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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괴생명체의 출처는?

by 바로요거 2010. 1. 14.

남극 괴생명체의 출처는?

[언더그라운드 넷]남극 괴생명체는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됐나

위클리경향 | 입력 2010.01.14 13:54

새해 벽두부터 남극의 '괴생명체' 이야기가 인터넷을 달궜다. '닌겐(人間의 일본어 발음)'이라는 이 괴생명체에 대한 묘사는 조금 섬뜩하다. 키는 20~30m, 팔과 다리 뿐만 아니라 열 개의 손가락과 발가락도 각각 있다. 얼굴은 입과 눈은 뚜렷하지만 코는 보이지 않는다. 남극기지의 연구원들이 때때로 목격했지만 그저 소문 속이었다. 전설이 된 괴인 '예티'처럼 증거자료도 남기지 않는다.

 

 ↑ 1월 6일 보잉보잉 등이 보도한 남극의 괴생명체 ‘닌겐’의 설정 사진.

1월 6일 국내 한 언론이 보도하면서 '남극 괴생명체'는 주요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를 석권했다. 이런 종류의 보도가 항상 그렇듯이 출처는 모호하게 처리돼 있다. 출처는 일본의 한 커뮤니티라는 것이다. 조사해 봤다. '닌겐'이 화제를 모은 것은 미국의 유명 웹 사이트 '보잉보잉'이 이 남극 바다괴물 이야기를 소개한 것과 관련이 있는 걸로 보인다. 다행히도(?) '보잉보잉'은 기사의 출처를 밝혔다. 일본문화 웹진 '핑크 촉수'가 같은 날에 실은 기사를 전재한 것.

증거로 제시된 사진을 본 영어권 누리꾼은 닌겐의 정체는 "극지방에 서식하는 벨루가 고래(Beluga Whale)가 아니겠냐"는 의견이다. 머리가 크며, 유달리 흰색의 피부를 지닌 고래다. 그런데 사진을 본 한국 누리꾼의 생각은 달랐다. "아담이나 릴리스겠네요. 세컨드 임팩트가 가까워진 것인가."

이건 설명이 필요하다. 얼마 전에도 언급한 일본 만화영화 < 신세기 에반게리온 > 의 설정이다. 애니메이션에 따르면 남극에서 '제1사도' 아담이 발견되고, 다른 사도가 깨어나는 것을 방지하려는 시도 중에 일어난 것이 세컨드 임팩트였다. 물론 이것은 이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이니 당최 뭔 소리인가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아무튼 에반게리온이 만들어진 것이 일본이고, '닌겐' 이야기가 나온 것도 일본이면 뭔가 냄새가 난다. 더 파고들어가 보자. '핑크 촉수'는 역시 미확인 미스터리 동물(UMA)을 테마로 하는 일본 연구사이트에서 인용한 것이다. 12년째 UMA를 연구하고 있다는 사이트 운영자에 따르면 이 이야기는 일본 커뮤니티 '2채널'의 오컬트 방에 바이트군이라는 필자가 2회에 걸쳐 F라는 사람에게서 들은 목격담을 실으면서 시작한다.

재미있는 것은 "에반게리온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전한 바이트군이 먼저 F에게 물어봤다는 것. "하지만 F는 에반게리온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고 그는 전했다. 닌겐 이야기는 사람에게 말을 건다는 '히토가타' 이야기로 발전했다가 뉴질랜드에서 목격됐다는 '카바콘' 이야기와 유사성이 발견된다.

어쨌든 결정적으로 맨 처음 출처가 2채널의 오컬트 방이었다는 점에서 저자도 이 이야기의 진실 여부엔 그리 신빙성을 부여하지 않는 눈치다. 처음 닌겐 이야기가 퍼진 것은 2001년께. 관련 전공자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까지 알려지는 데는 2년이 걸렸다. 그리고 다시 7년 뒤에 이 이야기가 인터내셔널 버전으로 번역돼 전 세계로 퍼졌으니 한 세대쯤 지나면 닌겐은 예티나 네스호 괴물, 백두산 천지 괴물과 비슷한 반열에 오를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또 다른 동시대 괴담의 성립 과정을 목도하고 있는 셈이다.

<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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