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정님 대도문답] 증산 상제님은 누구십니까?
증산 상제님께서 지구촌의 수많은 나라를 제쳐두고 동방 한국 땅에 강세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주의 하나님이 우리나라로 강세하셨다고 믿는 것은 민족주의적인 발상 아닌가요? 상제님이 한반도에 강세하신 배경이 궁금합니다.
우주의 통치자 하나님, 상제님
상제님은 왜 한국 땅에 강세하셨을까? 이것은 증산도의 구원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누구나 한 번씩 단골 메뉴로 던지는 질문입니다.
세상 사람들과 도담을 나눠 보면, “증산도는 너무 민족주의적입니다. 증산도 사람들은 너무나 한국을 중심으로 말하는 것 같아요.” 그러고는 “증산도 하면 한국의 민족 종교잖아요. 한국의 종교를 대표하는 것이 동학과 증산도 아닌가요?”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한마디로 증산도를 모르고 하는 얘깁니다.
오래 전에 대구에서 대강연회를 했을 때, 그 지역의 대표적인 신문 기자가 찾아와서 진리 말씀을 다 듣고 나서는 이런 말을 합니다. “야~, 증산도는 과연 우주 종교군요!” 그 기자의 말과 같이 상제님은 한민족만의 상제님이 아니라 동양 사람의 상제님이자 서양 사람의 상제님이요, 온 인류의 상제님입니다. 나아가 대우주의 하나님, 온 우주의 통치자로서 상제님입니다.
상제님은 왜 동방의 한국 땅으로 오셨나?
상제님이 우주의 통치자 하나님일진대, 그렇다면 왜 지구촌의 그 넓은 땅을 두고 이처럼 작은 동방 한국 땅으로 꼭 오셔야만 했을까요? 지금부터 상제님께서 이 땅에 오시지 않을 수 없는 이유를 상제님 말씀으로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지금으로부터 135년 전, 당시의 역사적 현실 때문에 상제님께서 조선으로 오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 함께 『도전』 5편 4장을 봅시다.
상제님께서 “이제 동양의 형세가 누란(累卵)과 같이 위급하므로 내가 붙들지 않으면 영원히 서양으로 넘어가게 되리라.”(道典 5:4:6)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또 164장에서는 “조선 강토가 서양으로 둥둥 떠 넘어가는구나.”(道典 5:164:2)하시고, 377장에서는 “동양 기운이 떠내려간다, 빨리 당겨라! 동양이 서양으로 떠밀려 가느니라.”(道典 5:377:2)고 하십니다.
19세기 후반, 서양 제국주의 열강들은 동남아시아, 중국을 거쳐 동북아의 중심 센터인 한반도 조선으로 몰려들었습니다. 미국, 영국, 독일, 불란서 등 서구 열강과 동양의 유일한 제국주의 국가인 일본에 의해 동북아의 작은 땅 조선은 인류 역사상 새로운 분쟁의 중심지로 변해 가고 있었습니다. 그 위급한 때에, 상제님은 누란의 위기에 처한 한민족을 건지시기 위해 조선 땅으로 오신 것입니다.
둘째, 상제님은 섭리적으로, 자연의 이법으로 이 땅에 오시게끔 정해져 있습니다.
상제님은 특히 이 동토(東土)와 인연이 있다고 하시며 동(東)을 참으로 중요하게 여기셨습니다. 지리(地理)를 그렇게 강조하셨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어디를 가실 때면 고개도 동쪽으로 먼저 돌리시고, 항상 첫걸음을 동쪽을 향해 내디디셨습니다.
이 동을 주역에서는 동북 간방(東北艮方)이라 하고 요즘 말로는 극동 아시아(Far eastern Asia)라고 합니다.
