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빈국 한국, 다채로운 문화행사 마련 '엔터 코리아'(Enter
Korea).
엔터 키를 치자 한국의 문이
열린다. 수천 년의 역사가 응축된 문화의 보따리가 한 아름 쏟아진다. 출판을 주축으로 문학, 음악, 연극, 무용, 미술, 건축, 정원
등 한국 문화의 전 스펙트럼이 한 눈에 펼쳐진다.
올해로 57주년을 맞이하는 2005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 도서전은 독일출판인서적상협회 주최로 10월 1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메세 전시장)에서 오프닝
행사를 가진 뒤 19일 공식 개막해 23일까지 열린다.
세계 110여 개 국의 문화가 한 곳에 집결하는 이 도서전은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창이라 할 수 있다.
이른바 '문화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번 도서전의 주인공은
한국이다.
도서전에서는 1988년부터 참가국 가운데 주빈국, 즉 '가장 중요한
손님 국가' 를 선정해 그 나라의 출판은 물론 문학, 예술 등 전 문화를 소개하는 주빈국 행사를 치루고 있는데, 올해 도서전의 주빈국이 바로 한국이다.
우리나라는 이 도서전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일찌감치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원회(위원장 김우창. 이후 조직위.www.enterkorea.net))를 꾸려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준비해왔다.
조직위는 민간 기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간의 진통통을 뒤로 하고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직위는 이번 도서전을 통해 한국 문화가 세계인과 대화하고
그들의 가슴 속에 조용히 스며들도록 한다는 전략 아래 주빈국 행사의 기본 방향을 '대화 그리고 스밈'으로
정했다.
우리의 전통 문화를 세계인과 함께 나눈다는 뜻이다.
조직위가 마련한
2005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 주요 행사 일정을 통해 미리 도서전을 살펴본다.
'도서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주빈국 행사는 도서전 분야, 문학ㆍ학술분야, 공연예술 분야, 전시 분야, 스페셜 프로젝트 등 크게 5개 분야로 나눠
치러진다.
장소별로는 프랑크푸르트 메세 전시장에 마련되는 주빈국관, 한국관, 아고라 광장 행사와 프랑크푸르트 시(市)뿐 아니라 독일
전역에서 벌어지는 전시장 외부 행사로 나뉘어진다.
메세 전시장 행사는 주로 책과 출판문화, 문학을 중심으로 전시,
학술회의, 작가와의 만남 등으로 구성된다.
전시장 외부 행사는 박물관, 미술관, 극장, 문학의 집, 공연장 등에서
전개되는 연극, 공연, 무용, 미술,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로 꾸며진다.
▲도서전
분야
주빈국 행사의 중심 장소인 주빈국관은 한국 문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도록
조성된다.
'시간터널:한국 출판의 역사'공간을 마련해 직지심경, 훈민정음, 팔만대장경 등 한국 출판의 역사를 보여주는
책을 전시한다.
'한국의 책 100'과 '오늘의 책', '작가의 벽:현대 한국 소설가 12+6'코너에서는 전 세계에서 모은 한국에
관한 책 등 1천800여 권이 전시되고,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18명을 심층적으로 보여준다.
IT기술의 상징인 핸드폰,
PDA, LCD모니터 등을 활용한 테크노 정원과 'e-Korea Cafe'를 꾸며 문학 낭독회, 작가와의 대화, 게임 등 한국문화의
미래를 보여주는 다양한 이벤트를 펼칠 계획이다.
한편 박람회장 안에 차린 아고라 광장에서는 한국 첨단기술을 보여주는 '디지털
하우스'와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 장터'를 만들어 한국의 선진 IT기술과 뛰어난 문화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게
된다.
▲문학ㆍ학술 분야
조직위는 한국문학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도모하고 주빈국 행사의
열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지난 3월부터 독일 주요 도시를 도는 한국 문학 순회 낭독회와 토론회를 의욕적으로 벌인데 이어
도서전이 열리는 10월에 프랑크푸르트, 뮌헨, 라이프지히, 베를린 등에서 그 대미를 장식하는 다양한 문학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문학행사는 도서전이 열리기 직전인 10월 13일부터 시작해 도서전 기간은 물론 도서전이 끝난 뒤 25일까지
계속 열린다.
