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蘭/정문규
[시]
난(蘭)
- 정문규
"난(蘭), 너를 사랑해."
이런 말 하지 말 것.
그냥 보기만 할 것
왜 피었냐고 하지 말 것.
가지려 하지 말 것
왜 지냐고 하지 말 것.
화분에 가두지 말고
그냥 그대로 놔 둘 것.
[시조]
난(蘭)
- 정문규
한 분(盆)을 모셔 놓고
정성스레 사랑한다
고운 향기 달아날까
꿈속에도 끌어안고
마음에 그려놓은 이
어느 누가 훔칠까?
[동시]
난(蘭)
- 정문규
난 몰라, 난 몰라
난(蘭) 화분 깨트렸네.
엄마 꾸중 걱정에
깨진 내 얼굴.
가위 눌려 자는데
어디선가 많이 듣던 목소리.
"아직 잠 덜 깼냐?
학교 가야지."
[한시]
난(蘭)
- 정문규
비접향허공(飛蝶向虛空)
하결상초심(何結上草心)
지부지여심(知不知余心)
욕일여여심(欲一與汝心)
- 해석
허공을 향하여 나는 나비여!
어이하여 풀의 마음에 맺혔는가?
알다가도 모를 내 마음
그대 마음과 하나 되고파 맺혔지.
2006.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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