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현재의 속도로 계속 진행된다면 금세기 안에 지구상 주요 생물의 30%가 사라질 위기가 온다는 경고가 나왔다. 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지난 주말 발표한 기후 변화와 인간 및 동식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는 일부 동식물의 멸종뿐만 아니라 자연재해 빈발과 저개발국의 식량부족 등 현상의 심화를 경고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예상했던 대로 지난 1950년 이후 대부분의 지구 기온 상승은 대기중에 축적된 온실가스의 영향일 가능성이 최소한 90%인 것으로 분석됐다. 온실가스 축적을 최소화하지 않을 경우
폭염과 가뭄, 열대성 폭풍 등의 기상이변이 잦아지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연안지대와 섬나라 주민 등 수억명이 피해를 볼 전망이라니 충격적이다.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이 별로 없는 가난한 나라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점도 역설적이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은 미국 등 선진국이지만
가장 큰 피해를 볼 지역은 인구 증가와 도시집중 현상이 급속도로 진행중인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이라는 얘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국이면서 배출삭감 의무가 없는 중국이 의무를 수반하게 될 차기 의정서 협상 참여에 난색을 표시해왔던 종전의 입장을 바꿔 ‘포스트 교토의정서’ 협상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점이다. 중국은 2010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온실가스 배출국이 될 전망이어서 이같은 입장 변화는 고무적이다.
최악의 환경재앙은 중국과 미국, 인도 등 주요 배출국이 온실가스 삭감에 동참해야 막을 수 있지만 미국이 여전히 부정적이어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 대표들이 환경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희석시킬 것을 요구함으로써 보고서의 공식발표가 지연된데서 이를 알 수 있다. 환경재앙을 막는 것은 전 세계가 합심해 극복해야 할 과제임을 모든 나라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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