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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값 폭등에 세계 곳곳 격렬 시위

by 바로요거 2008. 4. 3.
 
농산물값 폭등에 세계 곳곳 격렬 시위
기사입력 2008-03-26 20:55 |최종수정2008-03-27 01:15 


[한겨레] <아르헨티나의 농민 수천명이 25일 고속도로 150여 곳을 막고 시위를 벌였다. 20년 만의 최대 시위였다. 대서양 건너 이집트에서는 값싼 정부 배급 빵을 받으려고 3∼4시간씩 줄을 서던 사람들이 지쳐 쓰러지거나 싸움이 붙어, 몇 주 사이 7명이 숨졌다. 카메룬과 예멘 등에선 최근 식량 폭동이나 시위가 잇따랐다. 모두 농산물 가격 폭등으로 빚어진 일이다.

26일로 보름째를 맞은 아르헨티나 시위는 콩의 수출세가 35%에서 45%로 오르는 등 농산물 수출세가 크게 오른 데서 비롯됐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세금 인상으로 수익이 떨어지게 된 농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국제 농산물 가격이 급격히 치솟자 정부는 세금을 올렸다. 농산물이 국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국내 물가를 잡고, 국고 수입도 늘리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폭리를 얻고 있는 농민들의 압력에 물러서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농민들은 “무능한 정부가 농민을 착취한다”며 맞섰다. 농산물 수출을 억제하고 있는 어느 나라에서나 비슷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어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이집트에서는 밀가루값이 폭등하자, 시중가의 10분의 1∼12분의 1 정도의 싼값에 배급되는 빵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 충돌이 벌어졌다. <데페아> 통신은 “빵 가게 앞에서 먼저 빵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서로 고함을 지르고, 밀치면서 어른들과 아이들이 뒤섞여 서로 다툼을 하는 모습이 이집트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집트에서 빵이 35%, 식용유가 26% 값이 올라, 폭동으로 비화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급기야 정부는 밀가루를 빼돌리면 징역 15년의 엄벌에 처하겠다고 25일 경고했다.


페루의 군대에서는 밀가루 대신 감자가루로 만든 빵을 먹기 시작했다. 아이티에서는 파스타 값이 두 배 가까이 뛰자, 가족 6명이 하루에 옥수수가루 캔 두 개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4일 전했다. 카메룬에서도 이달 들어 적어도 네 명이 식량 배급을 둘러싼 충돌로 숨졌다. 기니·멕시코·모로코·파키스탄 등에서도 최근 몇 달 새 식품값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에이피> 통신은 37개 나라가 식량 위기를 맞고 있으며, 20개 나라가 일정한 식품가격 통제를 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중국·베트남 등은 곡물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중국의 밀가루 수출 억제는 인도네시아의 밀가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등 국내 물가 억제를 위한 수출 통제는 국제 곡물값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식품값 상승세가 적어도 앞으로 10년 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기구는 2006∼07년 전세계에서 식품 23%, 곡물 42%, 유제품 80% 값이 뛰었다고 최근 발표했다. 여기에는 △기름값 인상에 따른 비료값과 운송비 상승 등 경작 비용 증가 △사탕수수와 콩 등의 바이오 연료 활용 △80년대 이후 일인당 육류 소비량이 150% 늘어난 중국 등의 식량 소비 증가 △농업보조금 감축에 따른 농산물 재배 감소 등도 작용하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가난한 나라의 식량 지원에 5억달러가 모자란다며, 24일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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