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근_ 한류문화연구원장, 중앙대 교수
한국의 대중문화와 전통문화를 아우르는 새문화
나는 지금도 10여 년 전 어느 날의 ‘박수근 전’과 ‘이중섭 전’의 충격과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치열하게 살다 간 한 인간의 모습이 가장 진솔하게 그리고 강렬하게 전달되었다. 더군다나 도록에 펼쳐진 그들의 고통스러운 삶의 편린들은 더욱더 가슴을 친다.
한류는 그런 것에서 출발한다. 20세기의 탐욕과 비인간성으로 얼룩진 기나긴 식민시대를 거쳐, 숨도 돌이킬 새 없이 열강의 이념과 인간의 허망한 야망으로 인한 전쟁을 겪은 우리가 갖은 시행착오와 역사의 소용돌이를 거쳐 5,000년 역사의 내공과 광복 60년 만에 그 특유의 열정과 역동과 감성으로 전 세계에 던지는 감동의 메시지이다. 이미 세계적 대세를 확보한 신자유주의의 물결과 이로 인한 세계화의 태풍 속에서 자신의 빛으로 스스로 빛나며 다른 나라에까지 공통의 감성, 공통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한류는 도대체 무엇인지, 어떤 것인지 정면으로 부딪혀보고 생각할 때가 되었다.
그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보통사람들이 한류를 통해서 행복을 느껴야 하고, 한류의 모든 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여야 한다. 외국의 언론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그것에 의미와 가치를 두고 즐길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류는 오늘의 대중문화와 전통문화를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며, 동시에 우리의 감성과 가치를 실현해 나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
한류의 근원,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
한류는 분명 우리의 대중문화예술에서 비롯되었다. 우리의 감성과 감각, 그리고 표현방식이 아시아인의 가슴을 따뜻하게 한 것에서 출발하였다. 한류에서 나타나는 일상의 아름다움이나 관계의 미학, 그리고 그 기저에 있는 풍류와 서정성은 당대에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5000년 정도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 형성 없이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것이리라. 한류를 말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무형문화유산이다. 우리는 그 어느 민족에 비하여도 손색없는 풍부하고 다채로운 제례·전통의식·언어·관습 등의 무형문화유산을 가지고 있으며, 언제 어느 때고 그 내공은 빛을 발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한류의 문화코드는 ‘멀티’와 ‘감동’이다. 한류 콘텐츠의 중심에는 여성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하는 핵심적인 문화코드 위에 탄탄한 구조와 스토리의 재미, 영상미학, 아름다운 남녀 스타, 역동성, 가족과 인간에 대한 사랑, 열정, 겸손, 예의, 도전 등의 문화코드가 내재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한류는 현대의 디지털 시대의 한복판에 서 있으면서도 디지털이 채워주지 못하는 그 무엇을 열정적으로 메워주고 있는 것이다. 보수 남성사회의 단단한 벽을 뚫고 세상에 포효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시아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서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서구인에게 더욱 결핍된 것을 한류는 채워줄 수 있다.
기나긴 아날로그 시대를 거쳐 디지털 시대를 맞이한 지금 우리는 또 다른 문명의 서막을 펼치고 있다. 아날로그 시대의 국민 평균적 성실성을 바탕으로 일단의 성공을 이룩한 우리는 그 자신감과 열정으로 21세기의 새로운 질풍노도의 시대를 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류는 수많은 문화코드를 새로이 양산하고 있다.
전세계에 던지는 한국문화의 도전장
지난 세기 우리의 모든 문제는 과도한 격정과 부족한 이성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시대의 시대사조를 배경으로 또는 이를 만들어 나가며 새로운 낭만주의의 전제가 되는 대량생산과 자본주의의 발달로 인한 전통적인 삶의 방식의 대변혁을 불러일으켰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자본주의 발달과정에서 나타난 부정적인 측면은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염증과 환멸을 불러일으키고, 이에 대한 반동으로 꿈, 이상, 환상의 세계에 몰입하고자 하는 사상이 나타난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한국민들에게 선천적으로 내재된 역동성과 문화예술적 DNA로 인하여 새로운 대중문화를 탄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이는 전 세계에 던지는 한국사회의 문화발신 혹은 도전장인 것이다. 한류의 탄생은 이런 것이라고 본다. 이는 국가나 어느 공식 단체에 의해 의도적으로 조직화된 것도 아니며 또한 혹자가 말하는 것처럼 문화제국주의의 모방은 더더욱 아니다. 수천 년 동안 쌓이고 쌓인 우리나라의 내재된 문화적 응축이 지난 60년 간의 정치적 경제적 성공을 배경으로 자연적으로 터져 나온 것일 뿐이다.
이러한 나라에서 한류라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문화가 탄생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 것이다. 그 새로운 문화는 마치 잠수함의 토끼처럼 세계문화 그것도 세계대중문화의 코드 변화를 제일 먼저 감지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공통언어로 바꾸어 가는 중이다. 우리는 지금 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 영국왕실부설 영국왕립행정연수원 수료 / 2004 세계박물관대회(ICOM) 기획단장 / 문화관광부 문화정책국, 예술국, 관광국, 청소년국,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국악원 등 재직 / 전 중앙대학교 한류아카데미 원장 / 현 한류문화연구원장 / 저서: 『예술의 자유와 스크린쿼터제』 『문화정책론』 『강철근 교수의 한류 이야기』(발간예정)
ⓒ증산도 본부, 월간개벽 2006.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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