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꼭 알아야 할 유용하고 세상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차원 높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본 블로그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을 잘 간파하셔서 끊임없이
인생담론*행복론/新기술*미래문명

마술처럼 신기한 나노기술

by 바로요거 2009. 11. 13.

 

마술처럼 신기한 나노기술

 

[특집]나노기술은 요술쟁이

위클리경향 | 입력 2004.09.24 02:53

"모든 기술은 나노기술(NT)로 통한다." 그 정도로 NT에 안 걸리는(?)는 기술은 없다. 이는 NT가 기반기술이기 때문이다. 즉, 기본이 된다는 얘기다. 초미세 기술은 모두 NT로 보면 된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조경목 전문위원과 이경재 선임연구원은 "NT는 개념상 범위가 대단히 넓고 포괄적이기 때문에 과학기술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바꿔 말하면 NT가 21세기의 모든 기술을 좌지우지할 것이란 얘기도 된다. NT는 의료와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 걸쳐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 가장 각광받고 있는 NT 관련산업은 탄소나노튜브다. 1991년 일본 NEC 부설연구소 이지마 수미오 박사가 전자현미경으로 탄소구조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탄소나노튜브를 처음 발견했다. 형태는 탄소 6개로 이뤄진 육각형이 서로 벌집처럼 연결돼 아주 긴 파이프 모양을 하고 있다. 파이프의 지름은 수~수십nm에 불과하지만 밧줄처럼 다발로 묶으면 강도가 강철보다 100배 강하고 유연성이 아주 뛰어나다. 또한 구리보다 전류가 잘 통하고 열전도율은 자연계에서 가장 뛰어난 다이아몬드와 비슷하다. 탄소나노튜브는 반도체처럼 전기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성질을 갖고 있어 실리콘보다 1만 배 가량 집적도가 높은 소자를 만들 수 있다. 9만6천㎞ "우주 엘리베이터" 가능 탄소나노튜브는 자동차 연료통에 쓰여 정전기를 방지하고, 페인트에 섞어서 바르면 비행기가 벼락을 맞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이는 전기전도도가 구리보다 좋은 탄소나노튜브가 대기중의 전하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또 탄소나노튜브 디스플레이(FED)의 물질로 쓰이며 솜털처럼 가볍고 인장력이 강철보다 강하기 때문에 9만6천㎞ 높이의 "우주 엘리베이터" 제작에 사용될 수 있다. 현재 우주선 발산에 너무 많은 돈과 위험성이 따르기 때문에 지구와 지구 궤도를 도는 정지 인공위성 사이에 탄소나노튜브로 만든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면 지구와 우주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안전하게 왕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켓발사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드는 우주 엘리베이터가 만들어진다면 인류는 손쉽게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탐험할 수 있는 시대를 맞게 된다. 개미도 짊어질 수 있을 만큼 작은 나노컴퓨터도 관심거리다. 인하대 물리화학부 이근섭 교수는 "나노컴퓨터는 트랜지스터를 모두 분자 단위의 작은 화합물로 대체해 크기를 수만분의 1로 줄인 것"이라며 "회로도 분자간 결합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최근 일련의 고체물리학자들이 밝혀내 사실은 나노컴퓨터가 결코 공상 속에 있지 않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1997년 미국 앨라배마 대학 로버트 메츠거 박사팀이 성공한 "분자로 만든 다이오드"와 2001년 미국 하버드 대학 찰스 리버 박사팀의 분자크기의 "나노회로"가 바로 그것이다. 이 교수는 "그렇다 하더라도 나노컴퓨터는 10년이 훨씬 지난 먼 훗날에야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섬유에 근육 내장 "슈퍼전투복" 연구 전통산업에도 접목이 되고 있다. 섬유-의류-철강-화학-건축자재-화장품-생활용품 등에 속속 응용되고 있다. 고강도 철강, 새로운 자외선 차단물질, 인장강도가 뛰어난 방범용 필름 등 혁신적인 제품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기능 면에서 기존 제품과의 확실한 차별화를 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컨대 섬유의 굵기가 나노미터 단위인 나노섬유는 물질에 대한 선택적 투과성을 지닌다. 미립자나 박테리아 등은 통과시키지 않고 내부의 땀 등을 배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NT로 비에 젖지 않는 옷을 만들 수도 있다. 표면이 1nm인 바늘로 뒤덮이면 어떤 액체든 표면에서 떨어져 그냥 미끄러지고 말기 때문이다. 이 기술을 잠수함 표면에 적용하면 물의 저항을 훨씬 줄일 수 있어 더 적은 힘과 연료로 미끄러지듯이 나아갈 수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개발 중인 슈퍼 전투복도 NT가 기반이다. 슈퍼 전투복은 섬유에 내장된 인공근육이 평소보다 더 강한 힘을 내게 한다. 이 전투복을 입게되면 "6백만불의 사나이"가 되는 것이다. 미국 정부 등에서 약 7백억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광촉매에도 이용되고 있다. 광촉매는 빛을 받는 것만으로 촉매반응을 일으켜 유해화학물질을 분해하는 기능을 하는데 제조-가공 과정에서 NT가 필수적으로 적용된다. 광촉매의 효과는 1960년대 말 일본에서 발견됐으나 NT의 발전과 함께 최근에야 본격적인 상업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NT는 반도체에서도 핵심기술이다. 이조원 테라급나노소자개발 사업단장은 "10년 후에는 속도나 메모리용량에서 1,000배 이상 성능이 향상된 반도체가 필요한데 기존의 반도체 기술은 5~10년 이내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며 "그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NT밖에 없다"고 말했다. 

