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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법칙*생존법/천연두*병란病亂

1, 독감의 역사와 극복을 위한 노력

by 바로요거 2008. 11. 9.

1, 독감의 역사와 극복을 위한 노력

 

 

 

윤석현 _ 가정의학 전문의 / Dr. 윤 가정의학과 원장

 1918년 8월에서 10월 사이에 전 세계 인구 2000만 명 이상을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던 스페인 독감을 필두로, 1957년 아시아 독감과 1968년의 홍콩독감까지 전세계적인 범 유행성 독감의 원인균이 되는 바이러스가 조류에서부터 왔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1918년 전세계를 강타했던 스페인 독감과 현재의 조류독감의 유사성이 밝혀지면서 조류독감의 세계적 대유행 가능성이 더욱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특히 최근, 2006년 11월과 12월 익산과 김제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은 더 이상 조류독감이 남의 나라 일이 아닌 우리의 현실이 되어 버렸다. 이에 역사적으로 인류를 위협했던 독감의 역사를 살펴보고 현재 인류의 대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는 조류독감에 대해 2회에 걸쳐 살펴보기로 한다.
 
 
 독감의 역사와 유래

 독감 Influenza 단어의 유래
 독감을 뜻하는 인플루엔자influenza 라는 단어는 18세기 중반 이탈리아에서 발병한 독감을 칭하는 말 ‘Influenza di freddo’(추위의 영향)에서 유래되었다. 1743년에 이르러 독감은 영국에도 알려졌고 독감의 원인을 장기(�氣) 또는 별(星)의 영향으로 이해했던 영국 의학계는 독감의 진단명을 ‘영향’이라는 뜻의 ‘Influenza’로 채택하게 되었다.
 
 
 계절성 독감 증상 최초 사례 : 1516년 독감
 독감은 계절성 독감과 범 유행성 독감으로 나뉜다. 오늘날의 ‘계절성 독감’과 비슷한 형태의 독감이 발생한 것은 16세기 초로 본다. 1516년, 전 유럽에 돌았던 전염병은 독감의 징후와 닮은 최초의 경우로 여겨진다. 이러한 독감 전염병은 1557년과 1580년에도 유럽에 널리 퍼졌다. 하지만 소규모였고 유럽전역을 휩쓰는 형태로 발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대륙 간 전파 : 1781년 독감
 18세기에는 1729년, 1732년, 1781년 그리고 1788년, 4차례의 독감 유행이 있었다. 특히 1781년 독감의 경우 영국에서 발생하여 영국 인구의 3/4 가량을 감염시킨 뒤 미국 대륙까지 퍼져 나갔다. 하지만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았다.
 
 
 전세계적인 범 유행성 독감 태동 : 1833년 독감
 독감이 국한된 장소에서의 전염병에서 전세계적인 유행성 전염병으로 변모하게 된 최초의 사례는 1833년에 발생한 독감으로 본다. 1833년에 시작된 새로운 양상의 범유행성 독감은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육로와 해로를 통해 유럽, 미국을 비롯하여 태평양의 섬까지 번져 나갔다. 하지만 사망자의 대부분이 노인과 병자에 국한되었기 때문에 대중적인 공포를 유발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치명도와 사망률이 현대의 독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1833년에 나타난 독감은 확실히 이전과는 전혀 다른 전파력을 갖고 있었다. 학계에서는 1833년 독감을 새로운 균주의 발생에 의한 독감으로 설명하고 있고, 현재 우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독감의 첫 시원이 되는 바이러스의 탄생을 1833년 독감에서 찾고 있다.
 
 
 최초의 전세계적인 범 유행성 독감 : 1888년 독감
 이 균주는 55년 뒤인 1888년 다시 나타나게 되었는데, 그 증상이 과거 어느 경우보다도 더 심각했다. 이런 이유로 원 발생지로 여기는 곳의 이름을 따서 붙은 최초의 독감이 되었다. 일명 ‘러시아 독감’이 그것이다. 하지만 1919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의 원 발생지가 스페인이 아니었던 것처럼 ‘러시아 독감’의 실질적인 원 발생지는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었다. 역사상 최초로 기록된 세계적인 유행성 독감은 1888년 9월과 10월 홍콩 옆에 자리한 중국 남부의 광동성에서 독감이 시작 되었다.
 
 중국에서 시작된 독감은 1년 뒤인 1889년 12월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까지 전파되었고 1890년 3월에는 세계 전역으로 퍼졌다. 유럽에서만 25만 명이 사망하고 전세계적으로 100만 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을 종결시킨 범유행성 독감 : 1918년 스페인 독감
 “1918년에서 1919년에 걸쳐 발생했던 유행성 독감은 자연이 인간을 어떤 식으로 끝낼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는 사건이었다.”
 
