 설치했다. 그 정도 깊게 들어가야 지진이 발생해도 지하철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워낙 짧은 기간에 지하철을 건설했기 때문에 위험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강남지역은 과거 논밭이었고 강북처럼 지진을 견딜 만한 기반암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다. 한강 북부는 기반암이 깔려 있어 지진이 발생해도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강남지역은 지반도 약한데 지금도 주상복합 등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어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잠실을 비롯해 한강변에 위치한 건물 모두 지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지진은 순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대피할 만한 여유가 안 된다. 불과 수십 초 사이에 건물이 완전히 붕괴된다.
도심지역의 지진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했는데,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 지진 대비조치를 하려면 건물과 지하철 공사를 새로 진행해야 하는데, 그것은 불가능하다. 현 상태에서 다소 보완할 만한 시설을 설치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공사는 처음부터 꼼꼼히 시작하여 안전을 기해야 한다. 전문가들을 많이 활용해서 내진설계를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지진 관련 전문가에 대한 필요성을 제대로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것이 굉장한 문제다. 우리나라의 지질 특성을 꾸준히 연구해서 내진설계 등에 활용해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되고 연구와 분석을 진행할 인력도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지진경보시스템은 더 부실하다. 미국, 일본 등은 조기경보 시스템을 많이 연구하고 있고, 대만과 일본은 시범활용하고 있다.
대만, 일본 등의 지진대비시스템을 우리나라에 벤치마킹하는 방안은 어떤가. - 물론 그런 방법도 있지만, 각 나라마다 지질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만의 지진대비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일본, 대만에 비해 우리나라에 미치는 지진파의 성향, 강도 등도 다르기 때문에 복잡하다.
대만, 일본은 우리나라와 다른 다 섬나라다. 이론적으로는 지진 발생원인이 비슷할 수 있지만, 그것을 활용하고 실용화하는 데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내에서도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지역별로도 모두 다르다. 이같은 상황인데 현재 진행되는 지질연구가 다른 나라 수준에 미치지 못할 만큼 미약하다.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나라에서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가. - 내가 과거 발표한 바 있는데, 2015년 내에 경기도 수도권, 중부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조만간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내진설계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