동방의 역 철학에서는 하늘보다 땅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본래 생성(生成)이라는 말이 천생지성(天生地成), 하늘은 낳고 땅은 이룬다는 말에서 나왔죠. ‘땅에서 모든 것이 완성된다.’ 이것이 정말로 중요한 동양 문화의 자연관입니다. 이것을 모르면 동서 문화를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럼 모든 변화가 완성되는 그곳은 어디일까요? 주역의 결론이 무엇입니까? ‘성언호간(成言乎艮)이라, 동북 간방(艮方)에서 모든 동서 성자들의 말씀, 구원의 약속이 이뤄진다.’는 구원의 소식입니다.
이에 대해 종도사님께서는 지리학적으로 여러 차례 말씀을 해주셨지요. ‘한국은 지구의 생명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는 혈 자리다. 지구의 혈이 바로 한반도다. 지구의 조종(祖宗) 곤륜산에서 맥이 뻗어 나와 동북아의 백두산이 중조(中祖)가 되어 금강산을 맺었다. 그 금강산의 맥이 호남의 삼신산으로 해서 시루산에 맺혔다. 상제님은 지구의 지기가 수렴된 이 시루산으로 오신 것이다. 지구가 태초에 형성될 때부터 이미 시루산에서 삼신 상제님이 오시도록 그렇게 정해져 있다.’고 말입니다.
이것을 좀더 구체적으로 정리해 볼까요?
먼저, 백두산을 주산으로 하여 좌측으로는 일본이, 우측으로는 중국 대륙이 각각 좌청룡, 우백호가 되어 한반도를 감싸고 있어요. 그리고 아래 타이완 해협이 물이 빠지는 파(破)에 해당하고, 저 바깥으로 7억이 사는 아프리카 대륙이 외백호요, 아메리카 대륙이 외청룡으로 또 한 번 크게 감싸고 있습니다. 내·외 청룡, 내·외 백호가 각각 음양 짝이 되고, 남반구에 있는 호주 대륙이 안산(案山)이 되어 지구의 혈, 중심 핵 자리인 한반도를 완전히 감싸고 있습니다. 지리학의 이치 또한 이와 같을진대, 하나님이 과연 어디로 오시겠습니까?
한반도가 지구 생명 에너지의 중심이다! 서양의 우리 신도들이 이 말씀을 듣고 참으로 신비하다고 합니다.
셋째, 상제님은 조선 민족의 ‘신을 섬기는 문화’ 때문에 이 땅으로 오셨습니다.
사실 인류 문화사에서 한민족처럼 신을 잘 섬기는 민족이 없습니다. 우리 민족의 국조가 됐든, 선영신이 됐든, 지역의 신명이 됐든, 또 비를 내려 주는 우사 신명, 산신, 바다의 용왕, 칠성신이 됐든, 자연신이 됐든 인격신이 됐든, 어떤 신이든 그렇게 잘 섬깁니다.
서양에서는 유대족이 하나님을 참으로 잘 섬기잖아요? 사실 그들도 본래는 다신 풍속에 길들여져 있었는데 점점 유일신 문화로 변화된 것입니다. 어쨌든 기도도 잘하고 자기들의 하나님만큼은 기막히게 잘 섬기는 신앙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섬기는 문화’ 하면 그들보다 역사적으로 더 뿌리 깊은 민족이 동방의 우리 한민족입니다. 우리 민족은 인류 역사상 인간이 체험했던 삶을 이롭게 하는 모든 신들을 다 수용하여 섬긴 것입니다.