 2006년, 리처드A 포스너 교수가 편찬한 책 『대재앙』의 1편 첫머리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책은 인류에게 닥쳐올 대재앙을 막기 위한 국가와 세계의 생존전략을 과학적인 자료들을 인용하여 분석한 책인데, 저자는 1918년 스페인 독감 이야기로 책의 서두를 시작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의 마지막 해인 1918년 8월에서 10월 사이에 대발한 독감으로 사망한 인구는 20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3000만 명에서 4000만 명에 달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1차 세계대전 4년 동안 사망자 수가 1500만 명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1918년 독감은 불과 6개월 만에 그 수의 2배에 달하는 사람을 죽였다.
 
 1918년에서 1919년에 유행한 독감은 흑사병 이래 단일 질병으로는 최대의 사망자를 낳았다는 의미에서 볼 때 스페인 독감은 역학(전염병학)의 역사상 페스트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기억 되고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이 걸렸던 서반아 독감
 1918년 발생했던 스페인 독감은 비단 유럽과 미국에서만 맹위를 떨친 것은 아니었다. 한국도 독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조선총독부 통계연감에 의하면 기미독립 선언을 하기 1년 전인 1918년에 10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한국에서도 독감이 대발하여 740만 명이 감염되고 그 중 14만 명이 사망했다고 전하고 있다. 1919년 4월 미국 의학잡지 <자마(JAMA)>에서도 ‘코리아에서 확산되는 인플루엔자(PANDEMIC INFLUENZA IN KOREA)’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최초 창궐일은 9월말이며, 발원지는 시베리아였고 철길을 따라 확산됐다고 보도했다.
 
 백범 김구 선생도 1919년 상해에 있을 때 서반아 감기(스페인 독감)에 걸려 20일간 고생했다고 『백범일지』에 적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증산도 도전(道典) 11편 51장에 보면, 1919년 8월에 옥구 근처에 괴질이 크게 유행했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괴질이 조류독감이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괴질 발생 계절이 8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조류독감이 아닌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전염병일 가능성이 더 많다. 하지만 1919년 있었던 전국적인 기미독립만세운동으로 인구의 밀집현상과 이동현상이 계속되었던 만큼 잔여하고 있던 조류독감이 2차 대발했을 가능성 또한 배재할 수 없을 것 같다.
 
 
 독감 정체 규명과 극복을 위한 노력
 
 독감의 정체 규명을 위한 노력 : 독감 바이러스 배양 1936
 1936년에 이르러 학자들은 닭의 수정란 속에서 독감 바이러스를 배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독감에도 여러 가지 균주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A형 독감 바이러스의 H단백질 규명 : 1941년
 1941년에 들어서 독감 바이러스들이 특정 단백질을 가지고 있고 이 단백질이 적혈구 응집을 일으키는 특성을 주목해 헤마글루티닌(Hemagglutinin)이라고 이름지었다. 일명 H단백질이라 불리며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뒤 조류독감에 해당하는 A형 독감의 H단백질은 종류가 15가지가 있으며 H1, H2, H3, 그리고 H5가 인간에게도 치명적임이 밝혀졌다.
 
 
 미국 최초의 독감예방 백신접종 : 1944년
 1944년에 이르러 달걀 속에서 배양시킨 바이러스를 죽여서 독성을 일으킬 수 없도록 만든 백신개발에 성공을 하게 되었고 1945년에 처음으로 상업적으로 승인되었다. 1차 세계대전 후반에 발생한 1918년 스페인 독감에 의한 엄청난 피해를 경험한 미국은 2차 세계대전에서 군인들 중심으로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였다.
 
 
 실패로 돌아간 1946년 독감 백신사업
 미국에서 독감이 대규모로 유행했던 1946년은 독감백신이 사용된 첫 번째 해였다. 하지만 국민들을 대상으로 시행하였던 1946년도 독감 백신사업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1년 동안 바이러스는 변이를 일으켰고 사람들이 독감주사를 맞을 무렵에는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1947년 WHO 독감 감시체계 구축
 1918년의 독감유행을 겪고 1946년 독감 백신사업이 실패로 돌아가자 독감에 대한 감시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었고, 세계보건 기구(WHO)는 1947년부터 전세계적인 인플루엔자 감시체계를 구축하여 인플루엔자의 유행 양상을 감시하게 되었다.
 
 하지만 WHO 주관 하에 시행된 백신사업과 감시체계 도입 등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인 범 유행성 독감의 발생은 막지 못하였다.
 
