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지구축(軸) | ||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4-12-29 19:15 | ||
23.5도 정도 기울어진 채 거대한 팽이처럼 회전하던 지구가 이번처럼 몸부림치다가 발딱 바로 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론상으론 이 기울기가 줄어들면 여름에 덜 덥고 겨울은 덜 춥게 된다. 그러나 깨어진 지구밀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엉뚱한 데서 지구 전체의 지진 활동이 왕성해진다. 인류 역사상 말세(末世)가 아니었던 때가 없었지만 성서상의 불의 심판 대신 지구축 이동, 회전 변화로 인한 엄청난 기상재앙이 뒤따를 것이다. 화엄경과 주역의 권위자였던 탄허 스님(1983년 입적)은 지구의 미래와 후천세계에 대한 많은 강연과 저술을 남겼는데, ‘부처님이 계신다면’이란 책에서 빙하가 녹고 지축이 서는 정역(正易)시대를 예언했다. 북극 빙산이 녹고 바닷물이 불어나 지축을 바로 세우면 세계적인 해일과 지진이 일어나지만, 역학적 원리로는 말세나 심판이 아니라 성숙이며 멸망이 아니라 지구의 성숙과 새 질서의 시작이라고(주역선해·周易禪解 3권) 그는 설파했다. 일본열도의 3분의 2가 바다로 침몰하고 만주와 요동반도가 한반도에 귀속된다는 게 탄허 스님의 예언이다. 그러나 뉴욕이 바다밑으로 수장되고 플로리다가 가라앉아 점점이 떠 있는 섬으로 변한다는 서구의 지축이동설과 종합하면 한반도가 ‘워터월드’ 같은 세계의 중심이 된들 별로 반가울 것 같지가 않다. 역시 지구축은 적당히 기울어진 채 안정돼 있는 편이 낫겠다. 차미례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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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아폴로 박사로 잘 알려진 천문학자 조경철 교수는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언젠가 TV에 나와 이렇게 물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일제히 발을 쾅 구르면 지구가 어떻게 되겠는가.” 그가 지축이 흔들린다고 했는지 그렇지 않다고 했는지 하도 오래된 일이라 잘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는 똑바로 서있지 않고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다. 그 각도가 수직선에서 23.5도라고 한다.
어느 장학관이 중학교 교실의 과학 수업을 시찰했다. 그리고 앞줄의 학생에게 물었다. “왜 이 지구의(地球儀)는 기울어져 있는가요.” 그러자 학생이 놀라 대답했다. “저는 안그랬습니다.” 황당한 대답에 노한 장학관이 선생님에게 물었다. “어떻게 가르쳤기에 저 애가 그런 대답을 하는 겁니까.” 선생님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 애가 그렇게 말했다면 그가 건드리지 않은게 사실일겁니다. 그 학생은 우리 반에서 제일 정직하거든요.” 기가 막힌 장학관이 이번엔 교장에게 따졌다. 그러자 교장선생님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지구의가 망가졌다면 새로 사야겠군요. 그런데 학교 재정이 좀 어려워서요.”
지구의가 비뚜로 선것은 조물주의 힘이지 결코 인간이 건드린 것도 아니고 망가져서도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수마트라 섬 근처를 강타한 해저 지진과 이로 인한 동·서남아 해일이 지구축(軸)을 흔들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국 지질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의 주장에 따르면 수마트라 섬도 36m가량 이동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런 주장이 좀 과장된것 같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지구축은 장구한 시일에 걸쳐 21.5도에서 24.5도 사이에서 변할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극단의 경우 지구축이 바로 선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그래도 공전과 자전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이론에 따르면 4계절은 없어지고, 남·북극에서 빙하가 녹는 지역, 빙하가 새로 생기는 지역이 나타날 것이다. 이런 대재앙이 과연 조물주의 뜻일까. 아르키메데스(BC 287~212)를 불러와야 한다. 그에게 긴 지렛대와 큰 지렛목을 주어 바로서려는 지구를 비뚜로 세워야 한다. 올해 2005년은 세계 물리의 해이다.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그러나 지구를 들어올리겠다고 말한 사람은 아르키메데스였다.
김성호 / 논설위원
기사 게재 일자 2005/01/03
글 주소 : http://www.munhwa.com/opinion/200501/03/20050103010130371950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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