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실제로 핵을 사용한다면 그 대상은?

北核 ‘그것이 궁금하다’

[조선일보 강인선기자]
[조선일보 2006-10-14 00:31:18]


Q: 북한이 핵을 갖는 것이 우리에게 왜 위험한가

A: 北이 실제로 핵 사용땐 그 대상은 한국일 수밖에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최근 학생들로부터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공격하지 않을 텐데 북한이 핵을 갖는 것이 왜 위험한가”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통일되면 북한 핵무기는 우리 것 아니냐”와 함께 학생들이 북한핵과 관련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라고 한다. 인터넷에도 “북한의 핵보유가 왜 우리에게 위험한 일인가”라는 질문이 자주 올라온다. 북한이 같은 민족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할 리가 없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핵을 사용한다면 그 대상은 한국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핵폭탄을 소형화하지 못했고 대륙간 탄도탄 미사일과 같은 장거리 운반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폭격기로 운반하는 것이다. 한 무기 전문가는 “북한이 핵폭탄 운반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폭격기는 1950년대에 개발된 구형이기 때문에 장거리 공격이 어려워 한국이 가장 쉽게 공격범주 안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반발해 국지적인 도발을 한다 해도 역시 대상은 한국일 가능성이 높다. 전재성 서울대 교수는 “만일 북한이 미국이 ‘금지선’으로 삼는 핵물질 이전을 시도해 미국이 무력제재에 나서면 북한은 그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 보유국이 되면 한국과 북한의 군사력 격차는 엄청나게 커진다. 재래식 무기는 아무리 많아도 핵무기에 대한 억지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핵을 가진 북한이 서해교전과 같은 국지적 도발을 일으켰을 때 우리의 대응능력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의 부당한 요구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한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핵무기의 가공할만한 위력에 대해 너무 무지해 핵의 위력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핵무기 공격을 경험한 일본이 핵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과 달리, 우리 사회는 핵무장한 북한과 이웃해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같은 민족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도 없다. 김영수 교수는 “우호관계도 동맹도 아닌 북한을 어떻게 믿느냐”고 했다. 현 상태는 ‘적대적 의존관계’라는 특수한 상태로, 남북관계 변화에 따라 북한은 언제든 핵무기로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 전 중국에는 20분 먼저 알려줬지만 우리에게는 통보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지 않으리라는 허상을 깨는 증거”라고 했다.


(강인선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insu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