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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역사문화/환단고기*韓의뿌리

한민족의 뿌리와 단군조선사 [한국상고사통사]

by 바로요거 2007. 10. 15.
한민족의 뿌리와 단군조선사

 |한국상고사통사|
 
 김영주 저 | 대원출판
 2004년 2월 | 15,000원
 
 두 조선의 문제
 요즘은 어디를 가나 탄핵정국에 대해 한마디씩을 내뱉고 있는 세상이다. 누가 옳은 것이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는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대한국인은 이런 위기도 슬기롭게 관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헌데 한 가지 탄핵 관련한 의견들 중에서 탄핵과 관련없는 사안을 하나 이야기하고 싶다. 바로 작금의 정치풍토는 조선시대 붕당정치의 폐해가 그 뿌리라는 혹자들의 지적이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조선시대’에 관해서이다.
 이 ‘조선시대’라는 것에 바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고 하니 바로 ‘조선에는 두 조선이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무슨 뜻이냐고? 붕당정치의 폐해가 드러난 이성계의 ‘근세조선’이 있고, 또 하나 무려 47대씩이나 단군임검이 통치하였던 ‘단군조선’이 있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이는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데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명제이다. 왜냐하면 이성계의 조선은 단군조선에서 그 명칭을 따온 것이며, 모티브를 제공한 단군조선시대는 한민족의 뿌리사 시대이기 때문이다. 역사의 기록이 ‘근세조선’만을 기억하고 있어서 우리에게 조선이라고 하면 지금의 탄핵정국과 같은 난장판이 떠오르지만, 본래 중원의 대륙을 웅비하던 단군조선이 실제로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조선을 그렇게 쉽게 업신여기지는 못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다 민족의 정신을 잃어버리고 역사를 왜곡 당하여 일어난 일인 것이다.
 
 『단군조선사』의 매력과 가치
 이러한 즈음에 요즘 서점가에서 반가운 책 한권이 눈에 띈다. 바로 단군조선사의 재출간이다. 민주화를 위해 한창 투쟁하던 시절 출간되어 일반사학계는 물론 민족사학계까지 놀라게 만들었던 김영주 씨의 저서이다. 이것이 17년이 지난 오늘날 한·중·일이 역사전쟁에 돌입하면서 재출간되어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상고사통사’라는 대단하고도 도전적인 타이틀이 담고 있는 『단군조선사』는 우리 역사가 왜 왜곡되었고 무엇이 왜곡되었으며 누구의 소행인가로 시작하여, 단군조선사 뿐만 아니라 아직 민족사학계에서도 과감히 논하지 못하고 있는 환국과 배달국시대 그리고 단군조선에서 고구려·백제·신라·가야의 사국시대로 넘어오기 전의 과도기시대인 (우리의 사라진 상고사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열국시대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매력과 값어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통사적 서술로 난마처럼 얽혀있는 역사의 실타래를 대목대목마다 조목조목 설명해서 풀어버리고 있다. 특정 대목이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은 별로 중요치 않다. 당당하고 명료한 사료해석과 투철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한국상고사를 통사 형식으로 모두 담아내고 있다는데 이 책의 위대성이 있다.
 
 민족사의 정통성에 관하여
 단군조선하면 언제나 문제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그 강역이 얼마나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이다.
 
 저자는 제4장 단군조선시대에서 이용범 교수의 ‘고조선은 대동강의 평양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 북부의 넓지 않은 부분이다’라는 주장을 일축하면서 삼국유사, 삼국사기, 제왕운기, 중국문헌의 삼국지 동이전, 사마천의 사기, 후한서, 산해경 등을 폭넓게 넘나들며 고조선이 가장 강성했던 시절의 최대 강역은 중국의 감숙성부터 북만주 전체와 한반도 전체 그리고 일본의 절반까지였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단군조선사를 백악산·아사달 도읍 시기를 기준으로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 우리가 막연히 신화라고 생각하고 있는 단군조선시대를 명백한 역사의 페이지로 인식되게끔 하고 있다.
 
