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는 고구려 , 신라에 비해 영토도 작고, 왜소한 나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적어도 우리나라 초, 중, 고 교과서에는 그렇게 되어있다.
그런데 중국의 역사책의 백제에 대한 기록은 두 가지 상반된 기록이 공존하고 있다.
하나는 "백제의 왕의 사신이 중국 왕에게 조공을 올렸다."는 식으로 백제의 영토를 한반도 서남부로 국한시키는 기록이다.
또 하나는 "백제가 중국대륙의 ○○지역을 점령했다.", "백제가 중국 대륙에 식민지를 두었다."는 것으로 백제가 중국 대륙의 남북지역 일부를 300년 동안이나 식민지로 통치할 만큼 동아시아의 강국이었다는 기록이다.
서로 다른 이 두 가지 기록은 어느 한쪽이 참이고, 다른 한쪽이 거짓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쪽이 참이고, 어느 쪽이 거짓일까?
중국이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성해진 것은 우리나라의 삼국시대 이후이다. 즉 삼국시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중국과 대등하거나 강한 세력을 과시하였다.
그러나 삼국시대 이후에는 크게 달려졌다.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약해진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역사가들은 통일신라 이전의 '제대로 된 역사'를 뜯어고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즉 중국 입장에서 볼 때 통일신라 때부터는 자기들이 우리나라보다 우월한 입장이지만, 그 이전에는 그렇지 못했는 바, 그 이전에도 우월했었다는 식으로 역사를 뜯어고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중국 역사책에 백제에 관해 두 가지 상반된 견해가 나오는 까닭이다.
백제에 관한 기록을 뜯어고쳐 왜곡을 시켰으나 미처 고치지 못한 부분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두 가지 상반된 견해가 나오게 된 것이다.
정말 분통이 터지는 것은 중국인의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왜곡이 아니다.
중국인에게 유리하도록 고치고, 빼고, 깎고, 붙인 기록들을 비판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사대사관으로 장착시킨 우리나라 역사가들의 행동양식이다.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으로부터 비롯된 사대사관은 조선의 유학자들에 의해 더욱 강화되었으며, 일제에 이르러서는 일본의 식민사관과 발맞추어 민족사관의 숨통을 틀어막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또한 일제로부터 해방된 이후에도 일제의 잔재가 청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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