이 행사에는 황석영, 은희경, 신경숙, 허수경, 공지영, 서정인, 이승우, 배수아, 김광규, 양귀자, 윤후명,
오정희, 전경린, 하성란, 이문열, 한강, 김영하, 신경림, 현기영, 임철우, 최윤, 고은, 황지우, 강석경, 김지하, 정현종,
이혜경, 성석제, 윤대녕, 홍성원, 조정래, 이성복, 김원일, 김혜순, 윤흥길, 김연수, 황동규, 이인성 등 시인과
소설가들이 참여한다.
10월 15, 16일 이틀에 걸쳐 프랑크푸르트 시청회의실에서는 한국과 독일의 정계, 학계 저명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분단, 통일,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학술회의가 열려 한국과 독일의 역사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10월
14일에는 독일건축박물관(DAM)에서 공공장소와 공공시설에 대한 한국과 독일 학자들간의 토론회를 열어, 양국의 공공장소에 대한 현상학적,
건축학적, 사회학적 접근을 비교, 고찰해볼 예정이다.
▲공연ㆍ예술 분야
한국 문화 전반을
폭넓게 소개한다는 취지로 예술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공연ㆍ예술 행사가 펼쳐진다.
개막 공연으로 한국의 시조창을 영상
그래픽과 결합한 갈라콘서트 '책을 위한 진언'이 10월 18일 프랑크푸르트 알테 오퍼극장에서 열린다.
앞서
10월 8, 9일에는 프랑크푸르트 인터내셔널 시어터에서 판소리 다섯마당 중 한국의 전통적 유교사상을 가장 잘 드러내는 `심청가'의 완창무대가
선보인다.
이어 10월 19일에는 독일 헤센 방송국 콘서트 홀에서 국립국악원 주최로 종묘제례악과 궁중 의례 공연이
펼쳐진다.
또 현대음악 연주단체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앙상블 모데른이 현대음악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윤이상과 진은숙 등 한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하는 음악회가 10월 7일 독일 알테 오퍼 모차르트 홀에서 마련된다.
'흉가', '여행' 등 한국의 대표적인
연극작품이 도서전 기간 중 프랑크푸르트 시립극장인 샤우슈필 프랑크푸르트 무대에 오르고, 독일공연에서 극찬을
받았던 뮤지컬 '지하철 1호선'도 보켄하이머 데포에서 상연된다.
한국 현대무용도 10월 10일부터 23일까지
퀸스틀러하우스 무송투룸 극장에서 펼침으로써 한국 현대 창작 무용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전시회
청주고인쇄박물관과 구텐베르크박물관 공동 주관으로 9월 29일부터
11월 20일까지 프랑크푸르트 통신박물관에서 동서양 금속 활자본과 인쇄기계, 전통 한지의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한국의 옛 인쇄문화'전이
열린다.
10월 16일부터 11월 25일까지 프랑크푸르트 시립 공예박물관에서는 '한국의 도자기전'과 한국 불교회화와
불교공예품을 선보이는 `영혼의 여정-조선시대 불교회화전' 이 마련된다.
또 9월 23일부터 11월 27일까지 프랑크푸르트
쿤스트페어라인 미술관에서는 한국의 역동성과 압축성장, 분단을 주제로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 20여 명이 참여하는 작품
전시회가 마련된다.
특히 같은 기간 다름슈타트 쿤스트할레에서는 한국에서 정치적 이유로 금서가 됐던 도서와
판화, 민중미술품, 전단지 등을 전시, 한국의 80년대의 정치와 미학을 소개하는 `정치와 미학'전이 개최된다.
이밖에
한국의 대표 현대 사진전이 10월 20일부터 11월 27일까지 3사진포럼 인터내셔널 &커뮤니티 갤러리 열려 한국 현대 사진의
흐름을 조명한다.
▲스페셜 프로젝트
프랑크푸르트 그뤼네부르크 공원 안에 한국의
담장과 누각, 연못 등 전통 조경양식으로 조성된 '한국의 정원'을 세움으로써 한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하도록 했다.
청춘영화, 문예영화, 비주류 독립 영화, 독일 미개봉 최근작 등 한국 영화를 선보이는 행사가 도서전 전후로
펼쳐진다.
이밖에 한국의 선(禪) 문화를 소개하는 '선:한국의 정신' 행사가 프랑크푸르트 시립공예박물관과 주빈국관 등에서
열려 선수행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주빈국관 전통차 라운지와 프랑크푸르트 메세 카페테리아에서는 한국의 전통차와
불고기, 전통 사찰 음식, 건강식 등을 맛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한국인과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엔터 코리아'(Enter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