NT는 극미세 수준에서 제어하기 때문에 높은 기술집약도가 필요하다. 크기-소비에너지 등을 최소화하면서도 최고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경제성이 실현될 수 있다. 게다가 오염발생 방지, 효과적 오염제거 등이 가능해 환경친화성이 높은 기술이다. 생체 나노구조와 활동을 본떠 인공 구조물을 만드는 것이 NT의 요체이기 때문에 자연에 가장 근접한 기술이다. 이것이 NT의 장점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NT가 인류에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흘러나오고 있다. 우선 나노물질이 두뇌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댈러스에 있는 남감리교 대학의 연구진은 탄소합성분자인 풀러린의 독성 연구를 실시한 결과, 나노물질이 물고기의 두뇌를 손상시켰다고 밝혔다. 풀러린은 NT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남감리교 대학의 연구진은 물 속에 들어 있는 일정량의 풀러린이 두 종류의 수중생물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풀러린을 소량 첨가하자 물벼룩 상당수가 죽었다. 물고기는 풀러린에 노출되지 않았을 때보다 두뇌 손상이 17배에 달했다. 나노물질의 독성에 대한 연구결과는 또 있다. 실험용 쥐에 탄소나노튜브 용액을 주입한 결과 폐에서 탄소나노튜브들이 뭉치면서 질식사를 일으키는 독성을 띠었다는 미국 항공우주국 존슨우주센터 연구팀 등의 연구결과가 지난해 3월 미국 화학학회에서 공식발표된 바 있다. 흔히 머리카락보다 수만 배나 작은 초미세 나노물질이 사람 몸의 간, 중추신경, 심장혈관까지 파고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들은 탄소나노튜브가 10년 안에 대량 생산으로 나아갈 경우 위험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류에게 재앙 가져올 수도" 경고 이런 결과가 탄소나노튜브를 직접 호흡한 게 아니라 그 용액을 주입한 실험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섣부른 결론이라는 반론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기는 하다. 문제는 초미세 나노물질의 새로운 화학적 성질을 현대과학이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NT의 상품화가 점차 가속화하는 데 있다고 전문가들은 꼬집고 있다. 때문에 NT의 위해성에 대한 연구가 국내에서도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먼 훗날 얘기이기는 하지만 나노물질만 아니라 나노로봇 등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쥐라기공원〉의 저자인 마이클 클라이튼은 2003년 〈먹이(Prey)〉라는 소설에서 NT로 만들어진 나노로봇이 자기복제를 통해 세계를 파멸로 몰고 간다는 내용을 담아 NT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영국 왕립천문대 마틴 리스 박사도 지난해 초 나노로봇이 인류에 가져다줄 위협을 담은 〈우리 최후의 시간-한 과학자의 경고〉란 책을 냈다. NT 전문가들은 "과학자들이 이미 유전자조작식품(GMO) 등에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에 NT 개발에 신중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환경론자들은 클라이튼의 소설과 같은 재앙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성희 나노소재사업단장 "NT의 핵심은 나노소재 개발" 

"국내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존 소재의 점진적 개선과 함께 나노소재의 신기술로 도약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서상희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단장(사진)은 "나노기술의 근본이 나노소재기술"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나노 분야에서 나노메카트로닉스기술개발사업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단,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3단계(2001~2004년, 2005~2007년, 2008~2010년)로 진행되고 있다. 서 단장을 만나 나노소재기술에 대해 들어봤다. 나노소재기술이란 무엇인가? "강판을 만들 때 몰드에 쇳물을 부어 굳힌 뒤 압연한다. 즉 큰 것에서 작은 것을 만든다. 반대로 나노기술은 분자상태부터 제어한다. 나노구조물을 서로 연결해 큰 물건으로 만든다. 즉,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만든다. 연필의 경우 탄소가 판상으로 연결돼 있는데, 탄소 연결을 판상이 아닌 다른 구조로 할 경우 연필과 전혀 다른 물질이 나온다.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재료나 소자를 만드는 것이 나노소재기술이다." 나노소재의 미래는? "모든 것에 나노소재가 적용될 것이다. 즉, 정밀하게 내부구조를 조절해서 더 성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 이럴 경우 사용되는 재료의 양도 적어진다. 예컨대 과거보다 두께를 얇게 하고도 같은 강도를 낼 수 있다." 나노소재사업단의 목표는?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 맞는 사회간접자본(SOC)의 구축을 위해서는 기존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소재 개발이 필수다. 현재 사업단은 시장수요와 비교우위가 있는 80개 이상의 나노소재 원천특허와 30종 이상의 소재와 부품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동차 차체-범퍼, 촉매, 2차전지 등이 그 예다. 부품의 경우 나노기술을 적용해 좀더 컴팩트하면서도 성능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2년까지 나노소재기술 전략 분야에서 세계 5위권의 핵심원천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 목표가 가능하다고 보나? "2단계(2005~2007년)에서는 다시 검토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그때 가서야 좀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어쨌든 선택한 분야에서는 세계 수준에 도달해보자는 것이 우리 목표다. 연구비 등에서 물론 제약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하고 있는 분야에서는 세계 5위권으로 가보자고 다짐하고 있다. 최근 워크숍에서 10% 정도는 세계 수준에 올라섰다고 자체 평가를 내렸다. 이 비중을 늘리겠다." 3단계 사업이 끝나면 나노소재 분야에서 선진국 수준에 근접하나? "선진국 80%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조완제 기자 jwj@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