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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진 ‘규모 5∼6’ 정도는 언제든 발생할 수도-지진 10문10답

by 바로요거 2008. 5. 18.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지진 “국내도 ‘규모 5∼6’ 정도는 언제든 발생할 수도”

문화일보 | 기사입력 2008.05.16 23:01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다." 인간이 가장 궁지에 몰렸을 때 내뱉는 말이 중국에서 현실로 나타났다.지난 12일 오후 3시쯤 중국 쓰촨(四川)성 북서쪽 약 90㎞ 지역에서 땅이 꺼졌다. 이곳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이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낳고 있는 것.전 세계의 구호인력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지만, 상황은 점차 악화하고 있다. 지진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다. 또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지진이지만 지진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고 미리 대비하면 피해를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1. 지진은 왜 발생하나?

지진의 직접 원인은 암석권에 있는 판(plate)의 움직임이다. 지진의 원인에 대해서는 판구조론, 탄성반발설 등 여러 학설이 있으나 가장 성공적인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판구조론이다. 판구조론에 따르면 지구의 표층에 수십㎞ 이상의 두께를 가진 암석권은 유라시아판, 태평양판, 북미판 등 10여개의 판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들은 각각 서로 부딪치거나 밀고, 포개지면서 매년 수㎝ 정도씩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지각판들은 가장자리 사이의 마찰에 의해 경계 부위에서 저항받는데 이 저항을 초과하는 단계가 되면 지진이 발생한다. 이희일 한국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박사는 "이번 중국 지진도 일년에 북쪽으로 5㎝씩 움직이는 인도양판이 유라시아판과 충돌하면서 발생했다"며 "이때 티베트고원이 동북쪽으로 움직이면서 티베트 오른편에 있는 쓰촨분지를 밀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 국내는 지진으로부터안전한가?

한국은 판과 판이 만나는 조산대로부터 거리가 있어 인도양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인도, 중국, 네팔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진으로부터 100% 안전한 곳은 지구상에 전혀 없다고 말한다.

이덕기 기상청 지진감시과 과장은 "1970년대 중국 최대의 지진이 발생한 탕산(唐山)은 조산대에서 벗어나 평소 지진이 예상되지 않았던 곳"이라며 "우리나라도 규모 5~6 정도의 지진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희일 박사도 "2003년 인구 8만의 이란 도시에서 4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진은 과거 2000년 동안 지진이 없었던 지역에서 발생했다"며 "국내는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 안전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3. 지진을 미리 알고 막을 수는 없나?

지각판의 충돌로 발생하는 지진을 현재의 과학기술로 사전에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예측하는 것도 아직까지는 요원한 상태다. 이희일 박사는 "지진 예보가 가능해지면 사상자는 줄일 수 있지만 건물, 도로, 통신 등 사회 기능을 위한 생명선이 붕괴되기 때문에 재산 피해 등은 예보를 하지 않은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건물이나 도로 등을 건설할 때 국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지진을 판단해 그에 따른 내진 설계를 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이덕기 과장은 "지진이 발생하면 신속히 통보해 여진 등 2차 피해를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지진 해일 같은 경우 일본에서 발생하면 1~2시간 만에 동해안에 도착하므로 신속한 통보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4. 국내 지진 대비상황은?
2004년 울진 앞바다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한 뒤 국내에도 내진 설계기준이 마련됐다.소방방재청에서 마련한 지진재해경감대책법이 국회를 통과해 예·경보시스템, 내진 설계 기준 강화 등의 대책이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희일 박사는 "옛 건물은 지진에 취약할 수 있지만 최근에 지어진 건물들은 지진을 고려한 내진 설계로 건축돼 비교적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내는 도시화율이 전 세계 3위로 고층건물, 통신, 도로 등의 사회기간시설이 집중돼 있어 지진이 발생한다면 그 피해가 매우 클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진연구센터는 "지진 관측 역사가 짧아 합리적인 내진 설계의 기준을 세우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1952년 평양 남쪽에서 규모 6의 지진이 비공식 관측되기도 하는 등 국내 최대 지진은 규모 6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5. 지진은 어떤 현상을 가져오나?

지진이 가져오는 현상은 단층이나 화산 활동 등 지진의 원인이 되는 과정에 연관된 1차 현상과 지진파의 전파에 의한 지면진동에 기인한 2차적 현상으로 나뉜다. 1차 현상으로는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 1811~1812년 미국 미주리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10여㎢ 규모의 산림이 영구 호수가 되기도 했다. 또 이 지진은 미시시피강의 흐름을 바꾸어 놓기도 했다.

지진으로 인한 2차 현상으로는 땅울림, 지하수 온천 변화 등이 나타나며, 지구의 중력변화 등도 감지되는 경우가 있다. 또 해저의 융기나 침강으로 인해 지진 해일(쓰나미) 등을 일으키기도 하며, 지표면에는 땅 갈라짐, 산 붕괴, 해안 붕괴, 땅 미끄러짐, 산사태 등을 동반한다.

6. 지진 크기는 어떻게 어떻게 나뉘나?

