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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량가격 폭등···아시아에서 기승부리는 쌀도둑

by 바로요거 2008. 3. 27.

세계 식량가격 폭등···아시아에서 기승부리는 쌀도둑

뉴시스 | 기사입력 2008.03.27 16:57 | 최종수정 2008.03.27 16:57

【서울=뉴시스】
태국 방콕에서는 쌀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밤마다 교대로 논을 지키고 있다. 페루에서는 밀가루가 부족해 군부가 직접 감자가루로 빵을 굽는다. 이집트와 카메룬, 부르키나파소에서는 지난주 식량폭동이 발생했다.

식량가격이 급등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는 곡물을 고수하기 위한 눈물겨운 전투가 펼쳐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정부와 원조 단체가 기본 곡물 가격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지난 12월에는 37개 국이 식량위기를 맞았고 20개 국 정도가 식량가격 제재 정책을 펼쳤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밝혔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특히 식량 가격이 하루가 멀다 하고 급등하고 있다. 태국 쌀은 지난달보다 30% 올라 톤당 900달러를 기록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27일 보도했다.

이 지역 수출업자들은 6월까지 쌀 가격이 톤당 1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백미도 지난 1월부터 50% 정도 올라 톤당 600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4월에는 추가적으로 40% 더 오른 8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곡물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농부들로부터 쌀을 구입해야 하는 정미업소들은 파산하고 쌀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태국 정부에서 쌀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사라요스 푸키턴은 "이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고 가격에 계속 오른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쌀 도둑 사건은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로 가장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인해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첫 번째 징조다. 세계적으로 식량 가격의 폭등은 도둑과 폭력사태를 야기하고 있다.

수단 지역에 식량을 운송하던 세계식량계획(WFP) 소속 남성 3명은 지난 25일 수단에서 살해됐다. 이 사건으로 식량 운송이 지연돼 이 지역 200만 명은 필수 식량품을 조달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는 유엔에 따르면 수단에서 트럭 56대가 공격을 받았으며 36대가 사라지고 이 중 운전사 24명은 실종돼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지난해 식량농업기구(FAO)의 식량물가지수는 2006년부터 전례 없이 40% 올랐고 올해까지도 계속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가 급등은 호주와 우크라이나 가뭄 사태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맞물려 세계 식량시장은 피폐화되고 있다.

한편 쌀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소비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미 농무부는 1970년대 중반 이래로 쌀 보유량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밀 보유량은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난 1946년 이래로 최저점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고량의 부족은 미 달러화 가치 하락과 개발도상국의 수요 증가, 바이오연료정책 등과 맞물려 초유의 식량가격 급등사태를 야기하고 있다.

FAO는 향후 3년에서 5년 동안은 식량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인도와 파키스탄 같은 일부 국가들은 곡물 수출을 금지했고 캄보디아 총리는 26일 "식량안보를 위해" 태국과 베트남에 쌀 수출을 2개월 동안 금지했다.

한편 한국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몽골 등의 식량 수입국들은 수입관세를 낮추었고 필리핀은 국가가 심각한 쌀 부족 현상에 맞닥뜨렸다고 농부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필리핀 정부는 26일 베트남에서 165만 톤의 쌀을 수입하기로 합의했다.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대통령은 유통과정 감시를 통해 쌀 투기꾼을 적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수입이 늘어난 만큼 식량은 예산에서 더 적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다가 정부는 국제물가의 위협으로부터 국내물가 안정에 힘을 쏟고 있어 1974년과 같은 심각한 현상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네팔과 인도 시민들은 전체 수입 중 1970년대 70∼80%를 차지하던 식량비가 현재 35에서 40%로 줄었다고 FAO의 정책분석가 수미터 브로카가 말했다. 특히 개도국이 식량에 소비하는 비율은 가구 수입의 7% 밖에 되지 않는다.

FAO는 식량가격이 점차 안정을 되찾고 생산량 증대로 인해 결국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으며 밀과 옥수수는 이미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가까운 시일 내에 식량가격이 안정을 되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식량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 외환보유고와 식량 보유량이 좀 더 풍부한 중국과 일본, 인도 같은 국가들은 이를 견딜 수 있지만 필리핀과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과 같이 외환보유고가 적은 국가들은 국제금융기관의 원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식량이 비싸진다는 것은 국가와 소비자들이 힘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긴 하지만 농부들에게는 수입을 증대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물론 농작물이 도난당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다. 하지만 농부들은 여전히 대규모 도매상에 밀려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하고 있다.

태국의 정미업자들은 수출업자들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있다. 또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쌀을 저장하기 위한 창고 임대에 투기 자금이 몰리고 있다. 논에서 재배한 쌀은 최소한 1년 반 동안은 상하지 않고 보존이 가능하며 정미를 거친 쌀은 이보다 6개월 더 보존이 가능하다.

태국 쌀 수출협회 회장 추키아트 오파스옹세는 "어디서 가격이 뛸지 몰라 아직 아무도 판매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게 최대의 쌀 수출국인 태국은 지난 1월과 2월 가장 많은 물량을 내놓았지만 선물거래에서 손해를 봤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태국은 국내 식량가격 안정을 위해 쌀 210만 톤을 수출할 예정이지만 물가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태국 농부들은 밤낮없이 논을 지키고 있어야 할 판이다.

아무리 쌀 값이 오르고 있다지만 여기서도 역시 부익부 빈익빈이다. 쌀을 보관할 좋은 공간이 없으면 비싼 쌀 가격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농부는 없다. 사라요스는 "좋은 저장 창고가 없는 한 대부분의 농부들은 당장 곡물을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추인영기자 iinyou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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