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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하는 데 필요한 차량이 없는 저소득층 수만 명과 공항이 폐쇄되면서 발이 묶인 관광객 수천 명은 도시 한복판의 실내 미식축구경기장인 루이지애나 슈퍼돔 등 10개 대피소에 몸을 피했다.
강풍은 임시 대피소인 슈퍼돔의 덮개 일부를 벗겨버렸다. 오전 8시경 천장 덮개를 지탱하고 있는 금속재료 일부가 큰 소리를 내며 떨어져 나가 2곳에 지름 1.8m가량의 구멍이 뚫렸다. 이곳으로 빗물이 떨어져 주민들이 비를 피해 자리를 옮겨야 했다. 앞서 오전 5시경에는 전기 공급이 끊기기도 했다.
슈퍼돔은 임시 대피소 10곳 중 가장 안전한 곳으로 신체 허약자를 중심으로 9000명가량이 대피 중이다. 이 중 600명 이상이 의료 지원이 필요한 환자다.
또 술집과 레스토랑, 재즈바가 밀집해 이름난 관광지역인 ‘프렌치 구역’은 범람하는 물을 막기 위해 모래주머니로 방벽이 설치됐고, 곳곳에 가로수와 철책이 쓰러져 있는 도시 거리에는 이동하는 차량이나 행인을 찾아볼 수 없었다.
레이 나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허리케인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는 펌프 시스템이 가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피하는 과정에서 탈수현상으로 3명이 숨졌다.
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뉴올리언스에서 서쪽으로 3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워터포드 핵발전소도 일시 폐쇄됐으며 루이지애나 주 일대 37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8일 루이지애나 주와 미시시피 주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 해수면보다 낮은 뉴올리언스 “비상”
뉴올리언스의 지형은 주변에 비해 움푹 들어가 마치 밥그릇처럼 생겼다. 북쪽에 폰처트레인 호수가 있고 남쪽으로 미시시피 강이 서에서 동으로 흘러가는 사이에 있는데, 시내 대부분이 해수면보다 1.6m 정도 낮아 둑으로 둘러싸인 도시다. 시내에서 미시시피 강의 배를 보고 있노라면 머리 위로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특히 폰처트레인 호의 수심(7.6m)이 낮은 것이 피해 우려의 결정적 원인이다. 허리케인 발생 시 바람이나 해일보다는 폰처트레인 호가 범람하는 것이 이곳에서는 가장 위험하다.
범람의 위험 때문에 도시 곳곳에 운하를 만들어 놓았다. 운하는 교통수단으로 쓰이기도 하고 범람한 물을 퍼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1, 2등급의 허리케인을 맞지만 4등급의 허리케인은 뉴올리언스 사상 처음이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비상걸린 美남부 정유시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멕시코 만 등 미국 남부지역을 강타하면서 영향권 내에 있는 정유시설들이 가동을 중단하는 등 석유업계에도 ‘초대형 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멕시코 만은 미국 내 원유 수입항과 파이프라인, 정유시설 등 석유 및 가스 관련 시설 135개가 밀집한 지역. 미국 광물관리국(MMS)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 내 생산량의 약 40%가 이 일대에서 생산된다.
충격은 상륙 전부터 시작됐다. 석유업체들은 유정 및 정유시설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로열더치셸이 하루 42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시설을 폐쇄하는 등 하루 60만 배럴 정도의 생산이 중단된 것으로 추산된다.
하루 145만 배럴의 정제능력을 보유한 정유시설 7곳도 가동을 중단해 정유량이 하루 100만 배럴 이상 줄었다. 하지만 일부 석유회사의 감산 규모가 확인되지 않아 생산 차질은 이보다 클 전망이다.
또 미국 석유 수입물량의 11% 정도를 처리하는 지역 최대의 원유 수입항인 루이지애나 근해 석유항(LOOP)도 ‘올 스톱’됐다.
피해가 심각할 경우 생산시설을 정상 가동하는 데 수개월이 걸려 하루 2000만 배럴이 넘는 세계 최대의 석유소비국 미국의 원유 수급에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말까지 유가 상승세가 계속돼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전략석유 비축분을 방출하는 것이 추가적인 유가상승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1900년 이래 미국을 강타한 10대 허리케인 | ||||
발생연도 | 이름 | 등급 | 보험손실액 | 주 피해지역 |
1992년 | 앤드루 | 5등급 | 208억 달러 | 플로리다 |
2004년 | 찰리 | 4등급 | 75억 달러 | 플로리다 |
2004년 | 아이반 | 3등급 | 71억 달러 | 플로리다 |
1989년 | 휴고 | 4등급 | 63억 달러 | 사우스캐롤라이나 |
2004년 | 프린세스 | 4등급 | 46억 달러 | 플로리다 |
2004년 | 진 | 3등급 | 37억 달러 | 플로리다 |
1998년 | 조지스 | 2등급 | 34억 달러 | 미시시피 |
1965년 | 베시 | 3등급 | 31억 달러 | 플로리다 |
1995년 | 오펄 | 3등급 | 26억 달러 | 플로리다 |
1999년 | 플로이드 | 2등급 | 22억 달러 | 노스캐롤라이나 |
허리케인의 등급은 중심기압과 바람의 세기, 피해 예상 정도에 따라 5단계로 구분되며, 4등급은 5m 이상의 해일을 동반해 건물도 무너뜨릴 수 있을 정도의 위력. |
출처: 동아일보(2005년 8월 30일)
*동아일보 홈페이지로 가서 원문을 보시려면 여기를 누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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