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마음 한 곁에 넣고
생애 마지막인 양
결연히 나서는 당신
까아만 겨울밤
지친 육신을
주황색 옷 이불에 파묻고
깜빡 스친 잠결에
생명의 소리따라 정신없이 달리다
쓰러진 동료 들쳐 업고
돌아온 당신
밤새 지새운 하이얀 마음에
동료의 그을린 얼굴을 닦아내고
화마에 굳은 살 박힌 손으로
화마가 할퀴고 간 얼룩진 그의 손을
꼬옥 껴안고 어루만지며
나보다 먼저 그의 무사함에
안도하는 당신
내일도.....
내 생명보다
깊고 어두운 곳에서 찾은 생명들을
먼저 생각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당신
그대들이 비통해 하던 그 곳에서
못다 찾은 생명들이
다시금 그대들을 찾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당신
동료의 마지막 외침에 훈장을 달며
진정 그가 영웅이었음을
알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당신
아침에 가슴에 넣어 온 가족을
모두가 떠난 평온한 새 아침이 밝은 후
제일 마지막에 꺼내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당신
그대들의 해맑은 미소가
물먹은 火氣를 가라 앉히고
그제서야
얼어붙은 가슴 속 아내와 자식들의
안도하는 숨소리를 듣고
다른 생명보다
나를 더 소중히 하는
어리석음이 없도록
다시금 기도하는 당신
그대 소리없는 영웅들의 기도는
진정한 생명의 외침인 것을.....
- 2006.11.9. 소방의 날 소방가족에 바치는 헌시-
글: 문원경 소방방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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