 
 새롭게 찾아온 1957년 아시아 독감
 2천만 명의 사망자를 냈던 스페인 독감은 그 후 바람과 같이 사라졌다.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완전히 잊혀질 만한 상황에서 1957년 2월 중국에서 독감이 다시 시작되었다. WHO에서는 예상되는 균주를 선정하고 독감 백신사업을 시행했으나 독감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속도를 따라잡는 데는 실패했다. 독감은 6월에는 미국에까지 전염되어 미국에서만 7만 명의 사망자를 냈고 전세계 사망자 수는 100만 명으로 추정된다.
 
 특이한 점은 1918년과 1957년 일어난 독감의 공통점으로 돼지독감의 발병이 제기되었다. 사람에게 독감이 돌기 전에 돼지독감이 먼저 유행을 했다는 것이었다.
 
 
 연이은 충격, 1968년 홍콩독감
 다시 11년이 지난 1968년, 홍콩에서 독감이 시작되었고 미국에서만 3만 4천명의 사망자를 냈다. 전 세계 사망자 수는 70만 명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1968년의 백신사업은 더 절망적이었다. 백신 제조업체들은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1957년 당시 백신사업의 한계를 경험한 미국인들은 더 이상 백신을 맞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감의 11년 설 대두 : 1976년
 1347년 유럽에 대발하였던 페스트와 달리 독감은 주기성을 가지면서 반복적으로 대발 경향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대발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1957년 아시아 독감과 1968년 홍콩독감을 통해서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1888년, 1918년, 1957년, 1968년은 전세계적인 범 유행성 독감이 발병한 해이다. 대부분이 7, 8년에 몰려 있고 이러한 이유로 조류독감의 발생도 어떠한 주기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마운트시나이 의과대학 미생물학과 학과장인 에드윈 D킬번 박사는 1976년 뉴욕 타임스 기고에서 독감 바이러스가 10년 마다 대 변이를 일으켜 주기적인 대규모 유행성 독감을 일으키고 그 주기는 대략 11년 주기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후 7, 8이 들어간 해가 될 때마다 전세계 범 유행성 독감의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1976년 돼지독감 소동과 독감 백신사업 실패
 이런 상황에서 1976년 2월 4일 돼지독감에 의한 군인 사망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독감 대발의 위협을 느낀 미국의 포드 대통령은 돼지독감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10월 1일부터 접종을 시행하였다. 하지만 과거의 선례와 마찬가지로 돼지독감 백신사업은 실패로 돌아갔다. 독감백신을 맞은 날부터 사망자가 생겼던 것이다.
 
 사건은 일파만파로 번져 나갔고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게서 ‘길레언 바레 증후군’이 발생을 하였다는 의문까지 제기되면서 미국 내에서만 수많은 소송 사건이 줄을 잇게 되었다. 훗날 진범은 호텔의 냉방시설에 침입하여 건물 전체로 퍼진, 그때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세균 ‘레지오넬라’에 의한 사망으로 밝혀졌다.
 
 1918년 전염병에 대한 역작용으로 나타난 돼지독감 소동으로 알려져 있는 이 사건은 독감에 대한 보건정책의 신중함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는 하나의 사례가 되었다.
 
 
 진짜는 따로 있었다. 1977년 러시아 인플루엔자
 미국이 가짜 돼지독감 소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동안 진짜 독감은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1977년 중국과 시베리아에서 독감이 발생하였다.
 
 하지만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냉전시대에 일어났던 독감이었으므로 정치적인 이유로 독감 발생 사실이 철저히 비밀에 붙여졌다. 또한 공산주의 진영과 자본주의 진영간의 왕래가 없었던 관계로 대륙 간 전파와 같은 범유행성 독감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최근에 와서 당시의 바이러스가 스페인 독감 때와 똑같은 H1N1 조류독감임이 밝혀졌다.
 
 
 독감의 30∼40년 주기설
 

 1976년 돼지독감 소동 이후 독감의 11년 주기설뿐 아니라 30∼40년 주기설도 계속 제기되어 왔다. 그러다 1968년으로부터 약 30년 후인 1997년에 H5N1 조류독감이 발생을 하면서 조류독감은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해 2006 말 H5N1독감이 국내에서 다시 발생했다.
 
 인간에게도 감염되며 치사율 50%인 H5N1 조류독감. 그것은 대재앙의 끝인가, 아니면 시작에 불과한 것인가? 다음 호에서 알아보도록 한다.
 
 
 

 

 

 

 

 

윤석현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춘천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수료/ 충남대학 예방의학과 석사/ 전 CMI 종합검진센터 원장 / 현 Dr. 윤 가정의학과 원장
 저서 : 『인류의 역사와 문명을 바꾸는 전염병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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