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곤사당을 짓겠느냐

[11:366] 건곤사당을 짓겠느냐
1 태모님께서 용화동을 떠나실 때 거처하시던 집은 이상호에게 주시고 다짐받으며 물으시기를
2 "상호야! 저기다 건곤사당을 짓겠느냐?" 하시니 상호가 대답하지 않거늘
3 담뱃대로 머리통을 후려치시며 "이놈아! 빨리 대답해라." 하고 재촉하시니라.
4 이에 상호가 엉겁결에 "예, 짓겠습니다." 하고 대답하거늘 태모님께서 "암, 그래야지." 하시니라.

어진을 잘 받들라

5 또 이성영을 방으로 불러들이시어 어진 앞에 꿇어 엎드리게 하시고
6 어진 개사(改寫)와 저술과 도장 건축 등 뒷일에 대하여 낱낱이 세 번씩 다짐을 받으신 뒤에
7 성영에게 물으시기를 "네가 집을 지을 수 있겠느냐?" 하시고 다시 "그것이 무슨 집인지 아느냐?" 하시니라.
8 이어 말씀하시기를 "영정을 잘 받들라, 알겠냐!" 하시고 "단주수명…." 하고 말씀하시는데
9 성영이 태모님의 말씀이 끝난 줄 알고 자세한 뜻도 모르면서 건성으로 "예, 예!" 하고 대답하매
10 태모님께서 역정을 내시며 "이놈이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말뚝마냥 대답만 하는구나." 하시고 담뱃대로 머리를 딱딱 때리시니라.
11 잠시 후 혼잣말씀으로 "영사(靈砂), 주사(朱砂)…." 하시며 두 손가락을 펴 보이시고 용화동을 떠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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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11 주사. 황화수은(HgS)을 주성분으로 하는 광물로, 단사(丹沙)라고도 한다. 결정편은 선홍색이고 다이아몬드 광택이 있다. 부(符)를 쓰거나 한방에서 정신을 안정시키고 경풍을 멈추는 약으로 쓰이며, 대개벽을 극복하는 유일한 법방인 의통인패를 제작할 때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