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입도수기] 나는이렇게증산도를만났다 |
우리는 더 잘 해낼 수 있다! 이수진 / 대구 만촌도장 저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를 깍아내리는 행동을 해왔습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모르지만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움츠러들게 만들어버린 건, 어릴 적부터 유달리 아이들로부터 놀림받았던 기억 탓일 겁니다. 별것 아닌 것으로도 저는 참 놀림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 나이 또래의 어린아이들이 내뱉는 말 정도야 지금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웃음이 나올 만큼 우스운 표현들도 많지만 그 당시에는 그 말들이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던지...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함이 오히려 더 무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저는 그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좀더 까만 피부도 놀림거리였고, 지금은 교정을 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툭 튀어나와 있었던 앞니도 놀림거리였습니다. 또 공부를 못한다는 사실 역시 늘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런 아이들한테 지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버텨낸 적도 많았지만 혼자서 발버둥치는 것이 너무도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이 바로 아무 말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이었지요. 누가 어깨를 부딪히고 지나가든, 손가락질을 하고 지나가든, 저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제가 할 수 있을 만한 능력이 되는 일이 생겨도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의식 중에는 항상 ‘내가 저런 걸 어떻게 해내나?’ 하는 고정관념이 박혀버렸나 봅니다. 날이 갈수록 제 자신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초라하다고 생각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지요. 그런 제가 바뀌게 된 것은 초등학교 5학년이 되어서였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정말로 친구라 부를 만한 친구를 사귀게 되면서 그나마 그러한 생각들을 조금씩 지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 해도 역시 그때의 버릇이 남아 있었던지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다가도 곧장 ‘아냐, 그건 자만심이야’ 라고 치부해버리고 포기하는 행동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었던 2005년 겨울방학에 친구의 인도로 우연히 증산도 도장을 방문하였습니다.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한 채 거의 끌려가다시피 얼떨떨한 심정으로 도장에 첫발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날 이후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지금껏 아무도 내게 가르쳐주지 않았던 그 엄청난 진리를 하루아침에 알게 된 심정이란! 솔직히 처음부터 모든 사실을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요. 집밖을 조금만 나와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실과 마주치게 되는데, ‘우주의 여름과 가을이 바뀌는 개벽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간단하게 믿길 만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진리란 거부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더욱이 알게 된 이상은 더욱 더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세상이 올지, 어떤 일이 닥칠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저 예전과 같이 아무것도 모른 채 남들과 똑같이 생활하기란 저로서는 불가능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건 전부 다 헛소리다’ 하고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제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정말로 ‘내가 이걸 놓치면 죽는다!’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는 사실입니다. 한편으로는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날까. 그때가 되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새 하늘, 새 땅이란 게 정말 열릴 수 있는 것일까.’ 갖가지 의심을 해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 상제님의 존재를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받아들인, 혼란스러운 상태가 며칠이고 계속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드디어 마음을 단단히 굳혔습니다. 도장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머릿수를 세어 보았습니다. ‘과연 저 중에 증산도를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진리를 알고 후천 세상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생명의 끈을 손에 쥔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 스스로 운이 너무나도 좋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부터 저는 정말로 안팎으로 많은 것들이 차차 바뀌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움츠러들기만 해서는 아무 것도 되는 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지요. 비난이 두려워서 자기 자신의 의견조차 제대로 펼치지 않은 채, 숨어 지내는 것은 앞으로 천하사를 해야할 일꾼의 자세로서는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입문을 하고 입도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고 그만큼 울어야했던 순간도 그리고 눈물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저는 위험한 임계점을 지나고 있는 중입니다. 겨우 그만한 일에 주저앉는다면 일꾼으로서 대범한 마음을 갖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씩씩하게 모든 것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지금껏 저 스스로를 하찮게 여겼고 아무렇게나 팽개쳐 두었던 자신을 처음으로 소중하다고 여기고 돌아볼 수 있게 해준 것은 바로 ‘진리’였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사교성이 뛰어난 것도, 어느 것 하나도, 진리를 아는 것만큼 가치있는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리를 깨달아가고 있는 제 자신이 더없이 소중하게 생각됩니다. 누가 감히 짐작이라도 할 수 있을까요. 지금도, 하루에 몇번씩 조상님께 감사를 드리는지 모릅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이루어야 할 목표와 목적을 제대로 알고 차근차근 그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는 현실이, 그 어떤 때보다 피곤하고 힘들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도 행복하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므로 이제 입도하게 되면 지금보다도 더 열심히, 하루빨리 일꾼으로서의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봅니다. ‘너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라고. ⓒ증산도 본부, 월간개벽 2005.06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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