지진의 크기는 지진의 에너지를 가지고 분류한다. 지진파의 진폭이 얼마나 큰가, 또 땅의 움직임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 계산된다. 흔히 1935년 미국의 지진학자 리히터가 지진의 강도를 1에서 9까지 숫자로 표시한 '리히터 규모'가 널리 쓰인다. 또 '진도'라는 용어도 사용되는데 이는 일본 용어로 현재는 '규모'라는 용어로 통일해서 사용된다. 또 규모와 진도는 진동의 세기와 진원의 깊이, 특성, 거주상황에 따라 다르게 평가되므로 같은 기준이 아니다.

이희일 박사는 "규모 4 정도면 약 1000t의 트라이나이트로톨루엔(TNT) 폭탄이 폭발한 크기와 비슷하다"며 "규모가 1씩 커질 때마다 에너지가 32배씩 증가하므로 지진의 규모가 5면 TNT 3만2000t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쓰촨성의 규모 7.8 지진은 1945년 일본 나가사키(長崎)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252개에 해당하는 위력이다.

7. 지진은 규모에 따른 영향은?

▲규모 2.5 미만 = 사람의 몸으로는 느낄 수 없지만 지진계에는 기록된다. ▲2.5~3.0 = 정지하고 있는 사람, 감각이 민감한 사람이 느낄 정도. ▲3.0~3.5 = 모든 사람이 느낄 정도로 창문이 다소 흔들린다. ▲3.5~4.0 = 건물이 흔들리고 창문이 움직이며 형광등과 같은 매달린 물건이 흔들리거나 그릇의 물이 출렁인다. ▲4.0~4.5 = 건물의 흔들림이 심하고 불안정하게 놓인 꽃병이 넘어지며 그릇의 물이 넘침, 많은 사람이 집 밖으로 뛰어나온다. ▲5.0~6.5 = 벽에 금이 가고 비석이 넘어짐, 굴뚝, 돌담, 축대 등이 파손된다. ▲6.5~8.5 = 건물 파괴 30% 이하,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땅에 금이 감, 사람이 서 있을 수 없다. ▲8.5 이상 = 건물 완전 파괴됨. 철로가 휘고 지면에 단층현상이 발생한다.

8. 잘못 사용되는 지진용어는?

지진의 크기에서 국제적으로 '규모'는 아라비아 숫자로 소수점 한자리까지 표기하고 '진도'는 정수 단위의 로마 숫자로 표기하는 것이 관례다. 예를 들면 '규모 7.8'로, '진도 Ⅵ' 등으로 표기해야 한다. 진도는 지진의 상대적인 세기를 말하는 것으로 같은 크기라도 주변 여건에 따라 달라진다. 일본은 진도를 8계급으로 구분하며, 미국은 12계급으로 구분한다. 따라서 '진도 7.8' 등은 잘못된 표현이다. 또 '리히터 지진계로 진도 7.8의 지진'도 잘못된 표현이다. '리히터 지진계'라는 기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리히터스케일' 혹은 '리히터 규모 7.8의 지진' 또는 단순히 '규모 7.8의 지진'이라고 표현해야 맞다. 또 '강도 7.8'이라는 말도 지진학에서 쓰이지 않는다.

9. 지구 역사상 최악의 지진은?

지진에 의한 사상 최대 피해는 1556년 중국 산시(陝西)성에서 발생한 지진이다. 규모 9 이상의 이 지진으로 사망자만 83만명이나 됐다. 또 1961년 칠레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9.4~9.5의 지진은 가장 큰 지진으로 기록됐다. 이 지진은 하와이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알래스카에서 일본까지 쓰나미를 일으켰으며, 이를 계기로 태평양쓰나미경고센터가 설립되기도 했다.

국내에서 발생한 최대의 지진 재해는 서기 779년 신라 혜공왕 시절로 당시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해 100여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지진 관측 후 측정된 가장 큰 규모의 국내 지진은 1980년 평안북도 서부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관측됐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규모 3 이상의 지진이 10만회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건조물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규모 5 이상의 지진도 연 100회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10. 지진 발생 시 요령은?

즉시 엎드려 몸을 보호해야 한다. 크게 흔들리는 시간은 길어야 1~2분이므로 집 안에서 지진을 느꼈다면 우선 중심이 낮고 튼튼한 테이블 밑으로 피한다. 방석 등으로 등이나 머리를 보호하는 것도 좋다. 지진이 발생했다고 섣불리 밖으로 나가지 말아야 한다. 유리창이나 기와, 간판 등이 떨어져 다칠 수 있다. 최근 건축된 건물은 내진 설계에 맞췄으므로 비교적 안전하다. 건물 밖에 있을 때 지진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몸이 흔들려 무엇인가에 기대고 싶어한다. 하지만 블록담이나 기둥 등에 가까이 서면 붕괴 위험이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대지진 발생 시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동요하게 될 수 있으므로 휴대 라디오 등을 통해 시·군·구나 경찰, 소방 등 방재기관이 제공하는 정보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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