이에 대해 상제님께서 “이 세상에 조선과 같이 신명(神明) 대접을 잘하는 곳이 없으므로 신명들이 그 은혜를 갚기 위하여 각기 소원을 따라 꺼릴 것 없이 받들어 대접하리니 도인(道人)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천하사(天下事)만 생각하게 되리라. 신명들이 조선 땅에 삼대 들어서듯 가득 차 있어 사람이 지나가면 신명들이 길을 비켜 주느니라. 그러니 침을 뱉어도 고개를 숙이고 발부리에 뱉어라.”(道典 2:36:2∼6)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결국 무슨 말씀일까요? ‘한민족은 동서의 모든 민족과 종교에서 섬기는 신들을 다 포용할 수 있는 민족이다. 그래서 신관 통일이 가능하다. 동방 한민족은 이 우주의 지고신인 아버지 하나님, 상제님뿐만 아니라 모든 신들을 다 섬겨 왔기 때문에 신명들이 너무도 감사해서 이 조선 땅으로 다 모여들었다. 천지 안의 모든 신명들이 하나님 사업에 수종들어 가을 우주 개벽기에 인류를 건지기 위해, 상제님이 오신 이 땅에 모여 들어 있다. 천지신명들이 조선 땅에 아주 꽉 들어차 있으니까 침도 함부로 뱉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한마디로 모든 신명들을 잘 섬겨온 우리 민족의 보은 줄을 따라서, 그 신명들을 다스리시는 통치자 하나님, 상제님께서 이 땅에 강세하시게 된 것입니다. 상제님께서 한민족으로 꼭 오셔야만 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넷째, 문화 역사적인 배경으로 볼 때 상제님은 우리 한국 땅에 오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근원을 찾으십니다. 역사의 근원, 문화 생성의 근원, 신앙의 뿌리를 찾아 머무시는 분입니다.
상제님은 당신께서 이 동토(東土)와 인연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인연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조선이 천지신명들의 통치자이신 상제님을 신앙하는 상제문화의 시원 국가라는 점입니다. 즉 우리 조선은 유불선 기독교, 도교 등 세계 종교 탄생의 시원문화인 신교(神敎)의 종주국이요, 인류의 뿌리 문화인 신교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동방의 유일한 주인공인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인류의 뿌리문화, 신교문화, 원형문화의 맥을 가지고 온 민족이지만 유불선·기독교 등 제 2의 세계 종교를 신앙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다 부정당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하여 지금에 와서는 한국인 중에 상제문화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길거리에서 누구에게 “상제님이 누구신지 아세요? 상제라는 말을 들어봤어요?” 하면 제대로 아는 사람이 백에 하나, 천에 하나나 있을까? ‘상제’ 하면 무당, 점쟁이들이 믿는 신, 중국 사람들이 섬기는 신 정도로나 알고 있습니다.
이 상제문화를 회복하려고 한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죠. 그게 뭐냐 하면, 조선의 실질적인 마지막 왕 고종임금이 1897년에 지금의 조선호텔 자리에 원구단을 쌓고 상제님께 천제를 올리고 나라 이름을 대한제국으로, 연호를 광무로 선포하고 황제로 즉위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오늘의 대한민국에 이르게 된 것이죠.
서양사를 보면 기독교가 로마에서 공인이 됐지만, 사실 초기 기독교인들은 주로 그리스 사람, 헬라인이었습니다. 기독교 문화의 뿌리는 중동의 유대 문화였으며, 그 뿌리는 바로 유대인들의 시조 아브라함이 살던 지금의 이라크 땅, 즉 메소포타미아를 중심으로 한 수메르 문명입니다. 그 수메르 문명 또한 검은 머리의 동방 사람들의 문화로부터 왔으며, 그것이 지금으로부터 약 6천 년 전의 동방 배달 문화와 직접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도전』 1편 1장을 보면, ‘한민족은 환국-배달-조선의 삼성조시대가 지난 후 열국시대 이래 중국 한족(漢族)과 일본에 의한 상고(上古) 역사의 왜곡으로 민족사의 뿌리가 단절되어 그 상처가 심히 깊더니, 상제님께서 원시반본(原始返本)의 도(道)로써 인류 역사의 뿌리를 바로잡고 병든 천지를 개벽(開闢)하여 인간과 신명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인간으로 강세하시니라.’(道典 1:1:7∼9) 하는 구절이 있어요.
