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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수석 “박 대통령에게 거국내각 의견 보고”

by 바로요거 2016. 10. 31.

김재원 수석 박 대통령에게 거국내각 의견 보고

기사입력 2016-10-29 01:25 | 최종수정 2016-10-29 07:34


최순실 국정 농단 인적 개편 어디까지

이정현 대표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오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1시간30분 동안 배석자 없이 독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통일준비위원회(위원장 박 대통령, 부위원장 정종욱) 민간위원들과의 오찬 일정도 연기하고 이 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최순실 사태 수습을 위해 ‘신속한’ 인적 쇄신을 박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이를 바로 수용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10시40분쯤 수석비서관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평소 장고하는 스타일과는 다른 전격적인 대응이었다.지난 25일 박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했을 때만 해도 청와대에선 이번 주 내로 인적 개편 조치가 내려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날까지 아무런 대응방안이 나오지 않다가 이 대표 면담 이후 발표가 나왔다. 청와대 내부에선 ‘조기 인적 개편’을 주장하는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김재원 정무수석 측과 ‘신중한 대처’를 주장하는 우병우 민정수석,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측의 기류가 엇갈리고 있었던 상태였다. 박 대통령의 일일 지지율은 25일 대국민사과 이후 14%(한국갤럽)까지 떨어지고 있지만 이 때문에 청와대는 이렇다 할 수습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러나 이 대표의 건의를 수용해 당일 결정을 내린 건 그만큼 박 대통령도 위기의식을 느끼게 됐다는 방증이다.

이 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거국내각 구성에 대한 언급도 했다고 한다.

청와대 회동 후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을 만나뵙고 정치권 분위기와 여론에 대해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나도 소설가와 전직 국회의장 등 각계 인사를 다양하게 찾아뵙고 국가와 국민을 걱정하시는 고견을 들었다”며 “종합해서 가감 없이 여론을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특히 “거국내각 구성 요구에 대한 여론도 전달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야당에서 하는 얘기까지 종합해 전달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도 형식이 특검이 됐든, 뭐가 됐든 당사자(최순실씨)가 빨리 들어와 국민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참석 중 회의실 밖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 박종근 기자]

김재원 정무수석도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거국내각 구성과 관련, “그런 다양한 의견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미 박 대통령께 (참모진이) 많이 보고를 드렸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이 대표의 인적 쇄신 건의에 대해선 받아들였지만 거국내각 관련 요청에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공개되지 않았다.

김 수석도 예결위에서 “대통령 지시사항은 외부로 공식 공개되기 전에 미리 말씀드리는 건 문제가 될 수 있어 밝히지 못하는 점을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이 대표의 면담 전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 얘기를 할 단계는 아니지만 대통령은 (국정 운영에) 책임이 있는 분인데 국정운영이 흔들리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거국내각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일괄 사표 제출 지시와 관련,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조력자인 ‘문고리 3인방(정호성·이재만·안봉근 비서관)’이 포함되지 않으면 현재 상황을 피해 가려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글=김정하·최선욱 기자 wormhole@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김정하.최선욱.박종근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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