 환인·환웅시대를 지나 아사달에 첫 도읍을 정하여 중원의 본토까지 호령하는 강대국으로 성장했던 단군조선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쇠퇴하고 몰락해 가는가를 치밀한 사료분석을 바탕으로 역사적 상상력을 덧붙여 마치 근세조선사를 읽고 있는 듯한 생동감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중국의 요·순, 은·주, 춘추·전국 그리고 진시황 시대의 배후에 단군조선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식시켜 준다.
 이런 엄청난 사실들은 우리의 정신세계에 강력한 충격을 전해준다. 그런데 더욱 더 놀라운 것은, 단군조선은 중국에 문화를 전해준 선생국이었는데 반해 단군조선의 몰락은 문화를 전수받은 중국의 배반 때문이었다는 사실이다. 작금의 한·중·일 역사전쟁을 우리가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자못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따로 있다.
 단군조선이 몰락하는 핵심에는 위만조선이 있다. 학계에서는 이 위만조선이 단군조선의 정통성을 계승하였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단군조선의 정통성은 위만조선과 오환, 부여, 예맥, 조선, 진번 및 한반도의 남삼한으로 구성되는 열국들 중 부여에게로 계승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다시 부여를 잇는 고구려로 그 정통성이 계승되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부여는 단군조선과 고구려를 이어줄 ‘잃어버린 고리’였던 것이다.
 이점이야말로 우리 민족사의 국통의 핵심 맥이 되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단지 아쉬움이 좀 있다면 그 부여사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있었으면 하는 점이지만, 그것은 워낙 사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단지 미련으로 남을 뿐이다.
 
 역사왜곡의 부끄러움을 회상하며
 김영주 저의 『단군조선사』는 당시 동북아 정세 속에서의 단군조선의 위상을 아주 디테일하게 묘사해주고 있다.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참으로 놀랍다는 것이다. 우리 한민족에게 이런 뿌리사가 있었다는 것이!
 
 그런데 이런 깨달음에 도달하게 되면 한 가지 의문이 머릿속을 채우게 된다. 왜 우리는 우리의 상고사를 읽으며 ‘우리에게 이런 뿌리사가 있었다니!’ 하고 감탄해야만 하는가? 이것이 내 민족의 스토리였다면 왜 나는 십수년 혹은 수십년을 살면서도 이를 알지 못했단 말인가? 하는 의문이다.
 
 이렇듯, 우리의 역사를 새삼스럽게 느낄 수밖에 없는 역사적 아픔이 우리에게는 있다. 그 아픔의 근원지는 중독·왜독·양독이라는 삼독에다가, 나아가 뿌리까지 난도질 당하고만 우리 역사의 생채기에서 기인한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역사의 진정한 왜곡 요인을 외부에서 찾지 않는다. 바로 우리 역사학계의 기득권층이 우리 역사를 왜곡시킨 절대적 요인이라 판단하고, 대담하게 학계의 원로라 공인받는 이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한 단락, 한 단락을 전개해 나아가고 있다.
 
 전쟁을 치러야만 되겠다는 각오로 글을 썼다는 저자는 일곱 가지의 잘못된 통설에 도전하면서 400페이지 분량 내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17년이 지난 오늘 개정판을 내는 술회에서, 17년이 지나도 변한 것이 거의 없는 현실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어찌 저자만의 부끄러움이겠는가!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이, 아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함께 공유해야만 할 부끄러움이 아니겠는가!
 제 뿌리도 알아보지 못하고 단지 신화였겠거니 묵살해 버리는 시대. 정치판이 저런 것은 본래 민족성이 패거리 짓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식민사관의 해석을 공감하고 있는 시대.
 이런 시대가 꼭 한번 마주쳐야 할 책이 『단군조선사』이다. 이 책은 한민족의 뿌리와 한민족의 미래를 동시에 펼쳐 보여줄 값진 책이다.

 

뾰족한수 메일 lyou17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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