우리 한민족의 국통은 환국-배달-조선-북부여-고구려-고려, 마지막 왕조 조선, 상제문화를 다시 선포하고 황제로 즉위한 고종 황제의 대한제국, 그리고 오늘의 대한민국으로 이어져 온 것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상제님은 인류 문화사의 뿌리, 상제 신앙의 뿌리를 찾아서 오신 것입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답은 오직 하나, 가을문화를 출산하기 위해서입니다.
초목은 뿌리를 바탕으로 줄기가 뻗어 꽃이 피고 열매를 맺습니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요, 우주의 창조 법칙입니다. 인류문화도 이와 같아요. 뿌리 없이는, 뿌리를 복원하지 못하면 결코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인류의 통일문화, 가을의 결실문화, 열매문화를 출산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상제님은 우주의 유일자이신 우주의 조화옹 아버지 하나님이십니다. 서교에서도 “The Father who is coming.” 장차 오실 아버지 하나님이라고 했죠. 그 아버지 하나님이 인류의 뿌리 문화의 맥을 따라 오신 것입니다.
이처럼 증산 상제님께서 동방 조선 땅에 오신 이유는, 우리 한민족이 동서 문화를 통일할 수 있는 뿌리문화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 동방 한민족 신교의 토양에서 유불선·기독교의 강력한 신앙 문화가 꽃피었기 때문에, 뿌리·줄기 문화 시대를 지나 인류문화의 통일·결실기를 맞아 열매문화, 보편적 구원의 진리를 열어 주시기 위해 상제님이 이 땅에 오시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상제님은 단순히 우리 한민족이 서양 제국으로부터 멸망당하는 위기에 처하였기에, 약해 빠진 한민족을 먼저 건지시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지리적, 문화 역사적인 총체적 이유 때문에 조선 땅으로 오신 것입니다.
증산도에서는 도조 되시는 증산이라는 분을 상제님이라 부르는데 상제란 어떤 뜻이며 꼭 상제님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습니까? 또 가톨릭에서 말하는 천주님, 기독교 개신교에서 말하는 하나님과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지금 이 질문은 사실 ‘상제’에 대해 가장 심각하게 오해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상제의 뜻은 무엇인가? 왜 꼭 이 우주를 주관하고 계신 하나님을 상제님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또 서양 구교 가톨릭과 개신교에서 부르는 천주(天主)와 하나님과의 관계는 어떠한 것인가?’하는 것은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좋은 질문입니다.
‘상제’의 의미
첫째, ‘상제(上帝)’의 뜻은 무엇인가?
‘상제’는 우리말로 풀면 ‘천상의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천상옥좌의 하나님, 천국보좌에 앉아계신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보통 세상에서는 ‘제(帝)’ 자를 임금님 제 자로만 알고 있는데, ‘제’는 아주 예로부터 하나님 ‘제’ 자입니다, 하나님 ‘제’ 자. 이 하나님의 아들을 ‘천제의 자(天帝之子)’, 줄여서 ‘천자(天子)’,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러왔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광개토왕의 비문을 보면, 고구려를 세운 자기들의 태조 할아버지 고주몽 성제를 말할 때 바로 이러한 표현[我是天帝之子]을 쓰고 있죠.
하나님을 부르는 공식 호칭, 상제
그러면 왜 꼭 상제님이라 불러야 할까요? 상제는 무엇보다도 서양의 창조주라는 뜻보다는 통치자, 천상옥좌의 하나님이라는 이미지로 이 우주에 실재하시는 하나님의 참모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아주 중요한 겁니다.
『도전』 1편 1장 5절을 보면 상제님에 대해 가장 명쾌한 정의가 기록되어 있어요.
‘상제는 온 우주의 주재자요 통치자 하느님이니라.’(道典 1:1:5)
상제님은 대우주를 다스리는 분이요, 이 우주의 이법을 주관하시는 분입니다. 따라서 이 우주 질서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할 때, 왜 우주에는 상제님이 존재해야 하는지, 또 상제님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깨칠 수 있습니다.
