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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들은 현실 세계를 모르고 꿈을 꾸고 있다. 전쟁 가능성은 매우 크다.

by 바로요거 2006. 11. 29.
미 전폭기 '집결' 과 전쟁불감증
[오마이뉴스 손석춘 기자] "서울 사람들은 현실 세계를 모르고 꿈을 꾸고 있다. 전쟁 가능성은 매우 크다." 케네스 퀴노네스. 미국 국무부의 전 '북한 담당관' 말이다. 얼마 전 평양을 다녀온 퀴노네스는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이에 핵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완전 교착상태'에 빠짐에 따라 "충돌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런데 어떤가. '매우 큰' 전쟁 가능성 앞에 꿈을 꾸고 있는 '서울 사람들'에게 경고했는데도, 우리 여전히 몽상에 젖어 있지 않은가. 대다수 언론이 묵살한 까닭이다. 설령 보도하더라도 "북 시장경제개혁 중단…국가통제로 회귀"(조선일보 8월20일자) 따위로 편집하지 않았던가. 공영과 민영을 가릴 틈 없이, 이 땅의 모든 텔레비전은 온통 드라마로 즐겁지 않은가. 올림픽으로 전파를 탕진하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전쟁 가능성에 코웃음치는 윤똑똑이 '전문가'들로 '광장'은 넘실댄다. 부자신문의 지면을 보라. 가당찮은 '정쟁'에 가세하는 교수들은 넘쳐나지만 정작 위기를 진단하고 대책을 촉구하는 사회과학자는 찾기 힘들다. 현실은 어떤가. 미국은 은밀하게 '스텔스' 전폭기를 이 땅에 불러들인 데 이어 'F-15E 전폭기 대대'를 다음 달 안에 배치할 계획이다. '나이트 호크'에 '스트라이크 이글'이 합치는 형국이다.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다. 실제 상황이다. 대한민국 국토 위에 미국이 자랑하는 '선제공격용 전폭기'―말이 좋아 '선제공격'이지 '침략'의 첨단무기이다―들이 곰비임비 '집결'하고 있다. '나이트 호크'가 그렇듯이 '이글'도 석 달 안팎 이 땅에 머문다. '한반도 지형적응 훈련'을 벌인단다. 더러는 미군의 움직임이 주한미군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안보공약'을 확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진심이다. 그 분석이 맞기를 바란다. 하지만 맞지 않을 때도 가정해야 하지 않을까. 냉철히 톺아보자. 지금 이 순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대한민국을 '선제 공격'한다고 믿는 것은 망상이다. 그럴 가능성은 정치적으로도 군사적으로도 없다. 하지만 미국의 선제 공격 가능성은? 있다. 아니 크다. 미국의 대통령·부통령·국무장관·국방장관·안보보좌관 그 누구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 '나는 조지 부시가 두렵다'는 칼럼(2004년 7월2일)에서 이미 고백했듯이, 그리고 영화 <화씨 9·11>이 생생하게 보여주듯이, 조지 부시는 자신의 이해관계를 위해서는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무모한 인물이다. 물론, 조지 부시가 이 땅에서 저지를 불장난이 필연은 아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분명 존재하고, 국무부의 전 '담당관'은 "높다"고 '증언'했다. 정작 나라 밖에서 조국의 앞날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유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령 독일 베를린대학 박사과정의 윤호병씨는 편지를 보내 개탄했다. "가만히 앉아서 전쟁의 화를 기다리는 것이 너무나 답답하고, 나중에 한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이라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세상 어느 나라에 이런 한심한 국민들이 있을 수 있나요? 무능한 정부는 한심한 국민이 만드는 것임을 전 요즘 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심한 국민'이 아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유린하고 있는 언론이다. 그리고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노무현 정권에 있다. 그래서다. 들머리로 돌아가 퀴노네스의 충고를 노 대통령에게 들려주고 싶다. "전쟁 위기 방지와 북핵 해결을 위한 한국 정부의 이니셔티브가 시급하다." 정직하게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자. "한국이 어떻게 미국을…" 하는 식의 자세에서 벗어나라는 퀴노네스의 말을 듣기란 부끄러운 일 아닌가. 하지만 부끄러움보다, 아니 그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문제는 조지 부시의 불장난을 막는 일이다. 하여, 대통령에 촉구한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미국의 '침략용 최첨단 전폭기'들이 이 땅에 집결하는 것을 방관하지 말라. 남북 사이의 '민족 공조' 의지를 미국·일본이 '오해'없도록 명확하게 천명하라. 남북 정상회담을 서둘러라. 미국에 대한 '패배주의'에서 노 정권은 물론이고 우리 모두 벗어날 때 아닌가. 크게는 우리 겨레, 작게는 자신의 목숨이 걸린 문제 아닌가.

/손석춘 기자
덧붙이는 글

기자소개 :
손석춘 기자는 오마이뉴스 고정칼럼니스트 입니다. 1988년 평론 '분단시대 민족언론의 길'을 시작으로 줄기차게 언론비평을 해온 언론비평가입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창립공동대표를 지냈으며, 현재 <한겨레> 논설위원입니다. <신문읽기의 혁명> <아직 오지 않은 혁명> 등을 비롯한 언론비평서들과 함께 장편소설 <아름다운 집>과 <유령의 사랑>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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