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세이돈〉은 1972년 재난영화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포세이돈 어드벤처〉를 35년 만에 리메이크한 영화로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투입된 할리우드형 블록버스터다. 감독 볼프강 페터젠은 “만약 세상이 거꾸로 뒤집어져 종말과도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의문을 갖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의 의도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이 영화가 우리에게 선사하고자 했던 것은 단지 볼거리만이 아닐 것이다. 생과 사의 기로에서 송년의 밤, 축제가 한창인 호화 여객선 포세이돈 앞으로 거대한 쓰나미가 조용히 몰려온다. 엄청난 힘으로 몰아치는 파도에 배는 아무런 저항도 못한 채 뒤집히고 축제를 즐기고 있던 승객과 선원은 여기저기 사방에 널브러진다. 순식간에 위아래가 뒤바뀌어버린 배 안은 그야말로 아비규환. 만약 일순간 지구의 지축이 정립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영화가 시작한지 채 얼마 되지도 않아 맞닥뜨리게 된 장면은 개벽의 실제상황을 연상케 한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수백 명의 생존자들은 선장의 지시에 따라 구조를 기다리지만, 프로 도박사 딜런은 여객선 후미의 프로펠러로 난 구멍을 통해 탈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아수라장이 된 배 안에서 행방을 잃어버린 딸 제니퍼를 찾으려는 전 뉴욕시장 로버트와, 소년 코너, 소년의 어머니 매기, 애인의 변심에 바다에 투신하려던 부유한 건축가 넬슨이 딜런을 따라 탈출을 감행한다. 그러나 배의 구조물들이 무너져 가스가 폭발하면서 화재가 일어난 배는 더욱 더 혼란에 빠져들고…. 가까스로 클럽을 찾아낸 딜런 일행은 밀항자 엘레나의 도움으로 위기에 빠진 애인을 구해낸 제니퍼와 만나게 된다. 난파된 배 안에서 미로처럼 엉켜버린 길을 찾아 나선 이들은 점점 서로서로에게 목숨을 의지하는 사이로 되어간다. 죽음을 기다리느냐, 살길을 찾느냐! 생과 사의 기로에서 매순간순간 선택을 해야만 하는 인간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실연의 슬픔을 이기지 못해 배 위에서 바닷속으로 뛰어내려 자살하려고 한 넬슨. 그는 자살 직전 초대형 쓰나미를 목격하고, 오히려 가장 단순한 삶의 본성을 쫓아 살려고 발버둥친다. 그뿐인가. 시시각각 삶과 죽음을 구분짓는 탈출과정에서 남을 희생시켜야 자신이 살 수 있는 극한 상황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영화속 장면이 현실화되는 그날은? 커다란 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인간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미래에도 그렇게 갑자기 재난과 마주친다. “지금 이 순간이, 지금 이 기회가, 지금 이 숨소리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예고편의 자막처럼 말이다. 이미 인류는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를 강타했던 쓰나미의 위력을 실감한 바 있다. 원주민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의 목숨까지도 거두어간 쓰나미는 세계지도까지 일부 바꿔놓았고 미세하게나마 지축까지 흔들었다는 전문가들의 발표도 있었다. 수년 전부터 지구는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열사의 중동지역에 폭설이 내리는가 하면, 수백년 된 아름드리 나무가 폭풍에 뿌리째 뽑혀나가고, 미국의 뉴올리언즈 시가지가 단 며칠만에 물바다로 변하고 말았다. 자연의 경고, 자연섭리에 무지한 인간이 얼마나 참혹한 심판을 받는가를 깨닫게 한다. “죽고 사는 데는 공평함이 없어.” 목숨을 걸고 함께 탈출하던 엘레나의 죽음에 직면한 상심한 일행들을 향해 로버트가 던진 말이다. 마지막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침몰하는 배와 함께 바다속에 묻혀버린다. 생명을 걸고 탈출을 결심한 몇 명만이 겨우 살아남아 구조받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지구라는 배를 타고 우주를 항해하는 65억 인류 중에서 과연 몇 명이 가을개벽의 쓰나미를 극복하고 후천선경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를 곰곰 생각해본다. 고민지_ 제주 이도 ⓒ증산도 본부, 월간개벽 2006.07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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