증산도에서는 하나님을 상제님이라 부릅니다. 또 이 우주의 주권자 하나님을 상제님이라 불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그 핵심은, ‘상제’가 본래 하나님을 부르는 우리의 언어였으며, 적어도 약 5천 년 전후부터 동양에서 이 우주를 다스리는 조화주 하나님을 불러온 시원문화의 상징이었습니다. 후일에 유교, 도교, 민간에서 이 ‘상제’라는 언어를 차용하여, 그들 문화가 탄생하기 훨씬 이전부터 전해 내려온 하늘의 주재자 상제를 그대로 모시고, 그 신관을 계승하여 상제님이라 불러왔던 것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하나님이 바로 상제님이다.’ 라고 할 때 “아, 그건 유교, 도교에서 말하는 옥황상제의 호칭이 아니냐? 왜 기성종교에서 부르는 호칭을 가지고 ‘하나님이 본래 상제님이다’ 이렇게 갖다 붙이는 소리를 하느냐?”고 반문하는 것입니다.
천주와 하나님, 상제님과 하나님의 관계
세 번째, ‘천주(天主)’나 ‘하나님’이라는 호칭, 또 상제님과 하나님과의 관계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것은 참 곰곰이 생각을 해보아야 할 질문입니다.
우선 천주란 말을 봅시다. 동양에서 이 말을 제일 먼저 쓴 인물이 3천 년 전에 은나라를 무너뜨리고 주나라를 연 문왕과 그의 아들 무왕을 보필했던 강태공입니다. 그는 후일에 산동성의 왕으로 봉작을 받고, 그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 문화에 팔신제(八神祭), 천제(天祭) 문화를 뿌리 내릴 때, 이 우주의 주신(主神)들을 천주(天主), 지주(地主), 병주(兵主), 양주(陽主), 음주(陰主), 월주(月主), 일주(日主), 사시주(四時主) 등 여덟 개의 범주로 나누어 모셨죠. 이 때 천주란 하늘의 주신(主神) 하나님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천주라는 언어를 인용하여, 지금으로부터 약 400여 년 전 서양의 가톨릭 예수회에서 동양 전도를 위해 오신 마테오리치 신부님이 『천주실의(天主實義 : 천주님의 참뜻)』라는 책을 썼습니다. 이 책이 17세기 초 청나라를 다녀온 외교 사절단에 의해 조선에 유입되어 18세기 중엽부터 이익, 홍대용 등 실학자에 의해 학문적으로 탐구되다가 1784년(정조8) 3월에 이승훈(李承薰)이 북경의 천주교 북당(北堂)에서 ‘베드로’라는 세례를 받고 귀국하여 전도를 시작하면서부터 가톨릭이 신앙으로 뿌리를 내려 천주교(天主敎)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 우리나라에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한 서양의 천주 문화가 동학의 창도자인 최수운 대신사에 의해 수용되어, 이 천주님이 머지않아 이 세상에 인간으로 강세하신다는 것을 선포한 시천주(侍天主) 문화로 수용되었어요. 그리하여 ‘이제 인간으로 오시는 천주님을 모시고 새 우주의 조화를 정하는 역사를 맞이한다. 인류가 개벽기를 맞이했다.’ 이러한 선언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그 다음에 개신교의 ‘하나님’은 문자 그대로 ‘이 우주의 신은 한 분’이라는 의미로서 하나님입니다. 개신교의 하나님 신관을 좀더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먼저 기독교 본래의 신관, 즉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 다시 말해서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하나님관을 이해해야 합니다.
사실 지금 서교에서 쓰고 있는 천주와 하나님은 같은 뜻입니다. 이 하나님이 우주의 현실 역사에서는 구체적으로 세 위격, 즉 성부와 성자와 성령 하나님으로 역사하시는데 그 아버지가 바로 이 우주의 주관자로서 상제님이십니다. 이와 같이 기독교 역사에서는 이미 구약 때, 아버지 하나님을 천상옥좌에 계시는 우주 대권자로서, 인격신으로서, 우주의 통치자 주신으로서 인식했던 중요한 믿음의 전통과 기도 문화가 있었던 것입니다.
동서양의 다른 점은, 서양 기독교 하나님관은 창조주로서, 또 이 우주의 초월적 하나님으로서 대단히 강력한 신이라는 것입니다. 반면에 동양 문화에서는, 그보다 수천 년 전부터 섬겨온 이 우주의 진정한 하나님은 우주의 통치자로서 상제이다, 상제님은 음양적으로 천지의 질서를 바탕에 깔고 존재하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동방 문화에서는 하늘을 자연의 하늘과 상제님의 하늘, 즉 자연천(自然天)과 상제천(上帝天)으로, 음양적으로 인식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이 대우주는 상제님의 천명(天命)과 의지에 의해 둥글어간다. 이 우주의 중심에는 상제님이 계신다. 만물은 상제님의 천명을 받아 태어나고, 그 천명을 받들고 참되게 깨쳐 성취하는 것을 인생의 가장 큰, 지고한 덕목으로 삼는다.’는 천명의식을 바탕으로 역사를 운영해 왔던 것입니다.
그 한 예로 유교의 뿌리는 공자가 가장 이상으로 삼았던 주나라의 문화 제도입니다. 주나라는 상제님의 명을 받아 은나라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천자국이 되었는데, 주나라의 상제님 신앙이 바로 유교의 뿌리가 된 것입니다.
따라서 유교 문화의 핵심은 상제님의 천명을 받는 것이요, 그 천명을 받아 백성을 다스리고 상제님의 뜻을 바르게 펴는 이상적인 나라를 세우는 것이 궁극 목적인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상제문화가 언제부터 유래되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우리 민족이 상제님을 섬겨온 기록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이번 질문은 상제문화의 유래에 대한 질문인데요, 먼저 『도전』 1편 1장을 보면 이런 성구가 나옵니다.
‘한민족은 환국-배달-조선의 삼성조시대가 지난 후 열국시대 이래 중국 한족(漢族)과 일본에 의한 상고(上古) 역사의 왜곡으로 민족사의 뿌리가 단절되어 그 상처가 심히 깊더니’(道典 1:1:7)
역사상 상제님을 섬긴 기록을 보면, 약 4300년 전 고조선 초기에 시조 단군왕검님이 직접 마리산 참성단에 가시어 삼신 상제님께 제를 올렸다는 내용이 있는데, 그 전통은 마지막 왕조 조선에까지 지속되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3대 경전이라고 할 수 있는, 환국으로부터 내려온 한민족의 우주론을 기록한 <천부경天符經>, 배달시대에 동방민족을 교화하기 위해 시조 커발한 환웅이 내려주신 우리 민족의 신학 <삼일신고三一神誥>와 일명 <366사(三百六十六事)>라고도 불리는 <참전계경參佺戒經]>을 보면 상제신앙에 대해 잘 나와 있습니다.
>삼일신고>는 타이틀 그대로 삼일신관(三一神觀)입니다. 이는 동방의 삼위일체 신관이라 할 수 있죠. 즉, ‘삼신은 곧 일신이요 우주의 조화성신이다.’라는 『도전』 1편 1장의 말씀처럼 한 하나님이 세 신성으로 나뉘어 우주를 창조하시고 다스리신다는 뜻입니다.
이 삼위일체 신관에 대해 몰트만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떻게 해서 하나님이 세 위격으로 나눠지냐?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자기 분열이다.”
좀 어려운 얘기지만,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하실 때 어떤 이법을 바탕에 깔고 우주를 여신다, 즉 조물주 하나님이 조화신, 교화신, 치화신으로 자신을 분열시켜 역사하시고 그 세 신성이 다시 하나가 된다는 것입니다.
<삼일신고>를 보면, 첫째가 허공(虛空)입니다. 허공이란 사람 마음이 허허공공하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도공을 받을 때도 비우고 또 비워서 진공, 아주 완전히 공이 되어야 하듯이, 공이 바로 대우주 시공간의 실체요, 우리 생명의 참모습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가 일신(一神), 세 번째가 천궁(天宮), 네 번째가 세계(世界), 끝으로 다섯 번째가 인물(人物) 순으로 전개됩니다. 이 <삼일신고>의 ‘일신’, ‘천궁’에서 이 우주에는 온 우주를 다스리시는 하나님, 상제님이 계신다는 것을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상고사를 보면 환국과 배달, 조선은 이 삼신 상제님, 즉 삼신의 세 창조성인 조화신, 교화신, 치화신의 신성과 신권을 하나씩 맡아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즉 환국은 조화신을, 환웅의 배달국은 교화신의 덕성을 바탕으로 다스렸으며, 단군의 고조선은 치화신의 덕성으로 신교 삼신의 도를 국가 경영제도로 뿌리내려 삼한관경제(三韓管境制) 문화를 열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약 5900년 전 배달국 건국 때 이미 홍익인간, 제세이화, 광명이세 등 한민족의 원형 사상이 다 선포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배달국 역사 자체가 뿌리 뽑히고 왜곡·말살됨으로 인해 그 모든 것이 마치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개국할 때 내걸었던 시원이념으로 오도되고 있는 것입니다.
정리를 하면, 삼신 상제님에 대한 천제(天祭) 문화, 섬김의 역사는 환웅의 배달시대 훨씬 이전인 환국 초기부터 있어 왔습니다. 약 1만 년 전부터 상제님에 대한 신앙이 있었던 것이죠. 한 마디로 신교 삼신문화의 역사 전통을 들어가 보면 상제문화는 환국 초 천부경이 선포될 때부터 이 천지와 더불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인류 문명과 대자연의 암호문 해독판인 하도·낙서가 그러하듯이 천부경 또한 상제님으로부터 직접 받은 천서이기 때문입니다.
통사적으로 환국-배달-조선으로 이어지는, 작게는 동방 한민족사의 첫출발점인 배달국으로부터 약 6천년의 역사가 바로 삼신 문화를 인간 역사 속에 실제로 이식하는 과정이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상제신앙에 대한 이해는, 삼신 문화의 주장자이시며 삼신의 조화권을 직접 쓰시는 상제님에 대한 인식과 체험이 없으면 절대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상제님에 대한 신앙 역사의 상한은 1만 년 전 환국의 개국 때부터, 또는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상제님에 대한 기록으로는 유가에서 성인 왕이 다스린 역사를 기록한 『서경書經』에 4,300년 전 고조선 초기 때 서방(西方)의 제후였던 요임금, 순임금이 태산에 올라 상제님께 고했다는 봉선제(封禪祭)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또 중국의 역대 왕들이 전부 상제님께 천제를 올렸다는 내용이 사마천의 『사기史記』에도 기록되어 있고, 유교의 시편이라 할 수 있는 『시경詩經』에도 상제님을 극찬한 노래가 여러 구절 나옵니다.
그리고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판소리 심청가만 봐도, 효녀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질 때 천상의 상제님이 개입하여 용왕에게 계시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금일 오시 초에 출천 대효심 낭자 인당수 들 것이니, 팔선녀로 옹위허여 수정궁에 모셨다가 인간으로 환송허되, 시각을 조끔 어기거나, 물 한 점을 묻히거나, 모시기를 잘못 허면 남해용왕은 천벌을 주고, 수국제신은 죄를 면치 못하리라!”고 천명을 내립니다.
이처럼 선천 문화를 보면 동양의 유교, 도교, 또는 신교가 민간 신앙으로 전화되어 상제신앙이 민중의 의식과 삶 속에 하나의 문화로 깊이 뿌리 내려 있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증산도 본부, 월간개벽 2005.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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